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의 땅’부터 ‘아이온’까지 게임 시스템 ‘흥망성쇠’ | |||
원문날짜 |
등록일 |
2009년 10월 13일 | |
출처 |
경향게임스 |
등록자 |
운영자 |
지난 1991년 카이스트에 재학중이던 다섯 명의 학생이 해외 게임을 모방해 머드게임 개발 툴을 개발하면서부터 국산 온라인게임의 역사는 시작됐다. 순수 국내 기술력만으로 게임을 개발한지 불과 5년 만에 ‘바람의 나라’가 등장했고, 18년이 지난 지금 ‘아이온’에 이르러서는 세계 시장에서 위용을 떨치는 콘텐츠로 발전했다. 게임을 개발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 뒤에는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있기 마련, 그렇다면 지난 18년 동안 유저들이 열광했던 게임은 어떤 것이 있을까. 각 게임들의 인기요소를 분석해 18년 역사의 국산 게임들의 트렌드를 짚어봤다. 본지는 지난 18년 동안 서비스됐던 MMORPG중 총 400종을 선정해 유저 입장에서 유사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시스템들을 조사했다. 1993년부터 시기별로 다수 게임이 동시대에 채택하고 있었던 시스템을 파악해 주요 콘텐츠로 선정했으며 이를 나열해, 시대별 트렌드를 다뤄봤다. [태동기 (1993~1996) : 독창적 콘셉트의 MMORPG 출현] + 1994년에 이미 메저가 있었다 당시 유저들의 회고를 보면 ‘단군의 땅’이 인기 있는 이유는 바로 파티플레라고 지목하고 있다. ‘단군의 땅’에는 한 번에 체력을 회복시켜 주는 물약이 없었다. 이에 따라 유저들은 함께 파티를 이뤄 강력한 몬스터에 맞서 싸워야 했다. 여기에 발맞춰 게임 시스템도 파티의 방어력을 책임지는 ‘탱커’, 데미지를 입은 유저의 체력을 회복시켜주는 ‘힐러’, 높은 공격력으로 몬스터들을 잡아내는 ‘공격수(데미지 딜러)’로 나뉘어 플레이하는 등 최근까지도 대다수 MMORPG들이 채택하고 있는 개념을 이미 도입하고 있었다.
특히 ‘단군의 땅’에서 일종의 마법사격인 무당이 사용하는 몽환부적은 특정 몬스터를 잠재워 전투를 멈추도록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 시스템은 당시 인기를 끌었던 머드게임 ‘퇴마전설’, ‘마법의 대륙’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며, 이후 ‘에버퀘스트’, ‘다크에이지 오브 카멜롯’등 소위 세계 4대 MMORPG라 불리며 시장을 주름잡았던 게임들의 핵심시스템인 ‘메즈(잠재우기)’시스템에도 유사한 형태를 찾아볼 수 있다. 편집자 주: 엄밀하게 말하면 해당 시스템은 지난 1973년 발행된 TRPG ‘던전앤 드래곤즈’에서 어느 정도 개념을 확립했다고 볼 수 있다. 당시에는 대형을 통해 전사가 앞에 서서 공격을 주로 방어하는 개념이었으며, 성직자의 3서클 마법 ‘포박하기’를 통해 메즈 시스템의 시초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된 게임들은 각자만의 독특한 해석을 통해 발전시켜 나갔으며, 사용법이나 사용조건들이 모두 다르다. + 키보드로 느끼는 타격감
‘바람의 나라’는 동시대 주력 장르였던 MUD에 비해 시스템 상으로는 뒤쳐졌지만, 그래픽을 기반으로 동기화에 성공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이후 ‘바람의 나라’는 파티플레이의 장점과 솔로잉 플레이의 장점을 혼합해 독창적인 콘텐츠를 마련해 나가게 된다. 특히 2D MMORPG만의 장점인 빠른 처리속도로 인해, 초 단위로 명령어를 입력하고 빠르게 콘트롤하는 재미가 유저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예를 들어 마법을 쓰려고 하면 z키를 누르고 쓸마법키(예: 숫자1)를 누른 다음 상대방 타깃의 숫자를 누르면 마법이 나가는 식이었다.
