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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 /영화

획기적인 상상력이 현실로 구현되다

획기적인 상상력이 현실로 구현되다 과학기술이 실현하는 영화 속 이야기들 2011년 04월 15일(금)

사람들은 상상으로부터 만들어진 영화나 소설을 보면서 그 이야기 속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길 바란다. 실현이 가능한 것부터 때로는 허무맹랑한 것들까지, 상상 속의 일들이 현실로 나타난다는 것은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그 중엔 이미 현실에 나타나거나,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들도 많다.

뇌파를 이용한 컴퓨터 조작

미래를 그린 영화나 소설에서는 사고로 잃은 팔이나 다리를 대신하는 첨단 의수·의족이 흔하게 등장한다. 외형만 다를 뿐 이것들은 실제 팔·다리와 다름없을 정도로 움직인다. 신경이 직접 연결되지 않아도 사람의 생각을 읽어 그로부터 명령을 받아들이는 이와 같은 시스템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연구진은 뇌파를 이용해 생각하는 것만으로 컴퓨터에 명령을 내리는 기술을 실현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간질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마이크로 전극을 두뇌피질 표면에 심어 뇌파를 통해 그 신호를 컴퓨터에 적용시켰다. 연구팀은 환자들이 간단한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컨트롤하는데 성공했으며 특별한 어려움 없이 시스템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일이 가능한 이유는 우리 몸에서도 전류가 흐르기 때문이다. 두뇌가 활동할 때 뇌신경에는 미약한 전류가 흐르게 되며 이로부터 발생하는 전기적 신호를 전극을 통해 측정할 수 있다. 뇌파는 그 사람의 기분이나 생각 등에 따라 달라지는데, 세밀한 구분이 가능해 진다면 뇌파를 측정하는 것만으로 생각을 읽어내는 것이 가능해 질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을 이용해 뇌파로 컴퓨터나 기계를 조작하는 기술을 BCI(Brain Computer Interface) 혹은 BMI(Brain Machine Interface)라고 한다. 간단히 생각해 보면 우리가 항상 사용하는 리모컨이나 휴대폰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일상에서 리모컨으로 멀리 떨어진 기계를 작동시키는 것과 비슷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리모컨에서 특정 주파수를 가진 파동을 보내 그것을 받아들인 기계가 작동하는 것처럼, 뇌에서 나오는 파동을 이용하는 것이다.

워싱턴대 연구팀은 이런 뇌파 측정 장치를 통해 환자가 머릿속으로 상상한 간단한 몇 개의 단어들도 알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아직은 지극히 간단한 수준의 조작만이 가능할 뿐이지만 성능이 높아지면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앞서 언급했던 영화 속 첨단 의수·의족은 물론 언어능력에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영화 ‘매트릭스’를 연상케 하는 가상현실이나 영화 ‘아바타’에서 볼 수 있는 원격 조종 등의 구현에도 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멀티터치스크린과 입력장치의 변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미래 기술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볼 수 있다. 영화 속 미래 컴퓨터엔 키보드나 마우스가 없고 양손의 움직임만으로 다양한 조작이 가능한 장면이 많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런 장면들은 매우 환상적인 느낌을 전해줬다.

하지만 이젠 이런 장면들을 그리 신비롭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멀티터치 스크린이 이미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등을 통해 실현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엔 이와 같은 멀티터치 시스템을 적용한 투명 디스플레이까지 등장했다.

스웨덴의 전화회사 하이3G는 손가락 터치로 조작하는 멀티스크린 방식의 비디오 채팅 시스템을 개발했다. 투명한 디스플레이 덕분에 상대방의 얼굴과 몸짓이 그대로 드러나며 손가락을 통해 그래픽을 옮기고 조작하는 모습은 마치 그래픽을 두 사람 사이에 띄워놓은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한다. 이 시스템은 양방향 전자 상거래에 활용되고 있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대신하는 것은 멀티터치 스크린 뿐만이 아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는 손에 센서를 부착한 채 허공에서 손을 움직이는 것으로 입력을 대신한다. 움직임을 통해 시스템을 조작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기술은 이미 특정 게임을 통해 이미 상용화됐으며, 이의 활용을 위한 연구들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

돛을 단 우주 범선, 투명망토도 실현될까

ⓒNASA
SF영화나 소설의 꽃은 역시 우주 관련 기술에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파피용’에는 돛을 단 범선이 등장하는데, 특이한 점은 바다에 떠가는 것이 아닌 우주 공간에서 움직이는 우주 범선이라는 것이다. 이 우주 범선은 태양풍을 타고 특별한 동력 없이도 우주 공간을 여행하게 된다. 꿈만 같은 이야기지만 이 또한 현실화 되고 있는 기술이다.

미항공우주국(NASA)과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에서 이미 태양돛을 사용한 위성을 쏘아올린 바 있다. 태양에서 뿜어져 나오는 수많은 광자들이 돛에 부딪힐 때 발생하는 ‘복사압’을 이용하는 원리다. 나노 기술을 이용해 만들어진 매우 얇은 돛은 광자를 흡수하거나 반사하면서 변화하는 복사압을 이용해 방향전환도 가능하다.

더욱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기술도 있다. 영화 ‘해리포터’시리즈에서 등장하는 투명망토가 그것이다. 망토를 뒤집어쓰면 감쪽같이 시야에서 사라져 버리는 이것은 영화에서 ‘마법’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상상 속 마법마저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자연계엔 존재하지 않는 특성을 가진 ‘메타물질’이 그것을 가능케 할 것으로 보인다. 메타물질 중 유전율과 투자율을 조절해 굴절률을 변화시킨 물질은 일반 물질에서 일어나는 굴절 방향과 정 반대로 굴절되는 일명 ‘음굴절’을 일어나게 해 물체를 투명하게 보이게 할 수 있다.

메타물질은 물체를 투명하게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전혀 다른 물체로 보이게 하는 기술로도 연구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 구리 원통을 절연체처럼 보이게 하는 실험에 성공한 바 있다. 이를 이용한 착시 장치는 전투기나 항공기를 평범한 새처럼 보이게 하는 등 군사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메타물질에 대한 연구와 개발이 더욱 진전된다면 영화나 게임에서 볼 수 있던 완전 투명화의 기술까지도 가능하게 될지 모른다.

이 외에도 한 때는 상상에 불과했던 많은 기술들이 실제 생활에 나타나고 있다. 지하철 내에서 볼 수 있는 무빙 트랙이나 카드를 이용한 요금 지불 시스템 등도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차세대 첨단 기술’이라 소개되곤 했던 것이다. 이처럼 인류의 상상은 계속해서 실현되고 있다.

조재형 객원기자 | alphard15@nate.com

저작권자 2011.04.15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