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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지원/협단체

[LEADERS] “축제콘텐츠 개발로 지역축제 정체성 확립해야”

[LEADERS] “축제콘텐츠 개발로 지역축제 정체성 확립해야”

차정현 한국축제콘텐츠협회장
  • 축제와 문화콘텐츠 결합 추구’위한 활동 본격화
     산·관·학 각계각층 전문가 협력체계 구축 중요

     스토리텔링에 이어 CT·IT 접목, 문화융합 선도
     지역 고유 소재 연구로 중복·유사성 문제 탈피


    [로컬세계] 지난달 12일 ‘사단법인 한국축제콘텐츠협회’가 정식 출범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 경제와 산업구조는 빠른 속도로 변화를 거듭하면서 시·공간의 개념이 파괴됨에 따라 우리는 하이테크의 엄청난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 

    문화산업 영역 또한 세계 변화의 거센 흐름에 따라 새롭고 창조적인 내용으로 그 폭을 넓혀가고 있다. 지금 세계 각국에서는 정보지식산업과 함께 문화콘텐츠산업이 국가 경영의 중심가치가 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는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를 넘어 문화콘텐츠 개발의 시대라는 말이 낯설지 않을 만큼 우리는 다양한 콘텐츠를 향유하고 소비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한국 축제의 질적 향상과 문화상품성으로서의 가능성을 한층 높이기 위해 지역축제와 문화콘텐츠 간의 결합을 추구하는 한국축제콘텐츠협회의 비전을 들어본다.

    ▲한국축제콘텐츠협회(이하 협회)는 어떤 단체인가

    “한국 축제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서는 축제 콘텐츠를 차별화 해 활용해야 한다”는 취지를 가지고 지역축제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해보고자 축제 전문가들이 모여 창설한 단체다. 

    21세기는 융합의 시대다. 경제, 과학, 문화는 모두 융합으로 새로운 존재적 가치를 얻고 있다. 축제야 말로 융합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장르다. 단순한 놀이나 이벤트가 아니라 21세기 문화산업의 핵심이자 국가 브랜드와 품격은 물론 경쟁력 강화의 원동력이다. 

    때문에 축제 인프라의 구축과 콘텐츠의 효율적 활용은 지역 산업발전은 물론 국가 경제의 활력을 제고시키고, 문화대국의 위상을 강화한다. 무엇보다 각 문화 예술을 다양하게 포용할 수 있기 때문에 21세기 새로운 문화융합의 선도적 역할을 구현한다.

    우리 협회는 분산되어 있는 스토리텔링, 게임, 무대예술공연, 디자인, 환경 시설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하나로 묶어 연결 및 개발을 목표로 한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문화기술(CT, cultural technology)과 IT 등을 국내 처음으로 축제 콘텐츠에 융합시키고자 한다. 

    이는 스토리텔링에 이어 IT, CT가 결합되어 차별적인 정체성을 갖춘 축제 개발이라고 할 수 있으며, 21세기 문화융합 시대에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협회의 인적구성에 대해서는 

    문화융합의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기관이나 개인이 아니라 축제 전문가들과 관련 구성원들의 네트워크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협회에서는 산업계, 관계, 학계의 협력체계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 

    축제의 융합적 특징을 고려할 때 단순히 축제 전문가만이 아니라 각 장르의 전문가는 물론 공공기관의 문화정책 담당 구성원과 대학의 관련 학과 교수진과의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협회에는 이벤티스트에서 축제 현장감독, 관련업계 종사자, 관련 부처 공무원 및 교수 등 축제와 관련된 전 분야를 아우르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하고 있다. 회장단에는 IT분야의 박영운 (주)하이앤지 대표, 축제·박람회 기획전문가인 신창열 (주)HS 애드 국장, 홍보마케팅 분야의 장제윤 (주)헬로 APM 이사, 지역개발 분야의 오해성 이앤에이(주) 대표가 활동한다. 

    자문위원으로 방송콘텐츠관련 길기철 사장(KBSn), 문화상품 개발 및 디자인 분야의 박선우 교수(서울산업대 IT디자인대학원 학장), 전통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 분야의 김기덕 교수(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장), 국내 유일의 축제전문대학원이 소재한 배재대학교의 정강환 학장(세계축제협회 한국지부회장), 한국지적재산권협회 박원경 대표(UN NGO대사, 미래혁신경제연구원 총괄교수)가 도움을 주고 있다. 

