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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 韓流 심으려면 현지 영화산업 지원해야

인도에 韓流 심으려면 현지 영화산업 지원해야
기사입력 2011.01.28 17:06:23 | 최종수정 2011.01.28 19:24:52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발로 뛰면서 보는 인도 경제 ⑦ ◆

처음 인도에 왔을 때 `살람 봄베이(Salam Bombay)`라는 영화를 보면서 인도 영화 수준이 예상보다 높아 무척 감명을 받았다.

사회 저변의 생활을 감추지 않고 파헤친 영화인데 한국에서는 20년이 지난 최근에서야 TV 심야 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번에는 `아무도 제시카를 죽이지 않았다(No one killed Jessica)`라는 영화를 봤다. 권력자의 아들이 권총으로 한 여성을 쏘아 죽였는데 5년이나 재판을 끌면서 결국 혐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때부터 이 사건을 방송ㆍ미디어가 파헤치고 촛불시위까지 벌여 결국은 고등법원에서 형사처벌하도록 판결하게 하는 과정을 그렸다. 인도 영화 수준을 다시 한번 살펴볼 수 있는 훌륭한 작품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한 작년 1월 24일에 `한국ㆍ인도 우호의 밤` 행사가 열렸다. 그 행사장에서 인도국제영화제(IIFA)를 주관해온 인도 측 대표가 `IIFA 2010`을 서울에서 개최하겠다고 선언했다.

인도국제영화제(IIFA)는 뭄바이를 중심으로 하는 어떤 영화회사가 매년 힌디어로 만든 인도 영화 중 예술적ㆍ기술적으로 우수한 작품을 시상하는 행사다. 이 행사를 외국에서 개최해 인도 영화의 우수성을 알리려는 의도다.

그런데 이 영화제는 2010년에는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개최됐고, 2011년에는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열리기로 정해졌다. 국빈 영접 행사에 불쑥 나타나서 호언장담했던 IIFA 측은 한국에 결례를 한 것이다.

인도에서는 별다른 여가시간 활용 방법이 없기 때문에 영화나 TV 드라마가 대단한 영향력을 미친다. 따라서 연예인이 선거를 통해 정치가로 등장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인도인들이 우리나라와의 관계를 조금이라도 더 우호적으로 느끼도록 하려면 영화를 통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리라고 생각한다.

인도에서도 우리의 한류 진출 방식은 지방 도시 방송사에서 먼저 상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해서 반응이 괜찮으면 다음으로 주(州) 단위 방송사에서 상연하고 그 이후에 중앙 방송사에서 상연하면서 올라오는 것이 확실하게 한류를 정착시키는 방법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인도인들의 영화에 대한 취향이 아직은 한국과는 괴리가 있으므로 우리 영화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영화를 통해 인도인들이 한국인들에게 조금 더 친근함을 느낄 수 있게 할 방법을 고민하다 벵갈루루에 있는 영화제작소를 방문했다. 스리 칸테라바 영화제작소에서 만난 직원들은 영어를 사용하는 영화는 관람객이 많지 않아 적자를 면하기 힘들기 때문에 한국과 합작한다면 그 비용은 전적으로 한국 측에서 마련해 줘야 한다고 했다.

감독이나 배우는 물론 시나리오 작가 등 인력 역시 그리 넉넉지 않다고 현지 사정을 설명했다. "예전 영국 연방이었던 국가에서 지금도 모두 즐기고 있는 크리켓 경기에 한국 팀이 출전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 방안"이라는 인도 진출 어느 한국 기업인 의견에 귀가 기울여진 이유다.

[임대희 경북대 아시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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