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콘텐츠 /K-POP, 음악, 디지털음원

“수백억 브랜드 ‘싸이’ 이렇게 활용하면 대박”

“수백억 브랜드 ‘싸이’ 이렇게 활용하면 대박”

[단독인터뷰]김종배 교수, 싸이풍 트로이카 ‘싸이장소-싸이상품-싸이발상’ 제안

  

이창호기자(lch9856@skyedaily.com)

기사입력 2012-12-18 00:55:35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이 아직 식지 않고 세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빌보드가 꼽은 올해의 신인 아티스트 중에 싸이가 이름을 올렸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또 미국 최고 인기스포츠인 NFL(미국 프로 미식축구리그) 시합 하프타임 공연에서 싸이가 수만 관중을 열광시켰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덕분에 강남이라는 지명을 전 세계 사람들이 알게 된 것은 더욱 놀라운 일이다. 마케팅 전문가인 김종배 성신여대 교수는 이에 대해 “몇 백억원을 들여도 하기 힘든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을 마케팅에 활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없이 접근하다가는 마케팅에 실패하고 싸이와 강남의 명성에 누를 끼칠 뿐이다. 김종배 교수는 효과적인 ‘강남스타일’ 마케팅을 위해 지역개발과 상품개발 등의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에 강남의 랜드마크나 특정 장소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과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해 명소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싸이의 발상을 마케팅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성공의 배경이 된 글로벌한 감각, 유머, 유튜브 등 최신 기법을 잘 활용하는 능력 등을 ‘싸이스타일’이라 부르며 어떤 기업이라도 이런 감각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른바 ‘싸이풍’을 잘만 활용하면 어떤 기업이든 대박을 터뜨릴 잠재력이 있는 셈이다. 그 핵심은 이처럼 ‘싸이장소-싸이상품-싸이발상’ 등 세가지 싸이스타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달렸다. 스카이데일리가 서비스마케팅학회 회장인 김 교수를 만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활용하는 마케팅전략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 싸이가 월드스타로 떠오르면서 ‘강남스타일’을 이용한 마케팅 전략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월드스타 싸이의 인기가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싸이의 해외공연이나 활동이 많아지면서 싸이에 관한 보도가 늘어나는데 따라 인기가 더욱더 오르고 있다. 
  
미국에서는 빌보드가 뽑은 ‘2012 톱 뉴 아티스트’ 부문에서 싸이가 7위에 올랐다. 또 북미 최고의 인기스포츠 NFL(미국 프로 미식축구리그) 경기 하프타임 공연에서 싸이가 강남스타일을 부르는 모습이 중계되기도 했다.
 
이처럼 식을 줄 모르는 싸이 열풍을 마케팅에 이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마케팅 전략없이 싸이의 후광만 이용하려고 한다면 성공적인 마케팅을 하기는 커녕 싸이와 강남의 세계적인 명성에 누를 끼칠 뿐이다.
 
 ▲ 김종배 성신여대 교수 ⓒ스카이데일리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이용한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강남구는 오는 24일 청담평생학습관에서 마케팅 전문가 김종배 성신여대 교수(52)를 초청해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마케팅 전략 특강’을 개최하기로 했다.
 
서비스마케팅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 교수는 이날 강의의 주제와 관련해 “전세계 사람들이 강남스타일을 들으면서 강남이라는 브랜드가 자연스레 알려졌다. 몇백억원을 들여도 하기 힘든 일인데 싸이 덕분에 전 세계 사람들이 알게 됐다”며 “강남구 입장에서는 너무나 좋은 기회다. 눈덩이 효과가 있어서 강남에서 좋은 경험을 하면 계속해서 오게 된다”고 말했다.
김종배 교수는
[약력]
△(현) 성신여대 경영학과 교수
△(현) 서비스마케팅학회 회장
2004 ~ 2009 = 단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2003 = 스탠포드대학교 SEIT 프로그램 과정
1998 ~ 2000 = 시라큐스대학교 Visiting Scholar (객원연구원)
△(1994 ~ 2004 = 신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주요저서]
2003 = European Journal of Innovation Management (우수논문상 수상)
2004 = 생활속에서 발견하는 마케팅
2009 = 마케팅 노트(5판인쇄)
2011 = 마케팅 노담변화
 
김 교수는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연관된 상품을 개발하고 ‘싸이스타일’을 파악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이 강남스타일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핵심이다”고 요약했다.
 
