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로컬 /중국

[최용민의 중국은 지금] 중국 공휴일의 비밀

[최용민의 중국은 지금] 중국 공휴일의 비밀
기사입력 2010.09.10 08:53:51 | 최종수정 2010.09.10 09:05:50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흔히 2010년을 사는 한국의 직장인에게는 낙이 없다고 말한다. 적지 않은 공휴일이 토요일이나 일요일과 겹쳐 있다. 실질적으로 쉬는 날이 사상 최소라는 말까지 나온다. 올해 하반기에는 추석을 제외하고는 쉬는 날이 없다. 성탄절 마저도 토요일에 자리 잡아 연말을 맞아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광고 문구는 공허한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근로자들은 도대체 언제까지 공휴일 따로 쉬는 날 따로 인지를 두고 불만이 많을 것이다. 그럼 중국의 공휴일은 어떠할까.

중국 근로자들은 전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공휴일 제도를 갖고 있다고 말하면 과장일까. 일단, 절대로 공휴일과 주말이 겹치지 않는다. 중국의 국무원(총리실 해당)에서 매년 하반기에 다음해 공휴일을 발표하는데 되도록 공휴일과 주말이 겹치지 않게 한다. 쉬는 날을 조정하여 주중에 쉬도록 한다. 더욱이 이들 법정휴일은 휴무기간이 모두 3일씩이다. 한발 더 나아가 2008년부터 3일씩 쉬는 휴일이 3개나 더 생겨났다. 글로벌 경쟁시대에 갑자기 휴일이 늘면 기업들은 원가가 높아진다고 아우성일텐데 조용하다.

사정인즉 이렇다. 2008년 이전에 중국에서 쉬는 공휴일은 춘절(설날), 노동절, 국경절(건국기념일) 등 3개에 불과하여 세계에서 가장 단순한 공휴일 제도를 갖고 있었다. 그러다가 청명절, 단오절, 중추절이 새로 공휴일에 추가되었다. 중국 정부의 공식발표에 의하면 2010년의 경우 청명절은 4월 3일부터 5일까지, 단오절은 6월 14일부터 16일까지, 중추절은 9월 22일부터 24일까지 등이다. 외형적으로 한번에 3일 쉬는 공휴일이 같은 해에 3개가 생긴 것이다. 직장인 입장에선 꿈 같은 이야기다. 그러나 그 내용을 알고 나면 실망하기 쉽다. 청명절에 3일간 쉰다고 발표했지만 3일과 4일은 원래 주말로 당연히 쉬는 날이다. 실제로는 5일 하루만 쉬는 셈이다. 단오절과 중추절은 주중에 3일간 쉬는 것은 맞지만 역시 함정(?)이 있다. 단오절에는 주중에 3일간 쉬는 대신에 6월 12일과 13일인 주말에 출근해야 하고, 중추절도 같은 맥락에서 9월 19일과 25일에 근무를 해야 한다.

그럼, 전체적으로 공휴일이 3일 늘었다는 것은 맞는 것인가. 실망스런 대답이 돌아온다. 노동절 공휴일을 당초 5일에서 3일로 줄이고 단오, 청명, 중추절을 공휴일 목록에 추가했다. 대체 휴일을 빼면 이들 공휴일이 하루씩만 쉬는 셈이어서 실제로 중국의 전체 공휴일은 1일만 늘어난 것이다.

공휴일하면 모두 3일씩 연달아 쉬는 제도는 중국의 특수성에 기인한다. 중국의 면적이 남한의 98배인데 고향을 가려면 최소 3일은 있어야 하다는 논리다. 더불어 3일씩 쉬어 많은 소비를 하라는 배려 아닌 배려도 스며들어 있다. 또한 경제수준이 높아지면서 덩달아 높아지는 국민들의 문화욕구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휴일의 증가는 또한 근로자들의 임금상승도 야기한다. 중국 노동법에 따르면 일반 공휴일에 근무하면 가산임금 100%를 포함하여 총 200%를 지급하면 되지만 법정공휴일에 근무하면 가산임금이 200%로 뛰어 올라 총 300%를 지급해야 한다. 복잡해지는 중국의 휴일제도는 이제 복잡해지는 중국의 시장구조를 대변하는 느낌이다.

[최용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choi@kita.net)]

■He is…

`중국은 지금`과 `중국비즈니스 체크포인트` 저자, 한국무역협회 북경지부 근무, 중국대외경제역무역대학 연수, 경영학 박사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