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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空'과 아라비아 숫자 '0'의 관계는?

불교의 '空'과 아라비아 숫자 '0'의 관계는?

  • 입력 : 2010.11.26 22:05
돈키호테 철학
김정일 지음|이담북스|212쪽|1만2000원

'중국의 맹자 덕분에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다?'

얼핏 황당하게 들리는 이야기지만 '나비효과'처럼 만물(萬物)이 서로 연관돼 있다는 관점에서 생각하면 달라진다. 맹자가 뽕나무 재배와 양잠(養蠶)을 권장했고, 중국의 비단은 실크로드를 거쳐 서방과 연결됐다. 이 실크로드를 통해 후추 등 동방의 향신료가 유럽으로 건너갔고, 15세기 콜럼버스는 후추를 구하기 위해 인도로 가는 지름길을 찾으려다 신대륙을 발견했다는 논리다. 동국대에서 동서비교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철학자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다르게 보고, 다르게 생각하기'를 시도한다.

동서양의 신화 이야기에서 시작한 책은 장자(莊子)의 우주관과 우주탐사, 과학과 불교까지 철학의 울타리를 넘나든다. 그러면서 '불교의 공(空)·윤회(輪廻)사상과 아라비아 숫자 영(0)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등의 질문을 던지며 입체적 사고를 권한다. 저자는 "현실을 떠난 철학은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며 "돈키호테의 사고방식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있듯이 철학도 일반적 개념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꽃을 피운다"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