지금으로서는 불편해 보이는 시스템이지만, 당시에는 오히려 이 점을 매력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이미 ‘삼국지3’등을 통해 숫자 키패드 콘트롤이 일반화 된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유저들은 키를 빠른 속도로 누르면서 마법을 사용하고, 또 상대 공격을 방어하는 것을 즐겨했으며 이 같은 시스템은 이후 ‘조선협객전’ 등에 도입돼 ‘타이밍에 맞춘 기술 사용’을 주력 콘텐츠로 내세워 PvP가 큰 인기를 끌게 됐다. [전기 (1998~2002) - MMORPG의 근간 마련] 2001년에 들어서는 3D 그래픽을 채택한 ‘뮤’가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3D MMORPG들이 다수 출현하는 한편, 2001년 ‘미르의 전설2’, 2002년 ‘라그나로크’등 굵직한 2D MMORPG들도 독자적인 노선을 마련, 꾸준한 인기를 끌었다. + 지존의 시대 1998년부터 MMORPG에는 PvP와 PK콘텐츠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다. 그 중에서도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PK콘텐츠의 1인자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리니지’는 레벨, 장비와 물약의 개수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는 게임으로, 강력한 한명의 유저가 수십명과 맞붙어도 승리하는 밸런스가 각광을 받았다. 유저들은 소위 ‘지존’이 되기 위에 수련을 거듭했고, 자신의 장비를 강화하는 ‘인챈트’요소가 더해져 숫자 1에 유저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 함께 연출되기까지 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미르의 전설’, ‘메틴’, ‘천년’등의 게임에 영향을 미치면서 당대 트렌드로 급부상하게 된다.
특히 1999년 7월 ‘리니지’에 업데이트된 공성전 시스템은 개인간의 전투에 치중됐던 PvP를 혈맹과 혈맹간의 전투로 변화 시켜나가게 됐다. 이후 많은 유저수가 공성에서 위력을 발휘하게 되면서 ‘리니지’의 접속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함과 동시에 온라인게임의 황금기가 도래하게 된다. + 3D MMORPG로의 진화 2001년 국산 최초의 3D MMORPG ‘뮤’의 등장이후 온라인게임은 앞 다투어 3D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한다. 당시 ‘뮤’는 맵 배경은 2D지만 캐릭터를 3D로 표현해 냈고, 이에 따라 화려한 이펙트와 색감 등으로 유저들로부터 각광을 받았다. 2D상에서는 표현하지 못하는 무기 색깔의 변화나 캐릭터간의 겹침 등이 표현되면서 유저들은 이에 열광했다.
그러나 게임 시스템 상으로는 크게 발전하는 면모를 찾기 힘들었다. 대부분의 게임들이 각각 다른 배경과 밸런스, 캐릭터 그래픽, 특징적인 스킬과 이펙트 등으로 승부하는 반면 시스템은 ‘리니지’의 그것과 흡사한 방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대부분 인챈트와 공성전을 위주로 게임을 진행했고 당대의 게임 시스템은 크게 발전하지 않는 듯 했다. 당시 게임을 개발했던 한 게임 개발자는 “‘미르의 전설2’나 ‘뮤’, ‘리니지’등이 사업적으로 성공하면서 투자자금이 쏟아졌기 때문에 지하실에서 지상으로 올라올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당시에는 3D로의 변화에 따른 기술력을 확보하는데 급급했고 갑작스러운 개발 비용 증가로 인해 새로운 시도보다는 게임을 빨리 내놓는 것이 중요했다”고 회상했다. [중기 (2003~2005) - 지존과 팀플레이의 대립구도] 반면 기존의 게임성을 유지한 채 ‘지존’의 열망을 꿈꾸는 게임들도 여전히 강세를 띄게 된다. CCR의 ‘RF온라인’을 필두로, ‘로한’, ‘R2’와 같은 대작 게임들에서 지존을 꿈꾸는 이들이 새롭게 시작하면서, 소위 ‘아저씨’부대들의 활약이 게임 시장의 또 다른 트렌드를 주름잡게 됐다. +단체와 단체(RvR)의 대결구도 ‘리니지2’의 등장은 게임상에서 또 다른 혁명을 불러일으켰다. 게임브리오, 언리얼엔진2 등 상용화 엔진이 등장해 보다 화려해진 그래픽을 과거보다 비교적 손쉽게 구현하게 됐고, 초기 3DMMORPG에 비해 콘텐츠와 신규 시스템에 투자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특히 고성능 그래픽카드가 일반에게도 보급됨에 따라 대규모 전쟁위주의 콘텐츠가 주류로 자리 잡게 됐다.
