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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체계/상상력

"창조경제, '돈' 말고 '인본주의'서 시작하자"

"창조경제, '돈' 말고 '인본주의'서 시작하자"

입력시간 : 2013.07.2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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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근 연세대 신학과 교수 전경련 제주포럼서 강조
[제주=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창조경제는 돈을 좇는다고 이뤄지는 게 아닙니다. 인간과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김상근 연세대 신학과 교수는 25일 제주 서귀포시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하계포럼에서 “요새 창조경제 이야기가 많은데 단순히 돈을 많이 벌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며 “기업인들이 인류의 가치와 진보를 위해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때 새로운 역사가 탄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인문학과 르네상스 운동이 태동한 15세기 이탈리아 피렌체로 눈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1000년 동안 인간관, 우주관 등에 대해서 공고히 유지된 가치체계들이 르네상스 운동에 의해 타파됐는데, 그 바탕에는 피렌체 상공인들이 지원해서 꽃을 피운 인문학이 있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미켈란젤로, 마키아벨리,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르네상스 거두들의 공통점은 상공인의 계약을 담당하는 변호사들의 자녀였다는 것과 대학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피렌체의 신흥 상공인들이 당시 신학, 논리 중심 대학 교육의 모순을 직시하고 인문학을 가르쳤기에 이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고 스티브 잡스가 단순히 돈을 벌겠다고 애플을 만든 게 아니다. 모든 이들에게 PC를 보급해 IBM의 독점으로부터 해방시키겠다는 ‘반 문명적’ 발상에서 시작했다”며 “결국 아이폰이라는 창조적인 성과물을 통해 스마트 시대를 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기술이 창조경제를 이끌지 않는다. 패러다임 전환은 인간과 세계에 대한 통찰에서 시작된다”며 “이 자리의 경영자들도 안팎으로 어려운 우리나라 경제에 인문적인 통찰을 갖고 창조경제의 입김을 불어 넣을 수 있는 분들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상근 (왼쪽) 연세대 신학과 교수가 25일 제주 해비치 리조트에서 열린 ‘전경련 하계포럼’ 에서 ‘인문학과 창조경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전경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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