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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제4 스크린’ 시대 예고 TV, PC, 휴대폰 이어 새로운 시장 형성 조짐

아이패드… ‘제4 스크린’ 시대 예고 TV, PC, 휴대폰 이어 새로운 시장 형성 조짐

2010년 03월 26일(금)

올초의 최고 화제작 ‘아바타’에는 재미있는 장면이 등장한다. 미래에나 있을 법한 업무장면이 그것이다. 등장인물들이 디스플레이를 통해 자료를 분석하다가, 흥미로운 자료가 나오면 모니터를 들고 동료의 자리로 가서 토론을 나눈다. 쉽게 들고 다닐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업무가 진행된다.

들고 다니는 디스플레이의 현재 버전인 아이패드(iPad)가 2주일 뒤면 소비자의 손에 쥐어질 예정이다. 25cm(9.7인치) 크기의 LCD를 탑재한 아이패드는 미국 애플사가 만든 태블릿(tablet)형 컴퓨터다. 아이폰과 같은 운영체계를 기반으로 멀티터치 인식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애플사는 오는 4월3일 북미 지역에서 무선랜으로 불리는 와이파이 전용 모델, 그리고 3세대 이동통신 3G와 와이파이를 함께 쓸 수 있는 모델 두 가지를 시판할 계획. 아이패드는 영화나 다양한 자료들을 보기에 부족함이 없는 화면 크기에 이동성, 편의성까지 갖췄다는 점에서 PC, 휴대전화와는 다른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한마디로 ‘선택과 집중의 결정체’

LG경제연구원 김영건 선임연구원은 지난 1월 공개된 아이패드의 모습에 대해 “선택과 집중의 결정체”라고 평했다. 680g의 무게, 1.27cm의 두께, 10시간의 배터리 성능은 모바일 기기로서 손색이 없다는 것.

▲ 오는 4월3일 선보일 애플의 아이패드 
더구나 동영상 재생, 게임, 이메일, 인터넷 검색, 전자북(e-Book) 리더, 문서 작성 및 편집등 PC의 핵심기능들이 모두 가능하다. 멀티 터치가 지원되는 풀 터치 화면을 적용해, 터치 폰에 익숙한 젊은이들에게 빠른 사용자 환경을 제공한다.

아이폰과 같이 OS가 적용돼 약 15만 개의 앱스토어 애플리케이션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앱스토어(App Store)란 애플이 운영하고 있는 아이폰 및 아이팟 터치용 응용 소프트웨어 다운로드 서비스를 말한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두 개의 프로그램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을 지원하지 않는다. USB 포트와 메모리 카드 드라이브가 없어 외부 저장매체와의 연결에 제약이 따르는 것도 흠이라면 흠이다.

카메라가 장착돼 있지 않아 멀티미디어 활동에 제약이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넷북(Netbook)에 대해 노트북보다 싸다는 것 말고 아무런 장점이 없다고 평가 절하한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아이패드 역시 노트북보다 싸다는 것 말고 아무런 장점이 없다는 농담도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 기관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의 직장인 남녀 1천21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제품 선호도에 있어 아이패드가 기존 넷북과 전자북보다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나오지도 않은 제품에 대해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에 대해 LG경제연구원 김영건 선임연구원은 당장의 소비자 반응에 연연하기보다 보다 더 폭넓은 시야 속에서 아이패드의 가능성을 전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C, 휴대폰과 다른 새로운 가치 창출

문제는 지금 애플 아이패드가 아니라는 것. 아이패드의 성능에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성능이 업그레이드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아이폰이 2G, 3G, 3GS로 진화하고 있는 것처럼 아이패드 역시 점진적으로 성능이 보완될 것으로 보았다.

지금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카메라나 멀티태스킹 문제도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중요한 것은 키보드가 없는 DOD(Display-Only-Device) 타입의 하드웨어와 전용 콘텐츠 서비스가 결합된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가 등장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런 형태의 제품은 향후 기존 PC나 휴대폰과 구분되는 새로운 가치(value)와 사용형태(User Scene)를 가질 수 있다는 것. 그럴 경우 아이패드의 등장이 IT 산업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몰고 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았다.