그 시초는 이번에도 ‘리니지2’가 차지했다. 전작에 비해 다양화된 캐릭터가 등장했고, 특히 힐링 기능이 강화된 프로핏이 등장하면서 포션위주의 전투에서 팀플레이 위주로 전반적인 전투가 선회되는 분위기를 낳았다. 이러한 변화는 비단 PvP에서 뿐만 아니라 사냥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여러 명이 파티를 구성하고 한 번에 강력한 몬스터를 잡아내는 식의 게임 플레이가 전반적인 게임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사냥부터 단련된 게임 플레이는 ‘공성전’과 같은 단체전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각 파티위주로 전략을 구성하고 팀을 짜면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방식이 대세로 자리 잡게 됐고, 이후 ‘로한’, ‘가약스’, ‘메틴2’ 등에서도 비슷한 시스템을 선보이게 된다. + 3D그래픽 무장한 MMORPG들 강세 유지 1998년 ‘리니지’의 추억을 기억하는 이들의 기세도 여전했다. 5년 남짓한 기간 동안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인 대열에 합류한 이들이 소위 ‘현금력’을 바탕으로 지존에 도전할 기회를 노리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2003년 과도기를 겪는 시장은 정통MMORPG를 고수하는 작품들도 적지 않은 수혜를 누리게 된다. CCR의 ‘RF온라인’은 족장 개념을 바탕으로 단체전을 고수하는 반면, 개인의 능력을 강화하면서 ‘지존’의 자리를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낸 점이 각광을 받았다. 이와 함께 오로지 솔로잉 플레이에 특화된 게임성을 유지하는 ‘카발’과, 1인 PvP의 매력을 고수했던 ‘R2’역시 꾸준히 사랑을 받게 된다.
지난 1997년부터 꾸준히 맥락을 유지해온 무협게임도 ‘리니지’에서 보여줬던 게임 스타일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한편 독자적인 PvP시스템을 구성하면서 발전하기에 이른다. 이 시기 독보적인 활약을 선보였던 ‘십이지천’은 현재까지도 인기를 구가하는 작품 중 하나다. [현재 (2006~2009) - ‘와우’쇼크 게임계 강타] 반면 이 시기는 중소기업들의 게임이 선보이지 못한 시기와 맞물린다. ‘빅3 쇼크’로 인해 돈맥경화에 시달리던 게임사들이 참신한 시도보다는 기존 게임성에 기댄 작품을 발매하면서 한국색을 확보하고 발전시키는데는 실패한 시기라고 평가받고 있다. + 방대한 콘텐츠로 승부수 2006년도부터 온라인게임은 내부 시스템의 확립에 혁혁한 발전을 가져오게 된다. 외형적으로 눈에 띄는 시스템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내부적으로 유저가 레벨업을 하는 방법이나 게임콘텐츠를 즐기는 방법 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보다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이 득세한다. 이 외에 인터페이스에 대한 연구, 레벨 디자인에 대한 연구 등이 잇따르면서 전반적인 게임성의 틀이 잡히는 시기가 됐다. 따라서 유저가 받아들이는 게임 자체는 2003년도의 그것과 큰 차이는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특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보여준 퀘스트 시스템과 레이드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각종 게임들에 도입되기 시작한 점이 특징이다.
일각에서는 ‘와우 표절론’이 대두되기도 했지만, 정통MMORPG 상의 콘텐츠인 인챈트와 공성전 등이 함께 삽입되면서 다른 노선을 가게 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특히 ‘와우’에서는 구현하지 못했던 대규모 공성전이 가능한 ‘아이온’과 ‘에이카온라인’의 강세가 현재까지도 유지되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 외에도 다양한 제작 시스템을 통해 아이템을 생성하는 점이나, 컷신 삽입을 통해 동영상으로 퀘스트 내용을 알려주는 등 현재까지도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분명한 것은 국내 MMORPG개발자들은 보다 현실에 가까운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하드웨어 성능과 인터넷 인프라의 발전에 따라 MMORPG는 이에 근접하는 게임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안일범 기자 nant@khan.kr |
'문화콘텐츠 > 게임, 스마트 모빌리티, AR VR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획] 게임법 발의, PC방 업계에 어떤 영향 미치나? (0) | 2009.11.02 |
---|---|
문화 콘텐츠교류 확대한 '한,중', 양국 게임산업 확대 전망 (0) | 2009.11.01 |
게임, 국내 콘텐츠 수출의 55% 차지 (0) | 2009.09.23 |
[기획] 엔씨 아이온, '와우의 벽' 허물 수 있을까 (0) | 2009.09.22 |
게임 코리아 세계를 가다… 지구촌 콘텐츠 신화 창조중인 한국업계 (0) | 2009.09.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