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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터뷰/CEO

문화는 민생이다

문화는 민생이다
이 병 훈
아시아문화경제연구원장

2013년 01월 31일(목)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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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문화는 어렵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무슨 문화냐”라고 하면서 무관심하기 쉽다. 그러나 조금만 찬찬히 생각해보면 우리는 이미 문화의 시대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문화는 문화예술인의 전유물이나 여유 있는 사람만이 누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문화는 협의의 예술뿐만 아니라 의·식·주나 생활양식까지를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또한, 생산 과잉의 시대에 문화는 경제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돌이켜보면 산업사회까지 문화는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어야 누리는 여유의 산물이었다.

그러나 탈산업사회, 정보화사회로 일컬어지는 현대는 바로 문화가 생활이자, 민생 그 자체인 것이다.

그 이유로는 무엇보다 문화예술은 국민의 행복과 연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우리에게 삶의 의미나 감동, 재미를 주는 것이 문학이나 음악, 미술, 공연, 영화 같은 문화예술이기 때문이다.

문화예술은 또한 도시재생에 있어서 중요한 기제다. 미국이나 서구라파의 경우에서 보듯 구도심의 재생을 위해서는 복합문화시설을 짓고, 사람을 모여들게 한다. 문화예술의 창의력과 재미가 주민들에게 쾌적하고 즐거운 정주여건을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무작정 새로운 구조물만 지어내지는 않는다. 화력발전소를 개조한 런던의 테이트모던 미술관이나, 군수공장을 개조한 북경의 798팩토리, 도축장을 개조한 파리의 라빌레트라는 복합문화시설 등이 그 예이다. 그래야 도시의 역사와 숨결을 느낄 수 있고, 리모델링을 통해 재탄생한 시설의 가치가 돋보인다.

나아가 문화예술은 부의 증대와 고용창출을 가져다준다.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드라마, 공연 등 문화콘텐츠는 새로운 산업으로서 역할을 하고, 수많은 사람을 고용하는 고용창출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일반 제조업의 상품마저도 디자인이나 색채, 문화적 요소가 가미되어야 매출이 증대된다. 전자가 문화의 산업화라면, 후자는 산업의 문화화다. 다시 말해, 문화와 산업은 이제 동전의 양면이 된 것이다.

바로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문화는 우리 인생의 품격을 높이고, 경제적으로 풍요로움을 주는 일거양득의 것인 것이다.

그래서 ‘문화는 민생’ 그 자체이다. 특히, 정보화 사회에서 자동화로 빼앗긴 일자리를 만들어 젊은 사람에게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화콘텐츠 산업은 여기에 부합되는 활로인 것이다.

따라서, 새로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는 문화가 민생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하여 문화를 키우는 정책에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광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