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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수교 21주년 시리즈<4>…문화·관광·체육 부문

한중수교 21주년 시리즈<4>…문화·관광·체육 부문
문화 교류 뒷받침돼야 진정한 이웃…이제는 양보다 질 높일때
기사입력 2013-08-25 16:55
아주경제 박현주·기수정 기자= ‘아름다운 우정 행복한 동행’(美好友情 幸福同行).

지난해 한중수교 20주년을 맞아 내걸었던 문화교류 슬로건이다. 수교 21년째인 올해도 정치·경제 교류 못지않게 문화 부문에서 이 슬로건은 광범위하게 실현되고 있다. 그 뿐 아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두 나라는 관광·레저 분야에서도 괄목할만 성장을 하고 있다. 또 ‘아시아 스포츠의 2강’답게 한국과 중국은 앞서거니뒤서거니 경쟁을 벌이고 있다.

◆문화컨텐츠 다양화하고 질적 수준 높여야

K-팝과 드라마 등 한류열풍에 이어 아이돌 대신 클래식과 미술 뮤지컬등으로 분야를 넓혀가며 한중 문화협력이 이어지고 있다.

클래식 한류 대표주자인 서울시향은 중국에서 입지를 더욱 다졌다. 지난 4월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베이징 국가대극원 공연장에서 열린 서울시향 공연은 기립박수와 함께 중국인의 마음을 움직였다. 지휘자 정명훈은 당시 쓰촨성 지진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의 마음을 전했고 앵콜곡으로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민요 ‘모리화’가 연주되면서 무대와 객석은 하나가 됐다.

‘한·중수교 21주년 기념 음악회’도 지난 22일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열렸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과 한중우호협회가 공동주최한 이 음악회에는 중국의 피아니스트 쟈란(25)과 한국의 오보이스트 함경이 무대를 빛냈다.쟈란은 중국을 대표하는 작곡가 탄둔으로부터 ‘시적이며 드라마틱한 피아니즘을 가지고 있다’고 극찬받았던 피아노 영재다. 쟈란과 함경은 20세기의 걸출한 오보에와 피아노 작품들로 호흡을 맞추며 공연을 이어가 한-중 젊은 음악가 교류의 물꼬를 텄다는 평을 받았다.

미술분야도 민간주도에서 정부주도의 교류가 한창이다. 지난해 베이징 798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작가 10명이 참여한 ‘리부팅’전은 국가기관이 중국에서 전시회를 연 첫 행사였다. 이 전시에는 중국에서는 새로운 장르인 미디어 아트가 대거 선보여 중국문화계 인사들에게 적지않은 충격을 줬다.

올해초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는 ‘신 중국미술’전이 열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중화인민공화국 문화부, 주한중국대사관이 주최하고 아르코미술관과 중국미술관이 공동으로 연 이 전시회는 현재 중국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대표적인 현대미술가 8명의 작품을 한자리에 전시했다. 이 전시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사회상을 현대미술로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급격한 도시화로 예측불가능한 시대를 살고있는 중국의 현재 모습은 한국과 닮았다. 전시회를 계기로 양국의 소통이 활성화하고 유대가 강화됐다.

뮤지컬 교류도 활발하다. 지난해 중국 심천 보기극원에서 연 뮤지컬 ‘쌍화별곡’ 공연에 이어 ‘투란도트’가 중국의 러브콜로 항저우시와 닝보시 2개 도시에서 화려한 무대를 선보였다.

K-팝이 이끄는 한류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2012년 12조원, 2015년엔 19조8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문화체육관광부의 전망이다. 문화콘텐츠 수출액은 2006년 13억7300만달러, 2009년 26억4000만달러, 2010년 32억달러, 2011년 43억7200만달러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문화교류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경제교류도 확대될 수 없다. 전문가들은 “한류가 지속 발전하려면 다양한 대중문화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절실하다”며 “양적 교류 확대에 걸맞게 질적 수준을 높여 미래 한중관계의 새로운 20년을 준비할 때“라고 조언한다.

◆‘큰 손’ 씀씀이 이끌어낼 상품·전략 마련할때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맺은 지 21년동안 양국 관계는 다방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급증하는 중국인 관광객도 한·중 수교가 거둔 수확 중 하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중국인 관광객 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올들어 지난 7월까지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대비 52.2% 증가한 230만5158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외래 관광객 중 중국인 관광객의 비중도 전년대비 34.2%포인트나 늘었다. 특히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처음으로 일본인 관광객 수를 앞질렀고 매출 역시 급증했다.

중국인들이 한국을 찾는 이유는 비행기로 1∼3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데다 각종 미디어와 인터넷을 통해 퍼진 한국 문화와 음식의 영향이 컸다.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선 K-팝과 TV 드라마 등 한국문화가 인기를 끌면서 패션 영화 음식까지 한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정부의 중국 관광객 유치 노력도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큰 몫을 했다. 중국인들에 대한 제주도 무비자 방문 정책은 성공 사례 중 하나다.

중국을 대상으로 한 관광산업은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엔저 현상으로 일본인 관광객이 줄어든 상황에서 중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는 관광 활성화를 위한 필수 요소로 꼽힌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는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관광 전문가들은 중국인 관광객들의 씀씀이를 늘리고 관광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더 다양하고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관광상품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으나 여전히 다양성 부족, 비싼 가격, 전통음식의 국제화 미비 등의 문제가 드러난만큼 그들의 재방문율을 높일만한 구체적인 대응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정부와 지자체, 관련업계가 힘을 모아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을 이뤄내야 할 때다.

◆이젠 세계 무대에서 선의의 메달경쟁

체육분야에서 한국과 중국은 수교 이전부터 교류해왔다. 1978년 아시안게임 때부터 모습을 드러낸 중국은 수교 6년전인 서울아시안게임에 출전해 대회 사상 두 번째로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그 뒤로도 양국은 베이징대회(1990년), 부산대회(2002년), 광저우대회(2006년)에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해 사이좋게 1,2위를 했다. 내년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도 양국은 메달색깔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은 20년 간격으로 올림픽도 유치했다. 한국이 1988년 서울올림픽을 유치해 선진국 도약의 디딤돌을 놓자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지구촌 사람들에게 그들의 발전상을 과시했다.

두 나라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다져진 경기력을 바탕으로 이제 세계 무대에서도 수영·체조·빙상·역도·사격 등에서 메달경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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