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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중국

중국의 문화알리기, 한국을 배워라

입력 : 2010.04.05 17:27

2010년 3월 12일 강원도 강릉시 썬크루즈리조트의 애니메이션‘겨울연가’촬영현장에 배용준과 최지우를 직접 보기 위해 몰려든 1700여명의 일본인 관광객들. / 연합뉴스

지난달 13일, 한류스타 배용준과 최지우의 애니메이션 ‘겨울연가’ 촬영현장을 구경하러 동해안 정동진을 방문했던 일본인 관광객 28명이 갑작스런 돌풍에 부상을 당했다. 뜻밖에도 이 일본 팬들은 다치고도 즐거워했다는 후문이다. 이들은 만 여명의 신청자중에서 촬영현장을 직접 볼 수 있는 행운을 얻게 된 1700명의 팬들이다. 꺼지지 않는 한류열기와 한국 대중문화의 매력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한류’는 이제 너무 흔한 이슈가 되었지만, 문화경쟁이 날로 중요해지는 시대에 한류현상은 여전히 관찰하고 배워볼 대상이다. 문화를 말할 때, 일단 어려운 이야기부터 떠올리지만 사실 문화는 일상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배용준과 최지우를 보기 위해 이름도 낯선 정동진에 몰려든 수천 명의 일본 관광객들, 한국 문화의 유행, 한류 문화 팬덤의 형성 등을 문화현상이라 할 수 있다.


한국 대중문화는 한국 정부의 재정적, 전략적 지지에 힘입어 지난 세기 90년대 중반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한국은 문화를 통해 아시아 금융위기로부터 벗어나고 자신의 소프트파워를 강화하고자 했다. 관련 통계자료에서 이미 한류의  뛰어난 업적을 확인할 수 있다. 2008년 한국드라마, 가요 등 문화상품의 수출액은 이미 18억 달러로, 10년 전의 3배에 달한다. 한국 대중문화가 널리 확산되면서 한국으로 유학을 가는 유학생과 여행객의 숫자도 2배 이상 증가했다. 한류는 한국에 거대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주었을 뿐만 아니라 국가이미지, 나아가서는 한국인에게 민족적 자긍심까지 안겨주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성형외과에서 대만 관광객이 성형 상담을 받고 있다. /조선일보DB

중화권과 동남아 지역을 휩쓸고 있는 드라마와 가요 등 한국의 대중문화를 ‘제1 한류’라 한다면, 최근 불고 있는 의료관광 열풍을 ‘제2의 한류’라 불러도 손색없을 것이다. 한국 매체는 5년 전부터 ‘의료’와 ‘관광’을 결합시켜 소개하고 있으며, 일부 민간경제연구소도 이때부터 어떻게 하면 외국 관광객들의 지갑을 열게 만들지 연구하기 시작했다. 한국정부도 전담 기구를 설치, 의료 관광 정책을 관리하기 시작했으며, <의료법>개정을 통해 의료관광을 본격적으로 지원하기에 이른다. 그 결과 ‘의료 관광’ 패키지 상품으로 대표되는 제2의 한류는 이미 가시적인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8년 27000여명에 불과했던 ‘환자’가 2009년에는 5만 명을 넘어섰으며 2011년엔 20만 명, 경제 효과는 14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제1 한류’가 여전히 활발한 가운데 ‘제2 한류’가 본격적인 궤도에 들어선 이때, 한국은 또 ‘제3의 한류’를 계획하고 있다. ‘제3의 한류’는 즉 한식의 세계화, 막걸리와 김치 등 전통문화의 수출을 핵심으로 한다. 이명박 정부는 작년 4월 ‘한식의 세계화 추진 전략’을 발표하면서 10년 내에 한식을 ‘세계 5대 음식’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한국 전통문화의 상품화는 이미 조용히 진행 중이며, 막걸리, 한의학, 심지어는 한글도 이러한 문화 수출 품목으로 포함되고 있다.


제1한류 이건, 아니면 제2, 제3의 한류이건, 이들은 모두 개별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서로에게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 상호적인 관계로, 한국 대중문화가 길을 닦으면서 제2, 제3 한류의 선 순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한국 정부의 전략적 연구 및 타당성 판단을 바탕으로 한 거시적 정책과 직무 협조, 그리고 재정적 뒷받침이 없었으면 이 모든 결과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중국문화부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문화시장 점유율에서 일본과 한국의 문화산업 점유율은 13%, 중국 및 기타 아시아 국가는 6%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분명 5000여 년의 역사와 풍부한 문화자원을 가진 중국의 명성에 전혀 걸맞지 않은 상황이다. 왜 중국은 세계에 자신만의 매력을 보여주지 못할까? 이 부분에서 중국은 한국의 자원 발굴과 홍보 방식을 배울 필요가 있다.




*칼럼니스트 첨덕빈詹德斌: 중국 복단대학교 국제정치학 박사, 현 한국 장안대학교 강사.


조선닷컴 중문판 독자레터/ 정리=중문뉴스팀 정숙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