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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덕의 13억 경제학] 중국경제 콘서트(37) ‘할아버지 용돈 40위안의 힘’ [중앙일보]

[한우덕의 13억 경제학] 중국경제 콘서트(37) ‘할아버지 용돈 40위안의 힘’ [중앙일보]

입력시각 : 2010-12-16 오전 11:34:41

흔히 중국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게 '꽌시(關係)'라고 합니다. '퍼스널 네트워크'지요. 많은 기업이 중국 인사들과의 관씨를 트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더 큰 중국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이제 꽌시의 범위를 개인이 아닌 '사회'로 확대해야 합니다. '퍼스널 네트워크'를 '소셜 네트워크'로 확산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번 '한중 기업경영 대상' 수상업체들은 모두 '소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중국사회와 '상생(相生)의 틀'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지요.

텐진(天津)근교에 반피산춘(半壁山村)이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행정구역 상 텐진시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시골 농촌입니다. 이 마을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삼성전기텐진(天津)법인과의 관계 때문입니다.

삼성전기 텐진법인은 반피산춘 마을을 대상으로 '일심일촌(一心一村)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매결연을 맺고 지원하고 있는 것이지요. 민경영 법인장(아래)는 "지난 2006년부터 130여명이 주거하는 이 마을에 마을회관을 지어주고, 도로포장·영농교육·자녀 취업 알선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며 "마을이 확 바뀌었다"고 말합니다. 진실한 마음으로 다가가고 있답니다.







마음이 가면 돈도 따라온다던가요?

이 사례가 현지 언론을 통해 퍼지면서 삼성전기는 중국 사회와 조화·화해하려고 노력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갈 수 있었습니다. 중국 사회와 상생을 위해 노력한다는 이미지이지요. 이같은 현지 사회와의 꽌시가 삼성의 중국사업을 더욱 탄탄하게 하고 있습니다.

소박한 사례도 있습니다. 포스코가 장쑤(江蘇)성 쿤산(昆山)에 설립한 포스코자동차부품(CSPC)업체를 방문했습니다. 넓직한 공장부지, 그리고 잔디밭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잔디밭에서 노인들이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온경용 총경리(아래)는 '잡초 뽑기'라고 답합니다. 아무리 봐도 잡초는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노인들에게 잡초 뽑기 일을 시킨 겁니다. 주변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주자는 차원이었습니다. 한나절 일한 할머니에게는 30위안, 할아버지에게는 40위안 정도를 준다고 하더군요.







할머니 할아버지는 그 돈을 손자에게 용돈으로 주겠지요. 그러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그럴 겁니다. '포스코에서 일해 돈을 벌었다'고 말이지요.

그게 바로 포스코자동차부품 업체가 만들고 있는 '사회와의 꽌시'입니다.

거창할 필요도 없습니다. 돌아보면 주변 사회와 화해할 수 있는 방법은 많습니다. 대기업은 대기업 규모에 맞는 꽌시를 만들어 가면 되고, 중소기업은 그에 걸맞는 '소셜 네트워크'를 깔면 됩니다. 그렇게 주변 사회와의 꽌시를 만들어가면, 그게 바로 중국비즈니스의 힘이 될 겁니다.

한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