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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관광대륙 대한민국'은 이 섬에 달렸다

제주… '관광대륙 대한민국'은 이 섬에 달렸다

  • 입력 : 2011.01.10 03:02

[세계가 탐미하는 탐라… 올 11월 '세계 7대 자연경관' 영예 얻을까]
'경쟁자' 중국 張家界·일본 후지산은 이미 예선 탈락
선정땐 '친환경 코리아' 국가 이미지 급상승…
브라질 거대 예수상은 대통령이 직접 홍보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은 스위스의 비영리재단인 '뉴세븐원더스(New7Wonders)'가 주관해 전화와 인터넷 투표를 통해 세계에서 자연경관이 가장 아름다운 7곳을 고르는 프로젝트다. 제주도는 2002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데 이어 2007년 세계자연유산 등재, 2010년 세계지질공원 인증 등 유네스코(UNESCO) 자연과학 분야 3관왕(triple crown)을 달성했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기록으로, 제주 자연환경의 가치가 학술적으로 인증받은 것이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은 '학술(學術)'이란 내용물로 충전한 제주가 '명성(名聲)'이라는 화룡점정을 찍기 위해 나선 유쾌한 도전이다.

◆제주 넘어 대한민국 브랜드 상승 기회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은 유네스코(UNESCO)와 같은 공신력을 갖춘 기관이 선정하는 학술적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영향력은 막강하다. 2007년 '뉴세븐원더스'의 '세계 신(新) 7대 불가사의' 선정은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1억여명이 투표에 참가했고, 전 세계에 생방송될 정도로 흥행 대박을 냈다. 불가사의(wonders)에 선정된 곳은 세계적 관광명소로 입지를 굳혔다. 페루의 마추픽추와 요르단의 고대도시 페트라는 관광객이 각각 70%, 62% 늘어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뉴세븐원더스'재단은 2007년 시작된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이벤트에 10억명이 투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주도는 2년여 동안 인터넷 투표와 전문가 심사 등 3차례의 예선을 거치는 동안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얻었다. 전체 후보지 440곳 중 최종 후보 28곳이 7자리를 놓고 펼치는 이번 결선을 치르면 제주도의 이미지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중국 관광명소인 장자제(張家界)와 일본 후지산은 예선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계속된 한파로 한라산에 1m 이상의 눈이 쌓인 9일 서귀포시 중문동에서 노랗게 익은 감귤이 설국을 이룬 한라산 정상과 어울려 그림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종현 객원기자 grapher@chosun.com

제주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되면 대한민국은 '수출주도형 공업국가'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자연경관을 잘 보존하는 친환경적 국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어 국가브랜드 가치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각인돼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한몫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저가 여행상품으로 유혹하는 관광에서 외국인이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양질의 관광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주최측의 지속적 홍보로 해외 영화·드라마·다큐멘터리 등 촬영지로도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제주의 경쟁력, 자연과 문명의 공존

최종 후보에 오른 지역은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 브라질의 아마존, 베트남의 하롱베이, 아르헨티나·브라질의 이구아수 폭포, 미국의 그랜드 캐니언 등 그 나라를 대표하는 관광자원이자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얻고 있는 지역이어서 제주도로서는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다. 제주도는 현재 중간인 14위 정도에 랭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섬 전체가 하나의 후보지로 채택된 제주도는 '인간의 삶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자연경관'이라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 장폴 드 라프엔테(Jean-Paul De La Fuente) 뉴세븐원더스 재단 이사가 작년 3월 제주를 방문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주를 제외한 27개 후보지 대부분은 문명과 자연으로 명확히 구분되지만 제주는 '자연과 문명이 공존'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또 유네스코가 인정했듯 사계절 다른 옷으로 갈아입는 한라산, 바다 한가운데 우뚝 솟은 화산체인 성산일출봉, 해안 절경을 자랑하는 주상절리대, 땅속에 거미줄처럼 뻗어 있는 용암동굴 등 섬 전체가 '자연박물관'이라는 점이 경쟁 상대와 차별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른쪽 위는 한라산 백록담 전경, 아래는 제주경주마육성목장을 달리는 말들. /제주도 제공·연합뉴스

그러나 제주가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우선 동북아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의 낮은 인지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점이 큰 숙제다. 현재 이벤트가 진행 중인 뉴세븐원더스 홈페이지가 영어·중국어·스페인어·아랍어·독일어 등 5개 언어로만 서비스되는 것도 제주에게 불리한 조건이다.

◆해외 네티즌의 지지가 관건

'세계 7대 자연경관'은 후보지 득표수와 심사위원 점수, 국민 열기 등을 종합해 최종 선정된다. 이 가운데 해외 득표의 비중이 높다. 전체 득표 중 자국민의 투표에는 10%의 비중만 부여하고, 나머지 90%는 해외 득표로 집계한다. 국가별 경제력 차이와 국민 수를 감안해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세계 신(新)7대 불가사의에 브라질의 거대 예수상이 1위에 오른 데는 그만한 사연이 있다. 당시 룰라 대통령이 CNN 방송에 직접 출연해 홍보했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뉴세븐원더'를 외친 게 주효했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는 오는 13일 '선정 D-300일'에 맞춰 제주에서 국내외 미디어를 대상으로 '필승 300' 행사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전 국민이 참여하는 국민운동으로 승화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국내 대표적 글로벌 기업 5~6곳을 후원기업으로 선정해 해외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춰 활동할 예정이다.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연기자와 아이돌 그룹 등 가수, 스포츠 스타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홍보단도 꾸릴 예정이다.

'세계 7대 자연경관' 투표는 이렇게

전화와 인터넷 두 가지 방법으로 투표할 수 있다.

전화는 001-1588-7715로 건다. 뉴세븐원더스 사무국 직원의 영어안내가 끝나고 "삑" 하는 버저음이 나온 뒤 제주선정 코드 '7715'를 입력하면 된다.

인터넷 투표는 7단계를 거쳐야 한다. 뉴세븐원더스 홈페이지(www.new7wonders.com) 접속 후 제주도를 포함한 7곳의 후보지를 선택한다. 이어 회원 가입 절차에 따라 아이디(membersname)와 비밀번호(password), 이메일 주소 등 필수 사항을 입력한다. 이후 회원 가입 시 입력했던 이메일로 투표결과를 확인한 뒤 홈페이지에 다시 접속해 'successfully'란 글자를 확인해야 완료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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