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심층체계/인사이트

과학대중화, 시민참여형으로 전환해야

과학대중화, 시민참여형으로 전환해야이해시키는 정책에서 상호 대화하는 모델로2011년 04월 27일(수)

‘과학대중화’란 일반 대중이 과학을 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이해

시키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 과학기술에 대한 대중의 지식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이해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다.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인지한 정부는 1960년대 이후 이 ‘과학대중화’ 사업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서 이 ‘과학대중화 모델’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과학기술계가 일방적으로 국민을 설득시키고 이해시키는 모델도 중요하지만, 시민

사회로부터의 의견을 모아 그것을 과학기술 활동에 반영시키는 ‘시민참여 모델’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것.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과학기술 관련 공청회나 청문회,

포럼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 과학기술계와 시민사회 간의 소통을 위한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독일 윤데 마을은 대표적 시민참여 모델

26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송위진 연구위원은 ‘과학문화정책의 전환: 과학

대중화에서 시민 참여로’란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과학기술계와 시민사회의 관계가

그동안 ‘과학 대중화 모델’에서 ‘소통 모델’로, ‘소통 모델’에서 다시 ‘시민참여 모델’로

 변화해왔다”고 말했다.

송 연구위원은 “과학기술계가 일방적으로 전문적 지식을 전달하는 ‘과학대중화

모델’에서 과학기술계와 시민사회가 상호간에 서로 소통하는 ‘소통 모델’, 과학기술

계와 시민사회가 상호작용하면서 과학기술 관련 문제 설정 및 대안 모색 과정에서

협의가 이루어지는 ‘시민참여 모델’로 바뀌고 있다”며 독일의 에너지 자립촌

 ‘윤데(Junde) 마을’ 사례를 예로 들었다. 윤데 마을은 전문가와 지역시민들의 공동

작업을 통해 바이오매스에 기반한 에너지 자립 마을을 구축했다.

기존 과학교육 프로그램, 과학축전, 전시 위주의 과학관을 ‘과학 대중화 모델’이라고

한다면, 공청회, 청문회, 포럼 등은 ‘소통 모델’이며,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기술포

사이트, 참여적 기술영향평가, 합의회의, 제3세대 과학관, 사이언스 매점(Science

Shop), 공동체 기반 연구(Community-based Research) 등은 ‘시민참여 모델’이다. 

▲ 과학(박물)관의 진화. 1~3세대 박물관 


이중 제3세대 과학관이란 기존 전시 위주의 과학관 개념과는 달리 ‘시민사회,

과학기술인 등이 함께 모여 과학기술과 관련된 문제를 토론하는 장소’를 말한다.

공동체 기반 연구란 인문사회계에서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수행하고 있는 연구

분야에 과학기술인들이 공동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송 연구위원은 “에디슨은 전구를 개발한 것이 아니라 발전기, 전구, 송전기와 같은

보완기술과 함께 과금시스템, 전기관련 법률 개선, 자본 동원, 회사 확장 등과 같은

 일도 함께 수행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계가 사회를, 사회가 과학기술계가 무시해

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것.

송 연구위원은 이어 “지금 세계는 IT, BT, NT 등 첨단기술 확산이 이루어지면서

신기술에 대한 사회적 수용문제, 신기술이 가져 올 가능성과 기술위험에 대해 과학

기술계와 시민사회 간의 깊은 대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EU 2007년에 시민참여형 거버넌스 명시

이 같은 움직임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EU(유럽연합)는 지난 2001년 ‘Science and

Society Action Plan’을 통해 ‘과학과 사회’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2006년에는

명칭을 ‘Science in Society’로 변경하고, 연구과제를 공모했다.

▲ 송위진 연구위원. 

2007년에는 과학대중화(PUS)에서 시민참여(PES)로의 전환을 명시화하고 과학기술정책과 활동에 대한 시민참여형 거버넌스를 명시했다. 과학기술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사회적 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송 연구위원은 EU에서 개발한 이해조정 프로세스 ‘ESTEEM’을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기술개발 프로젝트 책임자와 시민단체(NGO), 정책 담당자, 지역 시민사회 등과 같은 이해 관계자가 모두 참여해 의견을 교환하고, 새로운 에너지 기술의 수용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고 있다.

시민사회와 연구기관이 공동 참여하는 참여형 연구개발사업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EU는 사회적 기업, 시민사회 조직, 출연연과 대학, 협동조합 등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연구

사업(CSO-RO)을 진행 중에 있으며, 영국의 제3섹터부는 폐자원재생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들의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송 연구위원은 과학기술과 사회가 상호작용하면서 발전해나간다고 파악하고 있는

 ‘과학기술과 사회(STS)’ 이론에 근거해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는 시기에는 그 기술을

창출하고 활용하는 사회도 유동적인 상태에 있기 때문에 과학기술발전 궤적과

사회의 발전 궤적에 대한 동시적 탐색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과학기술정책에 있어서도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성장을 넘어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책이 필요하기 때문에 과학기술계와 시민사회 간의 소통을 위한

플랫폼 구축이 매우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학문화정책에 대한 제언도 있었다. 송 연구위원은 “최근 과학문화정책이 과학

대중화의 영역을 넘어 기술발전의 미래를 점검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추세로

가고 있어 ‘과학기술과 거버넌스’를 과학문화정책의 핵심 영역으로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 연구위원은 마지막으로 “과학문화정책의 방향을 한 번에 전환하기는 매우

힘들다”며 “먼저 시범사업을 시도한 후 점차적으로 정책에 있어 혁신을 도모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강봉 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1.04.27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