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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① 봄의 길목에서 군산을 다시 찾은 이유

군산① 봄의 길목에서 군산을 다시 찾은 이유

연합뉴스 | 이창호 | 입력 2011.04.04 09:38

춘삼월이 코앞이건만, 계절의 여왕이라는 봄은 더디게 오는 듯했다. 봄소식을 기다리다 지칠 무렵, 비로소 따스하고 포근한 기운이 대지를 감쌌다.

그리고 봄볕에 잔설을 털어내는 나뭇가지처럼, 심신도 온기와 설렘으로 충만해졌다. 바로 그때 길을 나섰다. 언젠가 머물렀던 군산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SCENE 1, 고군산군도의 푸른 바다를 바라보다

하늘이 유난히 높고 뭉게구름이 예쁘게 떠 있던 날, 한달음에 자동차를 몰아 군산에 닿았다. 답답한 가슴을 뚫어줄 망망하고 푸른 바다가 보고 싶었다.

시내를 지나 새만금 방조제에 이르니 길도, 바다도 한없이 뻗어 있었다. 차창을 열자 상쾌하고 청량한 바닷바람이 밀려 들어왔다.

군산 앞바다에 무리 지어 있는 고군산군도의 풍광은 아름다웠다. 바다 위에 봉긋봉긋 솟은 섬들은 겨울잠에서 깨어나 봄맞이 채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 스산하지 않고, 인파로 북적거리지도 않는 풍경에는 정취가 배어 있었다. 군산의 바다와 섬은 예전과 다름없이 그윽했다.

# SCENE 2, 어스름 속에서 평화로이 구불길을 거닐다

신발이 흙에 닿을 때마다 나는 사박사박 소리가 나포 십자들녘의 정적을 깨웠다. 겨우내 금강 하구의 석양빛을 배경으로 화려한 군무를 뽐냈던 철새는 이미 북쪽으로 날아간 듯했다.

가창오리 수십만 마리가 일제히 떠올라 허공을 뒤덮는 장관을 기대했지만, 불운하게도 멀리 떠나간 뒤였다.

그래도 실망스럽지는 않았다. 해 저물 녘 강변 시골길은 고요하고 평온했다. 문명이 빚어내는 소음이 들리지 않아 걸으면서도 명상에 잠길 수 있었다.

온전히 자신과 자연에 집중하는 시간이 참 오랜만이라고 느껴졌다. 한 시간 남짓의 구불길 산책은 마음에 여유와 안식을 선물했다.

# SCENE 3, 물에 둘러싸인 도시의 다양한 모습을 만나다

여행은 원경과 근경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우선 군산에서 아래를 굽어보기 가장 좋다는 월명공원 전망대에 올랐다. 군산저수지와 시가지, 보리밭과 금강, 산업단지의 공장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리고 군산 사람들의 생활상을 들여다보기 위해 해망동 수산물종합센터에 들렀다. 조업을 마친 어선 위를 날아다니는 갈매기 떼와 신선하고 풍부한 해산물이 항도임을 일러주었다.

군산은 높은 산이 없는 대신 유난히 물이 많다. 금강, 만경강이 서해 바다로 흘러드는 곳에 위치한데다 저수지도 산재해 있다.

물이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유원지나 등산로가 조성돼 있어서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도심과 가까운 군산저수지와 은파관광지, 옥산저수지에서는 수목이 내뿜는 공기를 들이마실 수 있다.

하지만 '군산'이라는 도시는 항구, 즉 바다와 면해 있다는 인상이 강하다. 충청남도 서천이 내다보이는 내항에는 대형 선박들이 정박해 있고, 새만금 방조제의 기점인 비응항에는 횟집과 등대가 있다.

사진/김주형 기자(kjhpress@yna.co.kr)ㆍ글/박상현 기자(psh59@yna.co.kr)

(대한민국 여행정보의 중심 연합이매진, Yonhap Imazine)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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