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루크 강 월트디즈니코리아 대표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개최한
 '한류콘텐츠 글로벌 진출 활성화 컨퍼런스'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한류 콘텐츠가 유럽과 북미의 주류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매력적인 한국
이야기를 발굴해 이를 철저히 해당지역의 입맛과 선호에 맞추는 ‘현지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루크 강(한국명 강루가·39) 월트디즈니코리아 대표는 30일 오후 2시 서울 강남 그랜드인터콘티넨털
호텔에서 열리는 ‘한류콘텐츠 글로벌 진출 활성화 컨퍼런스’에 기조강연에서 "디즈니가 지난 수
십년 간의 해외 사업에서 배운 것은 ‘인간의 가치와 훌륭한 스토리텔링은 만국공통이란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올초 월트디즈니 대표로 선임된 강 대표는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인터넷 라디오 회사 ‘라이브365’의
최고운영책임자(COO), MTV네트워크 한국법인 대표, 아시아 퍼시픽 디지털 미디어 총괄 및 전략
사업개발 담당 수석 부사장을 역임했다.

강대표는 “최근 유럽에 상륙한 K-pop을 만들어낸 음악산업이 가치사슬의 균형을 이룬 좋은 예”라며
 “90년 말, 2000년 초 인터넷의 발전으로 한국의 음악시장 규모는 10억 달러에서 1억5000만 달러로
 급감했지만 이러한 변화는 창작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소비자에게 직접
다가가도록 했으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는 훌륭한 이야기 거리가 차고 넘치며 이것이 한국 드라마가 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디. 이제 남은 숙제는 이러한 이야기를 아시아 이외의 지역 입맛에 맞게
풀어내는 것이다."

강대표는 “한국 콘텐츠 산업에서는 창작자보다는 배급자나 방영사에 힘이 더 실려 있다”면서
“창의성과 콘텐츠의 질을 높여 한국 콘텐츠 산업이 세계 수준의 미디어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재원과 영향력, 힘이 창작자에게 이동해 전체적인 가치사슬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그는 “창작자들도 ‘창작만 해야 한다’는 현재의 관행에서 벗어나 세련되고 국제적인
사업과 관리 마인드를 가져야 급변하는 업계의 변화에 적응하고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강 대표의 기조연설에 이어 ‘신한류 동향과 한류의 지속 확산’에 관한 제1세션에서 ‘신한류의
동향과 과제’에 관한 주제발표를 한 홍익대 고정민 교수는 한류의 지속 확산을 위한 과제로
 ▲가수와 매니지먼트사 간의 전속계약 논란 해결 ▲재부상하고 있는 반한류 완화 ▲미국시장
진출을 꼽았다.

고 교수는 “수익배분을 놓고 제작사와 가수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전속계약 기간이 너무
 길어 일부에서는 ‘노예계약‘이라고 부르고 있다”며 “K-pop으로 대표되는 신한류의 확산을 위해
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K-pop 성공사례를 통해 본 발전과제’에 대해 주제발표에서 한국대중문화 저널리스트 후루야
 마사유키 씨는 “지금 일본에서의 K-pop 붐을 지지하고 있는 것은 K-pop 아티스트들을 후원하고
 CD를 구입하며 일본에서의 K-pop 행사에 ‘반드시’ 참가하는 마니아 팬들과 이들에게 정보를 제공
하는 20종 이상의 한류계 미디어”라고 분석했다.

마사유키 씨는 이어 “그러나 최근 한국의 연예기획사들은 보다 넓은 인기를 획득하기 위해 이들
미디어를 의도적으로 제외하고 있다”면서 “이 보다는 매니아 팬들을 오피니언리더로서 더 많은
팬을 늘려가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이들 미디어를 제외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화강국 코리아를 위한 제언’을 주제로 한류의 쇄신 방안에 대해 발표한 인사이트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의 마이클 브린 회장은 “정부와 매체가 지나치게 ‘한류’를 강조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대신 예술가와 그들의 예술에 대해 더 집중해서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클 브린 회장은 이와 함께, “정부차원에서는 음악과 영화 등 다양한 분야를 산업으로서 다뤄
이들이 국내에서 성공하고 수출을 잘 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며 ▲예술가들이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의 조성 ▲예술가들의 지적 재산권 보호 ▲팬들이 음악을 즐길 권리 지원 등을 제언했다.

‘한류콘텐츠 글로벌 진출 활성화 컨퍼런스’는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이재웅)과 한국문화산업교류
재단(이사장 김영훈)의 공동주최, 한국관광공사(사장 이참) 후원으로 개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