    이밖에도 산·관·학 각계각층의 관련 분야 교수 및 대표, 작가 등 문화콘텐츠 산업분야의 많은 전문가들이 전문위원을 맡고 있다.

    ▲축제콘텐츠란

    축제콘텐츠란 공연, 미술, 스토리텔링, 기획 등 다양한 전문가들의 손길을 요구하는 복합적 대중매체 문화상품을 말한다. 축제콘텐츠의 가장 큰 특징은 하나의 콘셉트를 기반으로 다양한 문화적 요소가 조화롭게 결합해 여러 방면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이 응용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콘텐츠라고 하면 IT정보기술을 활용한 온라인상의 콘텐츠라는 개념이 강했다. 하지만 지금은 오프라인 영역에서의 콘텐츠 활용에 대해 관심을 표출하고 있다. 문화콘텐츠의 정의를 온라인 매체에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 영역에서 사람들이 지적, 정서적으로 향유하는 모든 종류의 무형자산을 포괄한다. 오프라인 영역의 대표적인 문화콘텐츠를 지역축제라고 생각한다.

    지역축제를 성공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축제를 문화콘텐츠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성공한 지역축제의 유사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는 식의 축제 기획을 탈피하고, 콘텐츠 개념으로 지역의 경제적인 부가가치를 전략적으로 창출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축제를 기획하는 지역축제 콘텐츠의 획일화, 유사성, 반복성, 그리고 정체성의 부재에서 탈피해 수요자 중심에서 콘텐츠를 기획하는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

    축제콘텐츠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디지털시대에 맞게 축제 관련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축제의 다양한 문화융합은 물론 IT의 정보통신기술과 CT의 문화산업기술을 축제콘텐츠에 본격적으로 접목해 관람자로 하여금 시청각뿐만 아니라 오감을 체험할 수 있는 감성형 축제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축제수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각 축제에 맞는 콘텐츠 개발이 쉽지 않을텐데

    일각에서는 ‘축제공화국’이라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축제에 대한 가장 큰 오해가 아닌가 싶다. 유럽에서는 1년에 약 20만개 이상의 축제가 개최된다. 네덜란드의 경우에는 약 5000여개의 축제가, 그중 로테르담에서만 100여개의 축제가 열린다. 네달란드 인구가 1600만명인 것에 비교하면 인구가 5000만명인 우리나라에서 1200여개(문화관광부 통계는 약 900여개)의 축제는 많은 수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모자란 것이다. 

    문제는 축제의 개수가 아니다. 고유의 개성을 갖지 못한 비슷한 축제들이 넘쳐난다는 것이다. 유사한 축제와 천편일률적인 프로그램으로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비슷한 축제로 보여지고 있다는 게 슬픈 현실이다.

    지역축제는 지역경제 활성화 및 지역민간의 협력 도모, 지역의 이미지 상승 등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그러나 이런 결과만을 노린 준비성 없는 축제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문제가 나타나게 되었다. 

    타 축제를 모방, 개성도 재미도 없는 프로그램을 선보이면서 오로지 지역 경제의 이득만을 노리는 것이다. 빠르게 발전하는 문화와 범람하는 축제 속에서 관광객들의 안목은 수준 이상이 됐다. 더 이상 그저 그런 축제를 향해 박수를 보내긴 커녕 발걸음조차도 하지 않는다.

    지역의 특산물과 주민 장기자랑·축하공연만이 볼거리인 축제에서 벗어나 지역의 지형적, 역사적 특성 및 지역의 인물 등 지역에 대한 연구를 통해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콘텐츠로 개발해야 한다.

    모든 지역과 축제는 저마다의 독창적인 소재를 지니고 있다. 전통문화를 비롯해 세계 어느 국가와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 문화적 자원을 이미 보유하고 있으니 소재가 없어서, 이야깃거리가 없어서 축제를 만들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협회는 각 지역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소재를 찾아내 부각시키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것으로 포장하는데 앞장 설 것이다. 분산 파편화되어 있는 스토리텔링, 게임, 무대예술공연, 디자인, 환경시설 등 각 장르를 아우르는 콘텐츠를 개발해 세계적인 명품 축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최근 콘텐츠가 다양한 방면으로 확장되면서 스토리텔링이 부각되고 있다. 이를 활용한다면 콘텐츠의 전체적인 방향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내용까지도 체계화해 축제를 한층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견주어 국내 축제의 문제점은 무엇이며, 축제의 필요성에 대해 개괄적으로 살펴보고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콘텐츠를 융합해야 하는지를 거시적인 관점에서 제안하고자 한다.

