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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지원하고 기업가 정신 확산해야

창업 지원하고 기업가 정신 확산해야

칼 슈람 카우프만재단 이사장 내한 강연

2011년 11월 09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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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에 깔끔한 자본주의 구조는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중소기업이 많아져 지저분한 모습이 오히려 경제성장에 유리합니다.”

칼 슈람(Carl Schramm) 카우프만재단 이사장이 내한해 기업가 정신의 필요성에 대해 강연을 펼쳤다. 지난 7일 그랜드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개최된 ‘제4회 기업가정신 주간 국제컨퍼런스’에서다.

▲ 칼 슈람(Carl Schramm) 카우프만 재단 이사장이 지난 7일 '기업가정신 주간' 세션발표에서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에 대해 강연했다. 


슈람 이사장은 ‘성공한 기업가’라는 주제 아래 “혁신가와 발명가가 이 세상에 꼭 필요하듯 기업가의 존재 이유도 분명하다”고 역설했다. 신기술을 개발해 혁신을 불러일으키며,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등 세 가지 주요 기능을 담당한다는 것이다.

특히 일자리 창출에 있어서 기업가의 역할은 작지 않다. 그 중에서도 도전정신으로 출발한 신생기업이 중요하다. 미국은 이민자 유입과 졸업생 배출 등으로 인해 매년 300만 개의 신규 일자리가 필요한데, 이들 대부분은 설립 5년 미만의 신생기업들이 제공한다.

수치로 비교해도 창업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 효과는 크다. 미국에서 10년 된 기업들은 해마다 약 30만 개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지만, 1년 된 기업들은 매년 100만 개의 일자리를 추가로 제공한다. 전체 신규 일자리의 3분의 2에 달하는 숫자다.

중소기업 위주의 ‘지저분한 자본주의’가 일자리 늘려

영국 경제학자 케인즈(John Maynard Keynes, 1883~1946)는 사유제를 기본으로 한 자본주의의 뼈대는 그대로 두되 부정적인 폐해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이른바 ‘수정자본주의’를 주장했다.

그러나 ‘공적자금을 투입해서 기업을 살려야 한다’는 수정자본주의식 처방이 어느 곳을 향하느냐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미국은 대규모의 세금으로 여러 대기업을 지원하다가 “부실의 싹을 키운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슈람 이사장은 강연에서 “만성적인 실업률이 최고치를 연일 갱신하는 지금, 대기업들이 창출하는 일자리는 얼마나 되는가” 하고 반문하며, “현재 미국의 GDP 중 40퍼센트는 1980년대에 존재하지 않았던 신생 기업들이 만들어낸다”는 분석결과를 제시했다.

또한 대기업 위주의 단순한 경제구조를 지향했던 유럽연합이 1퍼센트 내외의 만성적인 경제성장 둔화를 겪고 있음을 지적하며 “겉보기에만 깔끔한 중앙집중식 자본주의는 답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몸집이 비대해지면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져 혁신에 뒤쳐진다는 것이다.

슈람 이사장은 “비난의 화살을 받았던 중소기업 위주의 ‘지저분한 자본주의’를 되살리는 것이 고용창출과 경제성장의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경제학자들은 경제상황이 복잡해져 혼란이 커지는 것을 경계하지만, 현실은 그와 반대로 “소규모의 기업들이 많아져 자본주의가 지저분해질수록 기적적으로 경제가 성장한다”는 것이다.

올바른 기업가 정신 확산에 노력하는 카우프만 재단

카우프만 재단(Kauffman Foundation)이 창업을 지원해 신생 중소기업을 늘리려는 이유도 이것이다. 1966년 설립된 재단은 올바른 기업가 정신의 확산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비영리법인이다.

1992년 리더십센터를 설립해 수많은 기업가들을 교육했고, 전국 300여 개 교육기관을 통해 일반인 대상 강연을 실시하고 있다. 2002년부터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업가 정신 고취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대학생과 고등학생뿐만 아니라 초·중학생들도 별도의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 미국 캔자스시티에 위치한 카우프만 재단은 인원의 절반 이상을 기업가정신 전문연구자로 채우고 있다. 


교육프로그램 이외에 실제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혁신형 벤처사업가들을 선정해 투자하기도 하고, 여성과 소수민족만을 위한 지원과 자문도 실시하고 있다. 2005년부터는 엔젤투자자 교육재단을 설립해서 기술력은 갖췄지만 자금에 목마른 신생기업들에 도움을 주고 있다.

기업가 정신에 대한 이론적인 연구도 진행한다. 2006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에드먼드 펠프스(Edmund Phelps) 교수도 카우프만 재단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재단 인원 85명 중 절반 이상이 기업가 정신을 연구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카우프만 재단의 자산은 1인 제약회사를 설립해 성공을 거둔 유잉 매리언 카우프만(Ewing Marion Kauffman) 박사가 1993년 8억 달러(우리돈 약 8천800억 원)를 내놓은 이래 꾸준히 불어나 현재 20억 달러(우리돈 약 2조2천억 원)에 달한다.

슈람 이사장은 “미국 대학생의 70퍼센트는 창업을 꿈꾸고 프랑스 대학생의 80퍼센트는 정부기관에서 일하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젊은이들이 무엇을 꿈꾸느냐에 따라 국가의 미래가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의 대학생들은 자기 이름을 걸고 혁신적인 회사를 만들어 이웃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국민의 복지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할 준비가 되었나” 하고 되물으며 강연을 마쳤다.

임동욱 객원기자 | im.dong.uk@gmail.com

저작권자 2011.11.09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