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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지원/입법

융합대비 방송시장 규제 틀 나왔다

융합대비 방송시장 규제 틀 나왔다
지상파 반발로 실패 과거…문화부와 충돌 가능성도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지상파 방송사인 KBS, MBC, SBS는 언론사인 동시에 방송 콘텐츠
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사업자이기도 하다.

지상파 방송사는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 보장을 이유로 전파
사용료를 면제받고 채널 등에서 상당한 혜택을 받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케이블TV나 IPTV 등 유료 서비스에는 콘텐츠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 외주 제작사와의 관계에서도 불공정 계약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2000년 통합방송법이 만들어진 후 방송통신
위원회가 출범한 지금까지 방송시장에 대한 경쟁상황 평가는 이뤄지지
않았다.
지상파와 일반 프로그램공급업체(PP), 유료방송 등으로 나눠 '반독점'
차원에서 일부 점유율 규제는 있었지만,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는
시대에 전체 콘텐츠 유통 차원에서는 접근되지 못했다.

2006년 국무총리실 산하에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가 출범했을
당시 옛 방송위는 방송시장을 유료·무료로 나누거나 가입자 기반의
서비스와 콘텐츠로 나눠 제도를 정비하려 했지만, 지상파 방송사의
 반발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가 20일 '방송시장 시장획정 방안'을 만들고,
이에 근거해서 ▲오는 12월까지 시장별 경쟁상황을 평가한 뒤
▲내년 1월 '시장상황평가(안)'에 대해 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시장은 4개로...크게는 서비스(플랫폼)과 콘텐츠로

방통위는 국회를 통과한 '방송통신발전기본법'을 근거로 방송시장을
 ▲방송 플랫폼의 가입자 확보 시장 ▲방송채널 시장 ▲방송프로그램
시장 ▲방송광고 시장으로 나눠 경쟁상황을 평가하기로 했다.

통신으로 보면, 서비스에 해당하는 게 '방송플랫폼이 가입자 확보
시장'이고 콘텐츠에 해당하는 게 '방송채널 시장'과 '방송프로그램
시장'이다. 여기에 방송광고 시장은 미디어렙 규제개선과 함께 추가된
셈이다.

◆방송플랫폼 시장에 무료 지상파도 포함

눈에 띄는 점은 방송플랫폼의 가입자 확보 시장을 보면서,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TV, 위성방송, IPTV 등 유료방송을 모두 포함한 것이다.

방통위 이상학 방송정책기획과장은 "무료 서비스인 지상파와
유료방송의 시장은 다르다고 할 수도 있지만, 전체 방송 플랫폼 시장과
유료방송플랫폼 시장(아날로그 종합유선방송서비스의 시장지배력
정도 확인), 디지털 유료방송플랫폼 시장(시장지배적 사업자 존재여부
확인)을 나눠 지배력 여부를 평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방송채널시장 보고 콘텐츠동등접근권(PAR) 등 검토

방송채널시장은 1. 지상파방송사와 지역 지상파간 채널 시장(SBS와
지역민방 등) 2. 지상파채널 재전송권 시장(지상파방송사와
유료방송플랫폼간 시장 지배력 확인) 3. 유료방송채널시장
(유료플랫폼에서의 영화, 스포츠, 드라마 채널 거래에서의 PP
공급 지배력 확인) 등으로 나눠 검토된다.

이상학 과장은 "사실 지상파방송사와 지역 지상파간 채널 시장은
상호 독점이라 지배력이 없지만 전파사용료의 변동이 생길 수 있어
 넣었다"면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매년 방송 시장의
경쟁상황을 평가해 콘텐츠동등접근(PAR)의 유지여부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외주제작사 관계 등 방송프로그램시장도 검토...문화부와 충돌?

또한가지 눈에 띄는 점은 이번 시장획정에 방송프로그램시장도
포함됐다는 점이다.

방통위는 방송프로그램시장을 방송사업자가 자신의 채널을 편성
하거나 플랫폼을 통해 가입자들에게 제공할 방송프로그램을 획득하는
 시장으로 봤다.

즉 1. 지상파방송용 방송프로그램 시장(외주제작사와 지상파방송)
2. 유료방송채널용 방송프로그램 시장(외주제작사와 유료방송PP등)
 3. 유료방송채널용 지상파방송 재방영프로그램 시장(지상파방송과
유료방송PP등)으로 나눴다.

이상학 과장은 "종합편성채널사업자가 생기면 대형PP로써 시장획정시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면서 "지상파 다채널서비스(MMS)가 되면
유료로 서비스하게 되니 유료인 케이블 및 위성과 경쟁관계가 된다.
시장획정의 구체적인 내용은 주기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광고시장도 2가지로 나눠

이 밖에도 방통위는 지상파방송사나 PP가 방송광고 시간을 광고주에게
 판매하는 시장도 1. 지상파방송 3사의 방송광고 시장과 2. 일반
방송채널의 방송광고 시장으로 나눠 지배력 여부를 판단키로 했다.

이상학 과장은 "(통신분야의 경쟁상황평가와 마찬가지로) 방송분야도
경쟁상황평가이후 규제완화와 규제강화, 비대칭 규제 도입 여부등에
활용될 수 있다"면서 "지상파 재송신 제도 개선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옛 방송위 출신 방통위 관계자는 "방송시장도 경쟁상황을
평가할 때가 왔다"면서도 "지상파 방송사의 반발을 넘어서 방통위가
방송시장의 경쟁상황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