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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 /한스타일

美칼럼니스트, "韓정부가 오히려 한류 망치려 해"

美칼럼니스트, "韓정부가 오히려 한류 망치려 해"

  • 장상진 기자
  • 입력 : 2011.11.18 16:09 | 수정 : 2011.11.18 16:45

    미국의 한 칼럼니스트가 한국 정부의 인위적인 한류 확산 정책이 오히려 한류를 망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CNN이 운영하는 여행정보 사이트 ‘CNNGO’의 멕스웰 콜(Maxwell Coll) 서울주재 기자는 18일 ‘한국이 한류를 죽이고 있다’(Korea is killing its own Wave)라는 제목의 기명 칼럼에서 “정부 주도의 한류 확산 시도와 한국 내 민족주의적 시각이 한류에 내재한 매력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콜 기자는 “한국의 스타들이 국경 너머에서 이슈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한국의 음악·음식·드라마·패션·영화는 정보화 시대 아시아의 부상(浮上)에 따라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런 변화는 국제 사회에서의 한국 이미지를 과거 ‘6·25 전쟁’, ‘식민지’ 등에서 ‘최신 기술의 허브’, ‘유행 선도국’으로 바꿔놓고 있으며, 한국 관광 산업 활성화의 원동력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불행히도, 한국의 정책 입안자들과 민족주의 세력들이 이러한 한류의 잠재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제 한류는 이들의 손에 중단되거나 방해받을 위기에 놓였다”고 했다. 정부와 민족주의적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스스로의 재능과 호소력으로 세계인의 지지와 찬사를 이끌어냈던 배우·가수·제작자 등에게 상처를 내고 있다고도 했다.

    정부 등이 한류 스타나 상품을 무리하게 국가로서의 ‘한국’에 결부시키려 함으로써 다른 나라 사람들의 정서를 자극, 반감(反感)을 불러올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는 ‘한류를 중지시키려는 활동’(Washing out the movement)라는 소제목 아래에,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계획한 1조원 규모의 ‘한류 콘텐츠 글로벌 펀드’와 해외 각국 한국문화원 신규 건설 등을 열거했다. 또 일본 일부 소수에 의한 안티-한류 시위나 글로벌 인기투표에서의 한국그룹 배척 활동 등을 한국 매체들이 지나치게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데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콜 기자는 “정부나 민족주의적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K팝 그룹을 지나치게 한국과 연관지으려 하지만 않는다면, 한류는 계속해서 세계 각국의 소비자들을 매혹시켜 나갈 것”이라며 한류의 지속적인 확산을 위해 “한류에서 ‘한국’을 내려놓고, 진정한 한국인의 재능과 매력이 어디까지 뻗어나갈지를 지켜보자”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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