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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대국 호주의 비결, 백패커스 공항에서 숙소까지 원스톱 서비스

관광대국 호주의 비결, 백패커스 공항에서 숙소까지 원스톱 서비스 2011년 04월 25일(월)

남반구의 거대한 대륙 호주는 관광대국이다. 북반구의 추운 겨울철이면 남쪽의 따뜻한 나라 호주를 찾아 전 세계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호주의 최상단에 위치한 다윈과 같은 지역은 사시사철 뜨거운 날씨로 계절에 관계없이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호주는 목축업과 관광업으로 경제가 유지되는 국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관광산업이 발전한 나라이다. 호주 통계청에 따르면 2008~2009년 관광산업은 전체 GDP의 2.6%, 전체 고용의 4.5%, 전체 수출의 8.3%를 차지했다.

관광대국 호주, 백패커스의 천국

호주가 이처럼 관광대국이 된 배경은 무엇일까. 단순히 천혜의 자연과 남반구라는 지리적 이점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관광은 크게 여행사를 통한 상품관광과 배낭여행을 통한 자유여행으로 나눌 수 있다. 20대 젊은 층의 경우 방학기간을 이용해 보통 자유배낭여행을 떠난다. 배낭여행이란 말 그대로 배낭하나 짊어지고 자유롭게 여행하는 관광을 말한다.

이 배낭을 영어로 말하면 백팩(Backpack)정도쯤 된다. 배낭여행자는 백팩에 명사형을 붙여 백패커스(Backpackers)로 말할 수 있다. 백패커스라고 한다면 말 그대로 배낭 메고 자유롭게 여행하는 사람이란 뜻이다. 여행에서 백패커스는 여행자라는 의미 이외에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바로 숙소라는 의미이다.

▲ 도미터리는 보통 4명 정도가 한 방에서 묶는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저렴한 숙소인 유스호스텔과 비슷한 개념이지만 유스호스텔은 국가에서 지정, 운영하는 반면 백패커스는 대개 민간이 운영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유스호스텔은 백패커스보다 수는 적지만 조금 더 깔끔하고 격식을 띤 스타일이다. 일반적으로 여성 배낭 여행자들은 유스호스텔이, 남성여행자들은 백패커스 이용이 적합하다고들 한다.

배낭여행을 떠나 본 사람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여행에서 숙박비와 교통비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한 푼이라도 더 아끼며 조금이라도 더 관광하고 싶은 것이 배낭여행자들의 공통된 소망이기 때문이다.

공항에서 숙소까지 원스탑 서비스

호주는 바로 이 백패커스 여행의 천국이다. 호주 시드니 국제공항에 도착했다고 가정해보자. 입국수속을 마치고 게이트를 통과하고 나오면 공항 출입구 근처에 일련의 부스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바로 백패커스의 주소와 전화번호가 기입돼 있는 광고부스이다. 각각의 광고물에는 숙박비용과 위치, 혜택 등이 자세히 설명돼 있다. 광고뿐만 아니라 백패커스에서 나온 직원들이 현장에서 일일이 설명한다. 본인의 경제사정과 여행일정을 고려해 최적의 숙소를 선택할 수 있다. 현장에 나온 백패커스 직원들은 대개 밴을 끌고 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공항에서 백패커스까지 무료로 이동할 수 있다.

보통의 경우 시내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버스나 기차 등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교통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바로 숙소 문 앞까지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백패커스는 숙박 형태에 따라 요금에 차이가 있다. 보통 4명~8명이 한 방에서 묶는 도미터리(dormitory)가 가장 저렴하며 4인실이나 2인실 등은 가격이 조금 더 비싸다. 저렴한 도미토리를 찾는다면 하루 숙박에 4~6만 원 정도면 이용할 수 있다.

▲ 백패커스 내 공용주방에서 식사하는 여행자들 

백패커스에는 공용주방이 있기 때문에 각자 요리해서 먹을 수 있다. 한국에서 라면을 가지고 갔다면 라면을 끊여 먹을 수도 있고 현지 마켓에서 간단한 장을 봤다면 공용주방에서 요리해 먹을 수 있다.

공용주방을 이용해보면 전 세계 각지에서 온 배낭여행자들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 이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여행정보도 교환하며 뜻이 맞으면 함께 여행하기도 한다. 물론 공용시설이기 때문에 식사 뒤 설거지는 본인의 몫이다. 여행까지 와서 요리해 먹고 설거지까지 하는 것이 다소 귀찮을 수도 있지만 타향에서 해먹는 한 두 끼 식사는 의외로 쏠쏠한 맛이 있다.

백패커스에는 PC방이 있어 일정 요금만 지불하면 PC를 사용할 수 있다. 대개 그날 관광에서 찍은 사진을 PC에 연결해 보곤 한다. DVD 시설도 갖추고 있어 DVD도 볼 수 있다. DVD를 빌려 보는 것은 보통 별도의 요금은 부과하지 않는다. 여권 등을 맡겨 본 뒤 반환할 때 다시 돌려받는 식이다.

이런 기타 편의 시설 이외에 백패커스에는 여행사에서 나온 관광가이드가 상주해 있다. 가이드가 있는 곳도 있고 카운터에서 겸하는 곳도 있다. 관광대국인만큼 각종 여행에 관한 안내책자와 상품이 즐비하다. 관광가이드는 이들 상품과 안내책자에 대한 설명과 예약 등을 대행한다. 호주 시내에도 여행업체는 많지만 이들을 찾아다니는 번거로움과 시간을 숙소에서 해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멜번의 한 백패커스에 묶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멜번 인근의 그레이트 오션 로드를 관광한 뒤 애들레이드로 이동하고 싶다면 이에 맞는 여행상품을 상의하면 된다. 2박 3일 상품을 선택했다고 하면 2박 3일에는 숙박과 교통, 식사가 포함된다.

출발 당일날 아침 여행 밴이 예약자가 묶고 있는 백패커스에 예약자를 픽업하러 온다. 당일 아침 해야 할 일은 약속시간에 1층 로비에서 여행 밴을 기다리는 것이다. 이런 상품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모두 다 배낭여행자들이다. 2박 3일 동안 전 세계에서 온 여행자들과 함께 여행하며 추억을 쌓을 수 있다.

중고차-저가 항공기 등 교통편의 극대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한다면 여행상품 대신 중고차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호주는 중고차 시장이 활성화돼 있어 한 도시에서 산 중고차를 다른 도시에서도 쉽게 팔 수 있는 구조를 띠고 있다. 시드니에서 브리즈번으로 여행한다고 가정할 때 시드니에서 중고차를 산 뒤 브리즈번에 도착해서 팔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다소 거리가 먼 지역을 이동한다면 저가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저가 비행기의 특징은 빨리 비행기 표를 구입할 수록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이다. 미리 한국에서 여행 일정에 맞춰 인터넷으로 저가 비행기를 예약하거나 호주 현지에서 이용 날짜에 앞서 구입한다면 매우 싼 가격으로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

여행에서 숙박비와 교통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할 때 호주만큼 이 둘 모두가 편리한 나라도 드물다. 바로 인근에 위치한 뉴질랜드의 경우 호주와 같은 오세아니아주 관광권이라는 점에서 모든 관광 시스템이 호주와 동일하다. 이런 이유로 호주와 뉴질랜드 모두에서 운영하는 백패커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먹고 자는 숙박에서부터 이동 교통편의까지 배낭여행자의 눈높이에 맞춘 호주의 관광인프라는 오늘날 관광대국 호주를 견인하는 강력한 동력이 되고 있다.

이성규 객원기자 | henry95@daum.net

저작권자 2011.04.25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