    ▲지역축제가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1990년대 중반 이후 축제가 급증하면서 여러 문제점을 불러 일으켰다. 관 주도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재정의 의존도가 높아졌고, 지역 주민의 참여도는 낮아졌다. 축제 소재의 중복과 프로그램의 모방, 답습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도 프로그램 내용이나 운영이 부족해 지역민이나 관광객들로부터 외면당해 가뜩이나 부족한 지방재정의 적자를 가중시키고 지역민의 혈세만 펑펑 낭비한 축제로 끝나고 만다. 이들 결과가 지역에 남기고 간 영향은 매우 크다.

    지역주민의 좌절감과 불신감, 지역경제 손실, 지역 이미지 훼손 등 여러 가지 후유증은 오래 지속되며 차기행사에도 영향을 끼친다. 이렇듯 아직도 넘쳐나는 유사한 축제들은 대동소이한 질 낮은 프로그램으로 관람객들과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저버리고 있다. 

    또한 이러한 축제들은 지역주민이 참여 주체가 되지 못해 지역문화를 가꿔나가는 진정한 의미의 축제라고 하기 힘들다.

    현재는 지속적인 노력과 수정, 보완을 통해 다양한 관광 상품으로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몇 가지 개선되어야 할 점들은 남아 있다.

    첫째, 일반적인 관 주도의 전시행사에서 벗어나 지역 주민이 주체가 되는 주민 참여형 축제로 바뀌어야 한다. 둘째, 축제콘텐츠 융합을 통한 독창적인 프로그램 개발과 축제 툴 개발로 축제를 특성화 해 정체성을 확보해야 한다. 셋째, 전문 인력 양성 및 논의 구조와 실행구조가 이루어져야 한다. 넷째, 지역 이미지 창출과 관광 상품화 전략을 통한 지역경제 극대화를 노려야한다. 다섯째, 체계적인 평가 확립과 의무화를 통해 수준 높은 축제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런 방안들은 이론적이고 정적인 방안에 불과하다. 축제 성과를 좌우하는 관람객들의 수준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지역축제는 축제콘텐츠 융합을 통한 독창적인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지역축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게 중요하다. 

    무엇보다 축제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 관람객들은 언제나 새로운 축제를 원한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 지역축제는 기획, 개발, 제작에 다양한 콘텐츠의 결합을 시도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유기적 협력을 통해 축제콘텐츠 기술을 개발하고, 문화콘텐츠 기술을 강화해야 한다.

    ▲협회 활동 계획은

    이미 문화사업이란 트렌드는 형성돼 있다. 이를 바탕으로 축제콘텐츠협회가 창립된 만큼 축제콘텐츠가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 알리고 의식을 형성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하반기에 축제콘텐츠 포럼을 개최해 협회의 존재와 축제콘텐츠가 무엇인지 알릴 예정이다. 향후 포럼을 꾸준히 열어 여론 조성과 이론적 뒷받침을 할 것이다. 내년 1월 중에는 축제콘텐츠박람회를 개최할 것이다. 전국의 지자체가 참가해 관람객들과 직접 만나는 장을 마련해 축제를 홍보하면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것이다.

    이외에도 축제콘텐츠에 대해 고민하는 지자체를 위해 언제든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댈 준비가 돼 있다. 이와 함께 유·무형의 원천소스를 찾아 개발하고 여기에 문화콘텐츠기술을 결합해 문화관광축제, 박람회 등의 성공적 개최로 우리의 명품축제를 세계에 알리고자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계획은 축제의 전문화, 다양화, 세계화를 추구하고 실무적이고 학문적인 정보, 기술 시너지 효과를 통해 축제 문화의 경제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다.

    ▲끝으로 한마디

    협회는 영리를 추구하는 이익단체가 아니다. 회원들의 기부금으로 운영하는 비영리법인이다. 이익보다는 대한민국 축제의 문화 업그레이드에 최선을 다하겠다. 

    축제를 사랑하고 발전을 위해 밤낮으로 애쓰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라면 ‘한국축제콘텐츠협회’를 주목하길 바란다. 협회의 문은 활짝 열려있다. 협회를 통해 많은 전문가들이 대한민국 축제산업의 밝은 내일을 위해 힘써주길 바란다.

    뉴스룸 = 오주환 기자 hiskorea@segye.com

  • 기사입력 2010.08.09 (월) 19:33, 최종수정 2010.08.09 (월)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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