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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3' SM에겐 미안하지만 유희열은 탁월하다

'K팝3' SM에겐 미안하지만 유희열은 탁월하다

출처 엔터미디어 | 작성 노준영 | 입력 2013.12.05 13:07
'K팝스타3' 유희열, 절실함 그 이상의 존재감

[엔터미디어=노준영의 오드아이] SBS '일요일이 좋다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의 3번째 시즌은 여러 가지로 위험 부담을 안고 출발했다.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첫 번째 문제였다. 소위 '한 물 갔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과거의 영광은 멀어보였다. 원조격인 '슈퍼스타K5'의 생각지 못했던 부진이 이런 주장에 더 힘을 실어줬고, 냉정하게 말하면 'K팝스타3'는 시작부터 우려 섞인 시선을 잔뜩 안은 채 출발점에 섰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반짝거리는 인재가 이미 나올 만큼 나왔다는 회의감도 'K팝스타3'에게는 맘 아픈 현실이었다. 물론 여전히 사람은 많지만 이 중 옥석이 몇이나 있겠느냐는 질문에 답을 하는 일은 꽤나 멀게만 느껴졌다.

어디 이뿐이랴. 'K팝스타'의 가장 큰 강점이라 할 수 있었던 SM, YG, JYP의 구도도 이번 시즌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국내 3대 기획사의 조합이라는 캐치프라이즈도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고, 각 기획사의 정체성을 발휘하는 일도 더 이상은 할 수 없게 되었다. 이 빈자리를 채운 건 안테나 뮤직의 '유희열'이었다. 물론 이런 변화를 반기는 사람도 많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불안해 하는 사람도 존재했다. SM이라는 무게감을 안테나 뮤직이 대신할 수 있겠냐는 질문을 던졌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걱정들에도 불구하고 'K팝스타3'는 시청률 선방을 기록하며 초반 적당한 수준의 순항을 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 시선을 사로잡는 참가자들이 많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겠지만, 필자는 유희열의 역할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K팝스타'의 3번째 시즌에서 가장 많은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낳았던 주인공이다. 그렇기에 더욱 더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그의 역할은 상상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가 달라진 틀에서 생길 수 있었던 공백을 훌륭하게 메워주고 있기에 'K팝스타3'가 별 걱정 없이 달려주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싶다.

일단 그는 대형 기획사의 시선과는 다른 눈빛으로 참가자들을 바라볼 수 있다. 대형 기획사는 당연히 기획의 틀 안에서 대성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 그래서 스타성과 실력, 그리고 그 기획사 나름의 정체성에 어울릴 만한 참가자가 높은 점수를 받게 된다. 이 같은 방향이 나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딱히 변화에 최적화된 형식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 봐야 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아이돌 홍수 속에서 정말 새롭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원동력으로 쓰이기에는 다소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이다. 그러니 3번 정도 사이클을 반복하면 필연적으로 아쉽고, 예측 가능한 부분들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대중들은 똑같은 포맷과 기준에 쉽게 질리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희열이 색다른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는 스타성 뿐만 아니라 사람, 그리고 심지어 참가자가 다루는 악기까지 볼 수 있는 아티스트다. 대형기획사의 기획 시스템이 아니라, 아이돌 체제에 입각한 심사가 아니라 아티스트를 뽑기 위한 심사를 진행 중이다.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다는 건 곧 박진영, 양현석과는 차이점이 있는 심사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즉 시청자들이 2번째 시즌까지는 보고 듣지 못했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음악의 진정성 면으로 심사 기준이 맞춰지고 있다는 사실은 시청자들에게는 또 다른 재미다. 여태까지 오디션 프로그램이 보여줬던 모습과는 다른 점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구성과 소재 면에서 크게 다른 점을 제시하기 어려웠던 'K팝스타'가 '사람'으로 다른 면을 제시한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유희열이 보여주는 또 다른 한 가지는 '절실함'에 대한 것이다. 유희열은 사전 인터뷰에서 소규모 기획사에 사람 하나를 들이는 건 생존이 걸린 문제라는 말을 했다. 맞는 말이다. 소규모이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더 크다. 그렇기 때문에 신중함을 기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다소 여유로울 수 있는 대형 기획사의 입장과는 분명 다른 것이다. 한 번 쯤 실수해서 다시 돌아 나왔을 때 서 있는 지점과 느끼는 정도가 다를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유희열은 이 절박함의 눈으로 심사를 한다.

물론 당장 본인이 데뷔시킬 게 아니기 때문에 사활이 걸린 문제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다른 두 심사위원 보단 평소의 절박함이 더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좀 더 진중하게 아티스트를 고르기 위한 과정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이런 느낌은 참가자들에게도 꿈을 이루기 위한 절실함을 요구한다. 이 속에서 또 다른 100%가 발휘되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K팝스타'의 이번 시즌은 이렇게 예상지 못한 방법으로 모든 역량을 이끌어 내고 있다.

기대 반, 우려 반이었던 초반과는 달리 그는 자신의 역할을 성실하게 다하고 있다. 덕분인지 'K팝스타3'는 SM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그의 아티스트 마인드와 절실함은 프로그램 후반에 이르러 어떤 모습으로 표출 될 것인가? 벌써부터 기대 섞인 감정을 감출 수 없다. 그가 평소 보여줬던 '매의 눈'이 여기서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만 같다.

칼럼니스트 노준영 nohy@naver.com

*외부필자의 칼럼은 DAUM 연예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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