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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선진국 방관 땐 빈곤국까지 확산”

“경제위기, 선진국 방관 땐 빈곤국까지 확산”

세계은행 총재 경고… 선제적 조치 촉구
IMF “세계금융 2008년 이후 가장 취약”

경향신문 | 최민영 기자 | 입력 2011.09.22 22:06 | 수정 2011.09.23 01:21

위험 국면으로 접어든 세계경제에 잇단 경고음이 터져나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현재의 금융시스템이 2008년 이후 가장 취약하다고 경고한 데 이어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도 글로벌 경제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기 전에 선진국들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거듭 주문했다. 또 국제신용평가사들은 미국과 유럽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했다.

졸릭 총재는 22일 IMF·세계은행 연차총회 개막 연설에서 "미국과 유럽에서 촉발된 세계 경제위기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기 전에 신속한 행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몇몇 선진국 관리들은 최근의 경제위기가 단지 자신들의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면서 선진국 경제위기가 빈곤국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그러면서 "(선진국들이) 행동에 나서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 미국과 일본, 유럽의 경제가 침체로 접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믿는다"면서 "그러나 매일 쏟아지는 경제위기 소식에 점점 자신감을 잃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IMF는 21일 "전 세계 금융시스템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취약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세계경제가 '새로운 위험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한 다음날 또다시 경종을 울린 것이다.

IMF는 이날 '글로벌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그리스·이탈리아 등 유럽국에서 촉발된 재정위기가 유럽 은행들로 번지지 않도록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정위기로 인해 은행들이 유동성 압박을 받으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시중에서 대출금 회수에 나서게 돼 그렇지 않아도 침체 국면인 경제를 더욱 압박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최근 2년 동안 유럽연합(EU) 역내 은행들의 국채 투자 손실 규모를 2000억유로(약 321조원)로 추산했다. 국가별로는 그리스가 600억유로, 아일랜드·포르투갈 200억유로, 벨기에·스페인·이탈리아 1200억유로 등이다.

IMF는 또 은행들이 빠르게 확산되는 재정위기에 대응하려면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은행 차원에서 유동성 확보가 어려우면 각국 정부가 은행을 지원하거나, 4400억유로 규모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5월 유로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안정기금의 목적은 재정위기에 처한 국가를 지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물경제로 재정위기의 큰불이 옮아붙지 않도록 금융권에 유동성을 투입하라는 주문이다.

유럽 은행들은 대책 마련에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 최대은행 BNP파리바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중동의 국부펀드에 자금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네덜란드 ING그룹은 위기 관리를 위해 이탈리아·스페인 국채 보유량을 절반 정도 줄였고, 영국의 보험사 로이즈는 유럽 일부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런 가운데 국제신용평가사들은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미국 최대은행 3곳과 이탈리아 은행 7곳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했다. 각국의 재정위기가 실물경제에 직결된 금융권으로 전이될 것이란 우려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이날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 & P)가 전날 이탈리아 국가신용등급 강등에 이어 메디오방카 등 이탈리아 주요 은행 7곳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시장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이날 무디스가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미국 3개 대형은행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금융위기는 미국과 유럽 양쪽에서 한꺼번에 번지는 형국이 됐다.

무디스는 강등 배경에 대해 "대형은행이 재정적으로 흔들려도 정부가 내버려둘 가능성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커졌다"고 밝혔다. 당시에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두 차례에 걸쳐 중장기 채권 및 모기지 담보증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현금을 푸는 양적완화 조치를 취했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는 말이다.

▲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

중앙은행이 장기채권을 매입하는 대신 단기채권을 팔아 장기금리를 떨어뜨리는 방식. 장기금리를 낮게 유지해 투자와 소비를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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