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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형은 왜 180도일까? 보고 만지고 느끼는 신기한 수학의 세계

삼각형은 왜 180도일까? 보고 만지고 느끼는 신기한 수학의 세계 2010년 07월 15일(목)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6개월 만에 인상하면서 대출자와 예금자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9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올려 연2.25%로 결정했다. 수치상으로 0.25%p가 오른 것인데 대출자와 예금자들은 왜 서로 다른 표정을 짓는 것일까?

A라는 대출자와 B라는 예금자가 각각 은행에서 1억 원을 대출받고 예금했다고 가정하자. 기준금리가 오르기 전 A는 은행에 2%의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즉 연 200만원을 이자로 내야 하는 것이다.

반면 B라는 예금자는 2%의 이자를 지급 받으므로 연 200만원 이자소득이 발생한다. 그런데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면서 A는 25만원의 이자를 더 지불해야 하고, B는 25만원의 이자를 더 받게 되는 셈이다.

때문에 대출자와 예금자는 어떤 금리상품으로 갈아탈지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고, 아직 대출이나 예금을 하지 않은 일반인들은 언제 대출 또는 예금을 해야 할 지 그 시기에 촉각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 원리 설명에 귀를 쫑긋 기울이는 초등학생  ⓒhenry95

이처럼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행동을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런 경제적 활동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본 원리는 바로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이라는 사칙연산이다. 단순히 내가 내야 할 이자와 내가 받을 수 있는 이자를 계산해 봄으로써 경제주체들은 합리적 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있다.

사칙연산, 산수라고도 하고 수학이라고 말하는 수의 세계는 우리가 알게 모르게 일상생활에서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하나의 기본 도구이다. 위의 경우처럼 단순한 연산을 통해 우리는 좀 더 합리적 삶을 추구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처럼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수학이 ‘어려운 학문’, ‘시험보기 힘든 과목’, ‘수학 못하면 좋은 대학에 가기 힘들다’와 같은 오명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수학은 전혀 어려운 학문도 아니며 이해하기 난해한 과목도 아니다. 이는 수학에 대한 잘못된 편견에서 비롯된 무지의 소치일 뿐이다.

수학교구 통해 수학원리 쉽게 체험

삼각형 내각의 합은 왜 180°일까? 이를 수학적으로 증명하려면 조금 복잡할 수 있고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런데 아래 그림을 살펴보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쉽게 알 수 있다.

ⓒhenry95
▲ 삼각형을 재구성해보면 노랑, 파랑, 빨강부분의 합이 180도이다.  ⓒhenry95

노랑색, 파랑색, 빨강색으로 잘라진 삼각형의 내부를 다시 구성해보면 일직선이 됨을 알 수 있다. 일직선은 180°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럼 사각형 내각의 합은 왜 360°일까? 역시 사각형을 구성하는 빨강, 초록, 노랑, 파랑색 부분을 아래 그림과 같이 재구성해보면 4개 부분의 합은 하나의 원 모양을 구성함을 알 수 있다. 원은 360°라는 사실도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henry95
▲ 사각형을 재구성해보면 빨강, 초록, 노랑, 파랑의 합이 360도이다  ⓒhenry95

이처럼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교구를 이용하면 딱딱하고 어려울 것 같은 수학도 재미있고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과목으로 다가온다

이런 가운데 최근 창원대는 초등학생, 학부모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 교구를 통해 보고 만지고 느끼면서 수학의 원리를 쉽게 체험할 수 있는 ‘2010 창원대학교 수학체험전’을 열었다.

1과 자기 자신 이외에는 약수가 없는 수를 소수라고 하는데, 1부터 60까지의 수 가운데 소수는 과연 몇 개나 될까? 이를 위해 ‘에라토스테네스의 체’라는 도구를 이용해보자.

▲ 에라토스테네스의 체를 이용, 소수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henry95

원리는 간단하다. 먼저 2의 배수부터 체를 통해 걸러낸다. 이후 3의 배수, 4의 배수, 5의 배수 등 순서대로 걸러낸 뒤 마지막에 남는 수들이 바로 소수인 것이다.

엄마와 함께 수학체험전에 놀러 온 초등학생들은 다양한 수학교구에 신기해하면서도 조교들이 원리를 설명할 때에는 귀를 쫑긋했다.

아이들은 테셀레이션부채 만들기, 시에르핀스키 삼각형, 세팍타크로 공 만들기, 뫼비우스 모자 등 다양한 체험놀이를 통해 수학적 사고에 한 발짝 다가섰다.

▲ 수학교구가 마냥 신기한 초등학생들  ⓒhenry95

지난 2004년, 2007년에 이어 세 번째로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개최된 창원대학교 수학체험전은 평균 2만여 명의 주민들이 다녀갈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과학특강 통해 대중의 과학 참여 고취

체험전과 함께 명사들의 과학특강도 함께 진행되면서 대중들의 과학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 역시 한층 고취됐다.

12일 ‘우주과학이야기’ 초청강사로 나선 한국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우주인 훈련이 너무 힘들어 간단한 덧셈과 뺄셈을 틀린 경우도 있었는데, 내가 실수한 것을 놓고 다른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은 덧셈도 제대로 못한다고 생각했다”며 “스스로 대표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각각 ‘그림 속에 숨어 있는 수학이야기(7.8)’, ‘수학과 철학이야기(7.9)’, ‘수학의 응용과 경제학(7.10)’, ‘수학적사고와 영어(7.11)’, ‘우주과학 이야기(7.12)’ 등 다양한 주제와 수학을 매개로 한 과학특강이 진행됐다.

수학, 인문과학에서부터 첨단과학까지 응용

사실 수학은 예술, 철학 등 인문 분야뿐만 아니라 최첨단 과학에까지 응용되는 기초학문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로 유명한 철학자 데카르트는 물리적, 수학적 방법을 통한 방법적 회의를 추구했으며, 형이상학적 사색에 몰두한 근대 해석 기하학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현대인 생활의 일부가 된 인터넷을 비롯한 다양한 컴퓨터 프로그램은 모두 0 또는 1이라는 단 2개의 숫자로 구성된다. 나로호를 비롯한 인공위성을 우주에 쏘기 위해서는 정확한 수학계산이 필수적이다. 인간게놈프로젝트를 통해 밝혀진 인간의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은 평균과 표준편차, 정규분포 곡선 등을 활용한 통계학이 이용된다.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금리인상에서부터 첨단과학기술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수학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셈이다.

우경수 창원대 수학체험전 운영위원장은 “초등학교 학생, 교사, 지역주민들이 기초과학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갖고, 직접 보고 만지며 아이들이 수학 원리를 체득하기를 희망한다”며 “수학은 결코 어려운 학문이 아니라 재미있고 즐거운 학문”이라고 덧붙였다.

창원=이성규 객원기자 | henry95@daum.net

저작권자 2010.07.15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