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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응용, 테크놀로지아트를 만들다 예술과 빛 아트 ‘문화융합’

빛의 응용, 테크놀로지아트를 만들다 예술과 빛 아트 ‘문화융합’ 2010년 08월 02일(월)

과학기술을 예술에 접목하고자 하는 노력은 언제부터일까. 최근 IT기술을 응용한 예술작품들이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으면서, 빛 아트의 새로운 영역이 만들어지고 있다. 단순히 보고 감상하는 차원을 넘어, 대중과 호흡하는 문화융합의 장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빛 아트에 대한 새로운 작품세계는 이미 1960년대 말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미니멀아트로 불리면서 새로운 문화영역을 만들던 추상작가들은 예술작품에 빛의 효과를 살리려는 노력을 계속해왔다. 단순히 예술성만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빛과 공간의 연결이란 관념성과 과학성을 모두 갖춘 독특한 조형세계를 만들어 나갔던 것이다. 뉴욕에서 시작돼 로스앤젤레스에 이르기까지 빛을 이용한 설치미술의 발전은 로버트 어윈(Robert Irwin)과 제임스 튜렐(James Turrell), 마이클 애셔(Michael Asher) 등에 의해 확대됐다.

빛의 파동과 지각능력

▲ 빛을 이용한 예술작품 
빛과 예술작품의 접목은 인간의 눈과 연관이 있다. 즉 인지능력을 가르키는 것으로, 지각능력 중에 시각으로 받아들이는 정보는 외부정보 전체의 70% 정도로 알려져 있다. 또한 눈은 모든 빛을 인지하는 것이 아니라 보통 380nm에서 780nm에 이르는 가시광선만을 지각한다고 한다. 380nm보다 짧은 파장의 영역을 자외선, X선, Y선이라 부르며, 780nm보다 긴 파장의 영역을 적외선, 전파로 분류하는데 문화예술에 사용되는 빛의 대부분이 가시광선을 응용하는 경우가 많다.

빛의 접목은 IT기술의 발달로 인해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빛, 즉 가시광선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과학기술을 통한 예술작품과 빛의 만남은 또 다른 체험을 가능하게 하고 있으며, 더욱이 미디어의 활용과 컴퓨터라는 기술 매개체의 발전은 단순한 예술작품들을 환상과 몽환적인 작품들로 바뀌게 하고 있다.

전시관에 국한됐던 작품들이 대중과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게 된 것도 빛이라는 또 다른 매개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는 창작자에게는 새로운 표현의 가능성을 만들어주고 대중들에게는 미술작품과 미디어의 융합, 건축공학과 빛에 의한 조명예술, 음악과 빛의 만남이란 색다른 체험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IT의 미술작품 ‘미디어아트’

▲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홀로그램작품 
과학기술의 발전은 기존에 보여주는 평면적 미술에서 작가와 관객의 소통이 어우러지는 문화융합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발전했다. 인터넷이나 웹, 텔레비전, 비디오, 컴퓨터 등이 이를 가능하게 했으며, 회화적 의미의 미술적 한계를 극복하는 계기를 만들게 됐다. 이는 도시인들이 감성을 자극하는 크리에이티브한 창작물을 원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작가 스스로도 새로움에 대한 창의적 발상이 미디어와 IT기술을 활용하게 만든 것이다.

미디어 아티스트들은 과학과 공학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체험을 중시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사람의 눈을 자극해 차별화된 작품세계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미디어 작품들은 현대 과학시대를 대변하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고 있으며, 드러나지 않았던 작품의 깊은 내면의 세계까지 표현하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디어를 활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미술작품의 대중적인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예술적 배타성에서 벗어나 가장 짧은 시간 내에 많은 관람자의 관심도를 이끌어낼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미디어기술과 빛을 이용해 예술적 창조성을 높일 수 있는 작가들의 활동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키네틱, 라이트, 일렉트로닉스, 컴퓨터, 레이저, 홀로그래피, 사이버네틱스 등 다양한 과학기술을 통해 문화융합의 폭을 넓히고 있다.

건축물에도 빛 문화가 있다

빛의 예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조형예술을 통한 도시 갤러리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최근 도심에서 이뤄지고 있는 빛의 예술작품들은, 라이트광선의 물리적 기능인 광원(光源) 자체의 효과를 이용, 시민들에게 새로운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빛을 내는 도구나 정형화된 벽면을 활용해 빛의 반사를 이루는 도시갤러리 예술은, 회색도시를 탈피하고자 하는 세계적인 추세이며 또한 ‘미디어 파사드(Facade)’란 영역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미디어 파사드는 정적인 건물 외관에 생동감과 비주얼적 퍼포먼스를 부여하는 것이다.예전에는 건물 외벽에 LED를 부착하여 영상을 구현하던 단순한 형태였으나 최근에는 더욱 진일보해 건축물과 조형물을 마치 스크린처럼 사용, 다양한 영상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세계적 미디어 파사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서울스퀘어의 경우, 한쪽 벽면에 LED 전구 4만2천개를 설치, 다양한 영상을 통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저녁이 되면 미디어 아티스트 줄리언 오피의 작품 등 여러 분야의 예술작품들이 빛으로 표현되면서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건축공학에 문화예술이 융합된 새로운 형태로, 건물의 입면에 건축물의 의미뿐만 아니라 현대 도시가 추구하는 소통이란 새로운 디자인을 접목한 것이다.

전달의 차이, 음악을 빛으로 해석

▲ 음악을 빛으로 해석 
블랙홀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에 근거를 둔 것으로, 물질이 극단적인 수축을 일으키면 그 안의 중력은 무한대가 돼서 빛, 에너지, 물질, 입자의 어느 것도 탈출하지 못하게 된다. 바로 블랙홀의 원리와 같이 음악이 빛으로 표현되는 순간, 관객은 청각에 의존하던 음악세계를 시각적 감성으로 바라보게 되고, 이는 블랙홀에 빠지듯이 관중은 음악세계에 도취돼 버리게 된다.

이것이 바로 음악이 빛의 화려함을 이용하는 이유이며, 과학기술이 가져온 또 하나의 작품세계가 되고 있다. 주로 음악 무대공연에 자주 등장하는 레이저가 대표적인 경우로, 강력한 응집성 및 직진성을 이용 다양한 표현을 추구하게 되면서 테크놀로지아트의 한 분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레이저는 가느다란 광선의 직진 또는 난무가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분위기가 특징이며, 무대에 홀로그래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전달의 차이는 빛과 음악에서 나오는 파동의 차이를 이용하는 것이다. 빛과 음악은 둘 다 파동성을 지니고 있지만 음파는 파동이기 때문에 에너지를 전달해줄 힘, 즉 공연자의 목소리에 의해 관객에게 다가가게 된다. 하지만 빛은 파동의 성질을 지닌 입자로 우주의 진공상태에서도 그 형태를 전달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 음악에서 빛을 이용하는 것은 그만큼 관객들의 집중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 온다. 즉, 빛과 음악의 융합은 대중과의 소통을 추구하는 또 하나의 테크놀로지아트로 최근 자주 이용되고 있다.

유정호 객원기자 | youp321@naver.com

저작권자 2010.08.02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