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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 /게임, 스마트 모빌리티, AR VR

애플, 게임시장 정조준하다

애플, 게임시장 정조준하다

아이폰, 게임시장 잠식할 트로이목마 역할

 

아이폰보다 반응 속도가 빠르고 화면도 훨씬 커졌다"

2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그로브몰의 애플스토어에서 아이패드로 게임을 체험해본 마이크 힉스 군은 아이패드의 성능에 대단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평소 아이폰으로 게임을 즐긴다는 힉스 군은 다가올 아이폰 OS 4.0 업그레이드를 학수고대하며 아이패드로나마 아쉬움을 달랜다고 했다.

애플은 막강한 앱스토어와 쾌적한 사용자환경(UI)을 앞세워 게임시장을 야금야금 잠식해온 데 이어 이번에는 OS 업그레이드를 통해 게임계에 정면으로 선전포고를 했다.

업계는 휴대전화와 미디어플레이어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둔 애플이 아이패드와 OS 4.0을 통해 미디어 및 광고 시장, 게임 시장까지 장악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아이폰은 애플의 `트로이 목마` = 아이폰은 애플이 게임시장으로 보낸 트로이 목마 역할을 했다.

일부 게임계가 아이폰을 잠재적 경쟁자로 경계하긴 했지만, 대부분은 애초에 스마트폰인 아이폰이 이처럼 큰 가능성을 가진 기기인 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아이폰은 이미 휴대용게임기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플러리(Flurry)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아이폰 게임 매출은 5억달러 상당으로, 전년 1억5천만달러에 비해 3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 같은 수치는 전체 미국 게임 시장의 5%에 달하는 수준으로, 전년 1%대에 머물렀던 데 비해 대폭 증가한 것이다.

휴대용게임 시장 내 점유율로 따질 경우 아이폰 게임은 2008년 5%에서 지난해 19%까지 성장해 1년 만에 소니를 제치고 시장 2위를 차지했다.

반면 닌텐도DS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의 점유율도 상당폭 떨어졌다.

닌텐도DS는 2008년 75%에서 지난해 70%로, 같은 기간 PSP는 20%에서 11%로 점유율이 낮아졌다.

아이폰의 활약에 힘입어 아이패드도 시장 진입 채비를 마쳤다.

아이패드는 이미 발매 첫날 30만대가 팔리는 등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으며, 모바일게임업체도 아이패드 전용 게임 경쟁에 돌입했다.

아이패드의 한층 빠른 반응속도와 대형 화면 등은 게임업계에 만만찮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플러리는 "아이패드는 대형 스크린과 고성능 프로세서로 PC 및 콘솔게임의 영역에 더욱 근접했다"며 "소니와 닌텐도 등 기존 업체가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애플의 게임 시장 잠식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OS 4.0, 경쟁과 협력으로 게임 재미 배가 = 애플은 아이패드라는 하드웨어 혁신에 만족하지 않았다.

애플은 올 여름 정식 공개되는 OS 4.0을 통해 휴대용게임 시장의 천하 통일을 꿈꾸고 있다.

게임센터는 아이폰과 아이팟터치, 아이패드 등에 소셜 게이밍 네트워크를 추가 하는 기능을 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이용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고 게임의 몰입도를 높임으로써 게임 애플리케이션 전반에 가치를 더해준 것으로 요약된다.

구체적으로는 친구 초대와 게임 연결(매치 메이킹), 리더보드, 업적달성 등 서비스가 있다.

이들 기능을 통해 애플은 기존에 혼자서 즐기던 게임에 경쟁 및 협력 요소를 더했다.

이를테면 인기 퍼즐게임 `비주얼드` 이용자들은 서로의 점수를 비교해 순위를 매길 수 있으며, 카드게임 `우노` 이용자는 다른 이용자와의 멀티 플레이가 가능해진다.

이뿐 아니라 지인을 게임으로 초대해 함께 게임을 즐기거나 자신이 원하는 조건에 맞는 상대방을 찾아 플레이할 수 있다.

또 자신이 플레이한 기록에 따라 다양한 업적을 달성하면서 게임을 더욱 장기간재미있게 즐길 수도 있다.

이로써 애플은 PSP, 닌텐도DS, 마이크로소프트의 스마트폰 윈도폰7 등에 비해 한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이미 애플 앱스토어에는 18만개의 애플리케이션이 올라와 있으며 이중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관련 애플리케이션이 5만개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포스톨 애플 부사장은 "소니 PSP에서 이용 가능한 게임이 2천477개, 닌텐도DS가 4천321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이폰에서는 이보다 10배 이상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센터는 이처럼 풍부한 콘텐츠에 새로 달린 날개가 되는 셈이다.

소니와 닌텐도는 아직까지 휴대용게임기에 이 같은 소셜 게이밍 네트워크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연말께 출시될 윈도폰7에 X박스360용 네트워크 서비스 X박스 라이브를 통합할 계획이지만, 애플리케이션 및 사용자 규모에서 당장 애플에 필적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앱스토어 `제2의 도약` 기대 = 세계적 게임업체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마이 크 모하임 CEO도 최근 아이패드를 구입했다.

모하임 CEO는 "아이패드는 환상적인 기기로서 게임 플랫폼으로서도 훌륭하다"며"아이패드가 새로운 게임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자와 콘텐츠 업계는 애플의 OS 4.0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기존 일부 게임들이 자체적으로 소셜 게이밍 네트워크를 포함하고 있었지만, 업체 및 게임별로 제각각 운영돼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애플은 게임센터를 통해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함으로써 전세계 4천만명에 달하는 아이폰과 아이팟터치, 아이패드 사용자를 하나로 묶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앱스토어 게임 시장을 대폭 성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했다.

또 소셜 게이밍 네트워크 개발에 투입되던 자원을 다른 추가적 서비스와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 많은 사용자를 앱스토어로 끌어들임으로써 콘텐츠업계와 애플간의 한층 발전된 선순환 구조가 마련된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업데이트로 아이폰은 진정한 게임기로 거듭나게 됐다"며 "닌텐도와 소니 등 업체의 대응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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