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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스토리텔링

이번엔 스마트TV 전쟁…거실에 구글 ‘공습경보’

이번엔 스마트TV 전쟁…거실에 구글 ‘공습경보’
구글-인텔-소니 손잡아…올해 앱도구 공개
삼성·애플 등 TV용 콘텐츠 장터 개발 잰걸음
한겨레 구본권 기자기자블로그
» 구글과 애플이 스마트 텔레비전용 플랫폼과 콘텐츠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삼성 앱스’를 탑재해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수 있는 인터넷 텔레비전 비중을 높여 세계 1위 텔레비전 업체로서의 지위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왼쪽부터 구글 텔레비전에 대한 인터넷 패러디 로고와, 애플과 삼성이 출시한 인터넷 텔레비전. 삼성·애플 제공




텔레비전이 컴퓨터를 만나면 똑똑한 ‘스마트 티브이(TV)’가 될 것인가, 거추장스런 애물단지가 될 것인가.

스마트폰이 이동통신 환경에 일대 변화를 가져온 것처럼, 컴퓨터를 끌어안은 스마트 티브이가 거실의 콘텐츠 소비와 미디어산업 지형을 바꿀지 관심을 끌고 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소니, 삼성전자 등이 앞다퉈 진출하며 스마트폰에서 펼쳐온 경쟁을 거실로 확대시키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운영체제와 앱스토어라는 플랫폼이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시장의 주도권이 플랫폼 공급자인 애플·구글로 넘어간 현상이 티브이에서도 다시 일어날까?

더이상 ‘검색업체’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구글이, 새 모델을 들고 나왔다. 최근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구글이 인텔·소니와 함께 ‘구글 티브이’ 사업을 펼친다고 보도했다. 모바일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플랫폼으로 탑재하고, 티브이용 콘텐츠 장터에서 게임·영화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게 한 스마트 티브이다. 올해 안에 애플리케이션(앱) 개발도구가 공개돼 외부 개발자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인텔은 칩을, 소니는 텔레비전을, 컴퓨터 주변기기업체인 로지텍은 리모콘과 키보드를 결합한 입력장치를 만들 예정이다.

구글은 거실의 텔레비전을 쌍방향 정보단말기로 만들어 콘텐츠를 공급한 뒤 광고와 검색으로 돈을 벌 의도다. 구글은 지난달 미국 주요도시들의 인터넷 속도를 현재보다 100배 빠른 초당 1GB(기가바이트)로 높이는 사업을 한다고 발표했다. 유튜브의 동영상도 고화질과 1~2시간짜리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다.

엠에스·소니·삼성·엘지(LG)전자 등도 ‘개인용 컴퓨터(PC)-휴대전화-텔레비전’을 조합해 동일한 콘텐츠를 연결해서 볼 수 있는 ‘3스크린’ 전략과 기술을 개발해왔다. 엠에스가 지난해 출시한 윈도7은 집에서 티브이로 보던 드라마를 출근길에 휴대전화로 끊김없이 이어서 볼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삼성은 지난 9일 국내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티브이용 콘텐츠 장터인 ‘삼성앱스’ 설명회를 열어 개발도구를 공개하고 앱 공모에 1억원을 걸었다. 이경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삼성앱스가 적용되는 인터넷티브이 판매 비중을 지난해 11%에서 올해 30~40%까지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티브이 판매 세계1위의 삼성은 스마트티브이 플랫폼을 구축하는데 유리한 위치에 있다.

애플도 일찌감치 준비해왔다. 몇년전부터 피시의 콘텐츠를 티브이로 볼 수 있는 미디어서버 애플 티브이를 내놨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 애플이 다음달 공급할 아이패드는 아이폰에서의 성공을 티브이로 확대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 유진투자증권의 전성훈 애널리스트는 “아이패드는 아이폰 콘텐츠와 고객의 충성도를 애플티브이로 끌고 가기 위한 도구”라며 “화면이 커진 아이패드를 통해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티브이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텔레비전에서도 플랫폼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는 게임이 펼쳐질지는 불투명하다. 하드웨어적 차별성이 약한 스마트폰과 달리, 텔레비전은 최신 디스플레이 기술의 격차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또하나 텔레비전은 각자 주문형 콘텐츠를 제각각 소비하는 매체가 아니라, 모두에게 똑같은 콘텐츠가 한번에 전달되는 게 특성인 ‘일방향적 매스미디어’라는 점도 고려사항이다. 손민선 엘지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티브이를 보는 진짜 목적은 편안하게 생방송을 시청하는 것”이라며 “플랫폼을 탑재해 쌍방향적이 된 스마트티브이가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