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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엔씨 아이온, '와우의 벽' 허물 수 있을까

 

[기획] 엔씨 아이온, '와우의 벽' 허물 수 있을까
게임동아  조학동  

[동아닷컴][[지난 8월말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블리즈컨2009, 이때 블리자드 관계자들의 모습은 과거와 달랐다. 지난 몇 년 간 블리자드 관계자들은 다른 회사의 게임을 언급하는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여왔었지만, 블리즈컨2009 발표회장에서는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을 노골적으로 언급하며 경계심을 드러냈다.]]'아이온'의 글로벌 서비스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는 가운데, '아이온'이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에 대해 전 세계 게임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와우'는 2005년 5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후 지난해 말까지 1천1백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한 세계 최고의 온라인 게임으로, 블리자드에 따르면 2009년 1분기에만 3억 1천4백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는 한 달에 약 1억 달러(약 1천3백억 원)를 번 셈으로, 역대 최고의 영화 흥행 기록이라는 타이타닉(6억 달러) 조차 '와우'의 6개월 수익 밖에 되지 않는다.

이러한 '와우'의 아성에 '아이온'이 정면 도전을 하고 나섰다. '아이온'의 성장세는 초창기 부터 심상치 않았다. '신작 온라인 게임의 무덤'이라 불리웠던 한국에서 서비스하자 마자 동시접속자 10만 명을 이끌어 내는가 하면, 지금은 다소 수그러들긴 했지만 중국에서도 서비스 하자 마자 동시접속자 100만 명을 달성했다.

상대적으로 온라인 게임의 입지가 약한 일본에서도 '아이온'의 반응은 상상 이상이었고, 마침내 '아이온'은 최근 블리자드의 텃밭인 북미-유럽 시장까지 진군을 시작하고 있다.

북미-유럽 시장의 진출에 큰 의의를 주는 것은 시장의 크기와 초반 분위기 때문이다. '아이온'은 지난 8월 독일에서 개최된 유럽 최대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에서 '최고의 온라인게임상'을, 최근 미국 시애틀에서 막을 내린 게임 전시회 팍스(PAX)에서 '최고 MMO 게임상'을 받았다. 이 두 게임 전시회에서는 '와우 확장팩' '더 시크릿 월드' '스타워즈' '스타트렉 온라인' 등 쟁쟁한 후보들이 등장해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지만, 수상은 모두 '아이온'의 차지였다.

'아이온'은 22일 북미 지역에, 25일 유럽 지역에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있으며 이 같은 관심 속에 현재 사전 판매량이 35만 개를 넘어섰다. 선주문 매출만도 약 200억 원대. 이에 따라 씨티 그룹 등 금융 그룹들이 '아이온'의 개발사인 엔씨소프트의 실적 상승을 전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와우'는 한국, 북미, 유럽을 비롯해 러시아, 호주, 남미 등 십여 개 국에서 8개의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다만 시장이 큰 중국은 배급사와의 마찰로 당분간 서비스가 중지되어 있는 상황이다. 반면에 '아이온'은 한국, 중국에 이어 일본, 그리고 북미와 유럽 지역에 차례로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분기 매출은 아직 '와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을 위시한 MMORPG 형제들이 총 동원되어도 '와우'의 1/3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온'이 지금 같은 기세로 해외를 장악해간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엔씨소프트의 매출은 대부분 시장이 좁은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반면, 블리자드 '와우'의 매출은 전세계를 상대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월 1억 달러라는 '와우'의 벽이 높기는 하지만 '게임의 수명'이 조금씩 줄어들어가고 있으며 신작인 '아이온'이 여러 나라에 발 빠르게 서비스를 해나간다면 '와우'의 아성을 충분히 위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이미 한국 등 두 게임이 동시에 서비스되는 지역은 '아이온'이 압승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이온'은 '와우'보다 신작이며 엔씨소프트가 친 게이머적인 운영과 업데이트적인 면에서 블리자드 보다 앞선다"라고 평가했다.

이 전문가는 또 "'아이온'의 글로벌 서비스가 자리를 잡아갈수록 두 게임의 격차는 점점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학동 기자 igelau@gamedong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