‘강남스타일’ 이용한 상품 개발해야
 
김 교수는 ‘강남스타일’을 이용한 마케팅에 성공하기 위해 우선 장소를 중심으로 한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류 열풍의 원조였던 드라마 ‘겨울연가’의 경우 드라마의 배경인 남이섬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하기도 했다. 또 영화 ‘쉬리’의 경우도 제주도에서 ‘쉬리’의 주인공이 앉은 의자를 관광에 이용했다. 이처럼 영화나 드라마를 마케팅에 활용할 때 장소를 이용하는 것은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하지만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촬영지는 강남이 아니다. ‘강남스타일’이라는 제목 때문에 강남을 알고 찾아온 외국인들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을 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싸이의 뮤직비디오는 강남의 이미지를 활용했을 뿐 강남의 장소가 나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만들 수는 있다”고 말했다. “싸이의 뮤직비디오 장면과 비슷한 장소를 연출해서 그 곳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하는 것 등은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 한류의 선두주자 SM 엔터테인먼트 사옥. 강남구가 조성을 준비중인 한류문화거리의 시작지점이기도 하다. 김종배 교수는 이런 장소마케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카이데일리

실제로 추리소설의 최고봉인 ‘셜록 홈즈’ 시리즈에서 셜롬 홈즈가 묵었다는 베이커가의 하숙집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곳이다. 하지만 런던시는 소설에 등장하는 가공의 주소를 실제로 만들고 오래된 아파트를 소설 내용 그대로 꾸며 ‘셜록 홈즈 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김 교수는 또 싸이 외에 소녀시대나 슈퍼주니어 등 다양한 한류 스타들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 싸이를 이용한 상품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할로윈 파티에서 싸이 복장이 나왔다. 싸이를 이용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캐릭터 상품은 일본에서 가장 잘 발달했다. 일본은 유명 만화 ‘짱구는 못말려’에서 짱구가 좋아하는 과자로 나오는 ‘초코비’를 실제로 만들어 팔기도 한다. 또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김 교수는 “겨울연가로 일본 관광객이 대거 남이섬을 찾았지만 한국에서 살 관광상품은 없었다고 한다”며 “사람들이 와서 사고 싶을 때 물건이 있어야 한다. 뒤늦게 ‘이제 만들어야겠다’고 하면 이미 늦는다. 타이밍이 필요하다. 일본 등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말 필요한 것은 ‘싸이스타일’ 마케팅
 
하지만 김 교수는 이런 마케팅들은 “단편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파급효과가 제한적이다. 하나의 붐이 지나면 끝난다”며 “정말 강조하고 싶은 것은 ‘싸이스타일’로 마케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싸이스타일’은 싸이의 캐릭터나 뮤직비디오를 이용한 마케팅이 아니라 싸이의 발상과 특징을 파악해 마케팅을 하는 것이다.
 
 ▲ 미국 최고 인기스포츠 NFL(미국 프로 미식축구리그) 시합 하프타임 공연에서 말춤을 추고 있는 싸이<사진=뉴시스>

김 교수는 우선 싸이가 글로벌한 감각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영어가 유창해 직접 토크쇼에 출연해서 자신을 알릴 능력이 있었으며, 세계인에 통하는 감각을 보유했다며 마케팅도 이런 글로벌한 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조화하면서도 조화롭다는 점도 중요한 포인트다. 싸이가 직접 말한 것처럼 보기에는 우스꽝스럽고 굉장히 촌스러운 춤을 추는데 옷은 멋진 양복을 입고 있는 점 등이 그런 부조화 속 조화의 예시다”고 말했다. 일률적이고 획일적인 마케팅은 쉽게 질리고 다시 찾지 않지만 부조화 속에 조화로움이 있는 마케팅은 살아남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유머도 빼놓을 수 없는 소재다. 전 세계 사람들이 유머는 받아들이기 때문에 소위 펀(fun) 마케팅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런 면에서 ‘강남스타일’이 만들어준 강남의 이미지는 즐거움이라는 요소가 있기 때문에 마케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유튜브를 잘 활용하는 등 최신 기법에서 앞서 나갔다는 점도 마케팅에 참고할 사항이다. 지자체 뿐만 아니라 어느 기업이라도 이런 점은 마케팅에 적용해야 할 요소라고 말했다.
 
 ▲ 싸이의 글로벌한 감각, 유머, 최신기법을 활용하는 능력 등은 기업들이 배워야할 ‘싸이스타일’이라고 김종배 교수는 말했다. 사진은 지난 10월 시청에서 열린 싸이의 무료공연 모습 ⓒ스카이데일리

김 교수는 또 날짜 마케팅의 아이디어도 내놨다. “매년 4월 2일을 싸이 데이로 지정하는 것은 어떤가?”라고 제안했다. 실제로 11월11일을 막대과자 빼빼로 제조사들이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체험 마케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세계적인 마케팅 대가 필립 코틀러는 “내게 말해보라. 그러면 잊어버릴 것이다. 내게 보여주라. 그러면 기억할지도 모른다. 나를 참여시켜라. 그러면 이해할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김 교수는 따라서 “직접 할 수 있는 무언가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마지막으로 “현재 강남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 위화감을 주지 말 것, 싸이를 너무 미화하거나 희화화하지 말 것, 거창한 것도 있지만 아주 작은 부분까지 신경쓰는 디테일한 모습을 보일 것, 다양한 아이디어를 자주 접할 것” 등을 제언했다.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마케팅의 목표는 사람들을 열망속에 몰아넣는 판매방법을 발견하는 것”이라는 말을 했다.
 
김 교수는 이런 아이디어들을 이용해 강남스타일을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다음 주 강남구 강의에서 보다 심도있는 특강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스카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