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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족과 유대인의 이동이 인류문명과 역사 바꿨다

훈족과 유대인의 이동이 인류문명과 역사 바꿨다
역사를 뒤흔든 대이동 7가지 / 베이징대륙교문화미디어 기획 및 엮음 / 양성희 옮김
기사입력 2010.12.03 14:44:57 | 최종수정 2010.12.03 20:08:42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아시아인들은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서양인들이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테러리스트`로 꼽는 인물은 아마도 아틸라(Attila)일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훈족을 이끌고 동유럽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순식간에 유럽의 모든 고대 문명을 파괴한 인물이자, 지금까지도 유럽인들이 두려움을 느끼는 영원한 공포의 대상이다.

1000년 이상 계속된 역사학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틸라와 훈족의 뿌리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훈족을 흉노족으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 이론을 뒷받침할 확실한 근거가 없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다만 우리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건, 4세기 어느 순간 갑자기 등장한 그와 그의 민족이 여전히 유럽 문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360년께 훈족이 돈강을 건너 침입해오자, 당시 그 지역에 살고 있던 알란족은 감히 맞설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도망치기 바빴다. 손쉽게 알란족을 정복한 훈족은 이웃의 동고트족(게르만 민족의 한 분파)을 위협했다. 당시 동고트족은 광대한 영토를 차지하고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지만 훈족과 싸움에서 패배하고 왕 에르마나리크가 자살한 뒤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자신들보다 훨씬 강한 군사력을 자랑하던 동고트족이 무너지는 모습을 본 서고트족은 훈족을 피해 도망치기 시작했다. `훈족의 대이동`이 로마 제국을 멸망시킨 `게르만족의 대이동`을 촉발한 순간이었다.

`역사를 바꾼 것`이라고 하면 흔히 거대한 전쟁과 획기적인 발명 등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훈족, 게르만족, 유대인 등 부족들의 대이동 역시 인류 문명과 역사를 바꾼 `사건`이다. 예를 들어 게르만족의 대이동은 중세 국가가 탄생하고 기독교가 유럽 전역으로 전파되는 계기가 됐다.

`역사를 뒤흔든 대이동 7가지`(현암사 펴냄)는 `대이동`을 키워드로 인류 문명의 흥망을 서술한 책이다. 중국 문화 콘텐츠 업체인 베이징대륙교문화미디어가 제작해 중국 내 100여 개 채널, 전 세계 14개국 110여 개 매체를 통해 방영됐던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옮겨냈다.

7가지 대표적인 `대이동`을 통해 역사를 살펴보는 것은 문명의 발전과 인류의 생존을 이해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쉽고 재미있게 인류의 역사를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정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