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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생태계/지식

융합제품이 세상을 바꾼다

융합제품이 세상을 바꾼다

2012년… 대한민국 융합기술·문화 현장(하)

2012년 01월 09일(월)

> 융합·문화 > 융합문화를 이끄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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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문화를 이끄는 사람들   1990년대 중반 이후 내리막길을 걸으며 사양 산업으로 인식돼 온 섬유산업이 변신을 거듭하며 최근 다시 살아나고 있다. 융합기술로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 ‘슈퍼 섬유’ 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의 경우 미국, 터키에 이어 세 번째로 해양용 특수 로프소재인 ‘아킬렌 마린’을 생산하고 있다. 아킬렌 마린은 과거 철로 만든 로프에 비해 무게를 8분의 1로 줄이고 조류에 의한 마찰도 최소화했다.

▲ 6T (BT, ET, IT, NT, ST, CT)와 결합된 미래 섬유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효성의 ‘타이어코드’란 제품은 ‘효성’이라는 이름만으로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 제품은 자동차 타이어 보강재다. 타이어에 전달되는 충격과 진동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세계 시장점유율이 4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쏟아져 나오는 융합제품들… 시장서 인기

지난 4일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섬유·IT 융합이슈리포트’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의 섬유·IT 융합 핵심기술들은 끝이 없을 정도다.

‘온도조절 IT융합섬유’가 있다. 이 섬유는 말 그대로 춥고 더운 상황에서 섬유의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온도조절 섬유는 지난 2003년에 미국 방한용품전문업체인 Gerbing에서 발열조끼를 내놓을 정도로 벌써 긴 역사를 지니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그 기술이 급속히 발전해 Havvacher Schlemmer, Maplin, Burton, Reusch, WarmX 등에서 신제품들을 내놓고 있는데 기술발전 속도가 놀라울 정도다.

▲ 융합연구를 통해 에너지, 의약품, 식량, 주택 등 거의 전 분야에 걸쳐 신제품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이미지투데이

온도조절 섬유를 만들기 위해서는 발열시스템과 전원 및 컨트롤 시스템, 의복 시스템이 필요한데 의복 시스템은 이미 완성단계에 들어섰으며, 금속사에 전도성 잉크를 코팅하는 방식의 발열시스템, 리튬이온전지를 활용한 전원 및 컨트롤 시스템은 최장 10시간까지 전원공급 시간을 확보했으며, 그 시간을 늘려가고 있는 중이다.

이 외에도 외부의 압력을 정밀하게 감지하는 ‘신체보호 섬유’, GPS 기술을 결합한 ‘위치인식 섬유’, 빛을 발하는 ‘발광섬유’ 등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희한하면서도 실생활에서 매우 필요한 특수 섬유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Nalin에서는 자전거 운동자들을 위한 생체신호 감지의류를 내놓았다. 운동자들의 심박수를 측정해 알려주는 스포츠 의류로 현재 시장형성 단계다. 독일의 역사 깊은 섬유연구소인 iTV denkendorf에서는 아기 옷에 유연성 있는 센서를 부착해 수면 중의 심박동수와 체온, 습도, 호흡 등을 체크할 수 있는 옷을 개발했다.

O'nell에서 내놓은 ‘Nave Jacket'은 GPS를 내장해 산악등반 등 여행 시 옷 소매에 설치된 디스플레이 장치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또 고도, 기상정보 등에 대한 확인도 가능해 시장이 급속도로 형성되고 있다.

융합 없이는 설명이 불가능한 사회 도래

더 흥미로운 것은 이 분야에서 새로운 융합제품들이 끝없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 TITV(튀링켄지방 섬유연구소)라는 곳이 있다. 1992년 설립된 이 연구소는 2009년 예산이 310만 유로 수준으로 독일과 EU의 지원을 받고 있다.

직원 역시 전체 직원 60명 중 절반정도가 연구원으로 그리 큰 연구소는 아니다. 그러나 이곳에서 하는 일은 만만치 않다. 다양한 IT융합 섬유기술을 적용해 발열복, 통신장갑, 텍스타일 센서, 의류용 태양전지, 발광섬유 등을 개발하고 있다.

99.9% 은(silver)을 코팅해 만든 상품명 ‘ELITEX'의 원사제품, 장갑을 벗지 않고서도 통화가 가능한 스키장갑, 온도조절 섬유를 활용한 자동차 시트, 야간 스위치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동차 내장용 발광섬유, 전도사를 활용한 메티컬 의류 등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EU는 지난해 2011년 EU 경쟁력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2012년 유망 기술 분야로 나노과학(nanosciences), 나노기술(Nanotechnologies), 공업원료(Materials), 신생산공법(New production technologies), 희소원자재(Raw materials) 등 5개 분야를 제시했다.

특히 나노과학·기술과 관련, 토양·지하수·의약품·신소재 등 다른 분야와의 융합연구를 통해 오는 2015년 2천500억~3천억 달러의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나노과학·기술의 역할이 커지고 그 결과 시장창출도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같은 사례들은 향후 융합기술이 이루어놓은 미래 사회를 보여주고 있다. 섬유뿐만 아니라 에너지, 의약품, 식량, 주택 등 거의 전 분야에서 융합의 시대가 오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산업발전 과정에 있어 제1의 물결을 농경시대(농업혁명)로, 제2의 물결을 산업화 시대(산업혁명)로, 제3의 물결을 지식정보시대(지식정보혁명)로 정의했다. 이후 제 4의 물결을 예견하려는 시도가 이어져왔다.

어떤 사람들은 제 4의 물결과 관련해 바이오테크(BT)를 거론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제 5의 물결과 관련해서는 나노테크(NT)를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제 4의 물결로 융합기술을 주장하는 사례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융합 없이는 지금의 시대를 설명할 수 없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는 지구촌의 모습이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2.01.09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