지금까지 하드웨어 업체는 하드웨어만, 소프트웨어 업체는 소프트웨어만을 고민해왔다. 그러나 애플은 기존 방식을 거부하고 사용자 경험을 기반으로 하드웨어와 OS, 콘텐츠 등을 결합,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 모바일 기기 간의 경쟁 양상 

김영건 선임연구원은 아이패드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확산시키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미 전자북, 넷북 진영에서 변화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는데, 전자북 시장의 아마존이 대표적인 사례다.

아마존은 아이패드가 발표되기 직전 자사 전자북 리더기인 킨들(Kindle)의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를 공개하고 킨들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이패드에 대항하기 위해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사표명으로 보인다.

넷북에 탑재되는 아톰 프로세스 제조업체인 인텔은 이런 변화 조짐에 민감한 모습이다. 인텔은 지난 3월9일 넷북판 앱스토어 ‘앱업(AppUp)을 개설해 넷북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상황에서 스마트폰과 노트북 사이에는 MID(Mobile Internet Device), 스마트북, 전자북(e-book), 넷북, 테블릿 PC 등이 난무하고 있지만 진정한 강자가 없는 상황이다. 소비자들 중에는 아직 이 기기들을 모르고 있는 경우다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아이패드가 등장하면, 애플의 마케팅 능력과 결합돼 휴대전화와 PC 사이의 시장을 활성화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이미 아마존의 킨들이 통상적인 전자북의 경계를 넘기 시작했다. 지난 2월 3일자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아마존은 아이패드에 대항하기 위해 멀티터치와 컬러를 지원하면서도 훨씬 저렴한 ‘킨들’을 선보이기 위해 터치코(Touchco)라는 벤처회사를 인수했다.

전자상거래, 교육 시장 진입도 가능

아이패드의 영향으로 기존 제품인 태블릿 PC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태블릿 PC는 거의 10년 전 마이크로소프트사(MS) 빌 게이츠가 소개한 폼팩터(Form Factor)다. 아수스, HP 등 많은 업체들이 이 제품을 출시했지만 소비자 선택을 받지 못하고 실패했다.

그러나 지금 다시 MS와 구글, HP, LG, 삼성 등 글로벌 IT 업체들이 태블릿 PC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MS는 듀얼 디스플레이(2중 화면)를 장착한 ‘쿠리어’ 라는 태블릿PC를 올 하반기에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은 양쪽에 7인치 화면을 장착해 책처럼 접고 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HP 역시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면서 MS의 애플리케이션 환경에 익숙한 소비자에 맞는 차별화된 태블릿 PC를 올해 안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거의 실패를 거울로 삼고 아이패드를 넘어서는 차별화된 기능을 추가하여 소비자의 선택을 받겠다는 계산이다.

▲ 새로운 모바일 기기 출현은 교육, 의료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아이패드는 스티브 잡스가 설명했 듯이 노트북과 스마트폰 사이에 위치한 멀티미디어 기기다. 거실에서 편안하게 책과 신문을 읽고, 웹브라우징과 동영상을 즐기기 위한 개인용 DOD라고 보면 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전자상거래(B2B), 교육 시장 진입도 가능하다. 필기인식, 웹브라우징, 컬러 화면과 동영상이 지원되는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 PC는 교육용 디바이스로서 학교에 일괄 지급될 수 있다. 이 제품은 학생들이 항시 휴대하면서 쌍방향으로 교육 컨텐츠를 습득하고 필기를 저장하는 교과서 같은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의료, 유통, 사무용 등 기업용 시장에도 기회는 무궁무진하다. 통상 휴대전화 시장의 약 10% 정도는 기업용 시장으로 본다. 하지만 모바일 오피스가 본격화되면서 기업에서 업무용 휴대전화를 도입하는 비중은 점차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CNN 머니(money) 분석에 따르면 아이패드 출시가 2주 후인 4월 3일로 예정된 가운데 시작된 예약판매 첫날 약 12만대의 판매고를 올렸다고 한다. 2007년 아이폰이 발매 당일 20만대 팔렸다는 점과 아이패드에 대한 비관론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놀라운 수치다.

아이패드의 성공 여부에 대한 판단은 정식 출시 이후 시장 반응을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휴대전화와 PC, TV에 이은 제 4 스크린의 등장이라는 점에서 관련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강봉 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0.03.26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