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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시대… 마케팅 판을 바꾸자"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시대… 마케팅 판을 바꾸자"

김소현 조선경제i 기자 hi-light@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하버드 세친구' 의기투합, 벤처기업 '쿠팡' 창업
美서 성공 '그루폰'서 착안… 문화상품 최고 80% 할인
신개념 공동구매 서비스… 美펀드서 20억원 투자받아

"트위터와 같은 새로운 정보 소통 창구가 활성화되면서 마케팅 방식도 바뀌어야 합니다.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인맥구축관리서비스)를 활용하는 소비자를 잡으면 적은 비용으로 큰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MBA)과 로스쿨 출신이 합세해 만든 온라인 소셜 커머스(Social Commerce) 쿠팡(coupang.com)이 다음 달 초 문을 연다. 소셜 커머스란 온라인에 장(場)을 만들어 수십·수백명의 소비자들이 상품을 공동으로 싸게 사고, 판매자들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는 구전효과로 홍보하는 마케팅 방식이다. 여기서 고객들은 '할인'을, 판매자는 '고객'을 얻는다.

온라인 소셜커머스 ‘쿠팡’의 설립자 김범석 대표와 윤선주 이사, 고재우 부사장(왼쪽부터)이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활짝 웃고 있다. /이명원 기자 mwlee@chosun.com
'쿠폰이 팡 터진다'는 뜻의 '쿠팡'은 매일 하나씩 지역의 외식·공연·교육·미용 등 문화 상품을 24시간 동안 50~8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고, 공동구매 형식으로 미리 정한 고객 수 이상이 모이면 거래가 이뤄진다. 소비자들은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자신들이 직접 트위터·블로그 등을 통해 상품을 추천·홍보하는 마케터 역할을 한다. 업주는 결제가 이뤄지면 그 일부를 쿠팡에 수수료로 낸다.

쿠팡은 하버드 경영대학원과 로스쿨 출신 3명이 뭉쳐 만들었다. 김범석(32) 대표와 고재우(29) 부사장은 MBA 동기로 함께 비즈니스모델을 공부하던 중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그루폰(Groupon)' 등 소셜 커머스에 착안,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5월 로스쿨과 케네디스쿨(행정대학원)을 동시에 졸업한 윤선주(33) 이사는 김 대표로부터 제안을 받고 "다채로운 문화를 소개하는 '문화 전도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선뜻 동참했다. 윤 이사는 10년 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재학시절 하버드 방문학생으로 당시 하버드대에 재학 중이던 김 대표를 만났다. 윤 이사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딸이다.

김 대표는 "진입 장벽이 낮아 누구나 시작할 수 있지만 결국 규모와 자본 싸움"이라며 "미국에서 빌 애크먼 등 유명 투자자들과 메이저 펀드 두곳으로부터 이미 20억원 이상을 투자받았다"고 말했다. 직원 수는 10명으로 NHN 개발자 등 온라인 서비스 경력을 가진 인력을 확보했다.

이들은 "젊은이들이 용기만 갖고 의기투합한 것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벤처 운영, 미디어, 컨설팅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

김 대표는 하버드대를 나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본사에서 2년간 일했고, 이미 회사를 창업해 5년간 운영한 경험이 있다. 하버드 동문 등 중상류층 대상의 고급지를 만들고 홍보를 하는 회사를 창업해 10만명의 독자를 확보했다. 이번에도 이때 신뢰를 쌓은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고 부사장은 UC 얼바인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SK케미칼에서 5년간 전략 기획을 담당했다.

윤 이사는 BCG 서울지사를 거쳐 SBS 예능PD로 4년간 일한 경험을 살려 마케팅을 맡는다. 11월부터는 영국계 로펌 링크레이터스의 홍콩지사에서 일하며 쿠팡 이사를 겸직할 예정이다.

쿠팡은 호텔 수영장 패키지, 청담동 레스토랑 등 선별된 업체의 고급 서비스로 차별화할 계획이다. 또 상품뿐 아니라 가로수길 등 문화공간을 소개하는 콘텐츠로 트렌드를 이끌어가겠다는 각오다. 서울지역에서 20~30대 직장인을 타깃으로 시작, 향후 지역과 타깃을 세분화해 확장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휴학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이 사업은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당분간 벤처를 성공시키는 데만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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