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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일본

<日 `쿨 저팬 펀드' 조성…문화산업 세계공략 박차>

<日 `쿨 저팬 펀드' 조성…문화산업 세계공략 박차>

5천220억 원 규모 펀드 내년 3월 발족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일본이 문화산업 지원용 펀드를 조성해 세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5일 일본 문화산업의 세계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내년 3월 말까지 500억엔(약 5천220억 원) 규모의 `쿨 저팬 펀드'(Cool Japan Fund)를 조성하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쿨 저팬 펀드는 증권회사와 광고회사 등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이 출연하는 100억 엔을 포함해 조성되며, 애니메이션에서부터 패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문화산업을 지원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쿨 저팬 펀드 조성은 일본이 자동차, 반도체 등 공산품 수출로 쌓아온 경제 대국의 이미지를 넘어 만화, 영화 등 문화 콘텐츠를 앞세워 `문화강국'의 지위를 확고하게 다지려는 전략에서 나온 것임은 물론이다.

일본은 현재도 만화나 애니메이션 등 일부 분야에서는 세계 1위의 자리에 올랐지만, 전반적인 문화산업은 도요타나 소니가 각각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것처럼 아직 세계무대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일본 정부의 판단이다.

경제산업성의 창조산업 부문 국장인 이부키 히데아키는 "일본의 문화산업 관련 업체는 규모가 작다"면서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갈 자금과 경험이 부족하다는 게 이들 업체의 큰 약점"이라고 말했다.

이부키 국장은 이미 자금 지원을 원하는 90여 개의 업체로부터 제안서를 받아 놓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쿨 저팬 펀드 프로젝트는 우리나라가 K 팝을 앞세워 세계 대중문화 시장을 공략하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매력적 일본'을 뜻하는 쿨 저팬은 2002년 미국의 외교전문 잡지인 포린폴리시(FP)에 실린 `저팬스 그로스 내셔널 쿨'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따온 말이다.

당시 이 논문은 세계시장에서 일본문화의 영향력이 대중음악, 패션, 애니메이션, 음식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빠르게 커지고 있다면서 이는 일본의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이 점차 쇠락하는 것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일본 정부도 이후 이 논문이 지적한 `쿨 저팬' 개념을 활용해 일본의 문화산업을 육성하고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일본은 만화와 애니매이션, 게임 분야에서는 세계 시장을 석권하다시피 하고 있다.

방송용 애니메이션은 세계 시장의 60%가량을 점유하고 있으며, 게임도 닌텐도와 소니를 앞세워 지배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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