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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마존·오프라인 서점, 사활 건 책 전쟁

美 아마존·오프라인 서점, 사활 건 책 전쟁

  • 입력 : 2011.10.22 03:04

인터넷 서점 - 작가·출판사와 독점 계약
출판 업무 겸업하는 추세
오프라인 서점 - "온라인 서점에서
책 내면 진열대에서 바로 빼겠다"

"인터넷 서점과 e북 독점 출판 계약을 맺은 출판사의 책은 우리 서점 진열대에서 빼겠다."(미국 최대 서점 체인 '반스&노블') "출판사를 건너뛰고 유명 작가들의 책을 직접 출판하겠다."(인터넷 서점 '아마존')

책방을 넘어 출판사 영역까지 넘보는 인터넷 서점과 '이러다 멸종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휩싸인 오프라인 서점 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의 거대 서점 체인은 1000개가 넘는 오프라인 매장을 무기 삼아 출판사를 압박하고, 인터넷 서점은 작가·출판사와의 독점 계약을 통해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하면서 양쪽 업계의 사활을 건 경쟁이 '책의 전쟁'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1300개의 매장을 거느린 미국 최대 서점 반스&노블은 배트맨·수퍼맨 등 수퍼히어로 캐릭터로 유명한 만화 출판사 'DC코믹스'의 책을 진열대에서 모두 빼기로 하고, 2주 전부터 책 철거에 들어갔다. DC코믹스가 11월 출시할 아마존의 새 e북 리더 '킨들 파이어'와 독점 출판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내린 조치다. 킨들 파이어는 지금까지 흑백을 고수했던 킨들이 내놓은 첫 컬러 버전이다. 미국 3위 서점인 '북스어밀리언'도 지난주부터 231개 매장에서 DC코믹스 책 판매를 중단했다.

DC코믹스에 대한 대형 서점들의 보복 조치는 지난 2월 파산을 선언한 업계 2위 체인 서점 '보더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대책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가 19일 전했다. e북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않아 결국 몰락한 보더스처럼 아마존의 공격적 마케팅에 당하고만 있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반스&노블은 오프라인 서점과 함께 자체 개발한 e북 리더 '누크'로 킨들에 대항하고 있다.

아마존이 출판사를 건너뛰고 작가들과의 직접 출판 계약에 나서면서 서점뿐 아니라 출판사들도 위기를 느끼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8월 "작가들과의 직접 계약에 착수했다"며 출판업무 겸업을 발표했으며, 올해 가을 122개의 자체 출판 서적을 출간할 예정이다. '아마존 전속 작가' 명단에는 자기개발서 베스트셀러 작가인 팀 페리스, 배우·감독인 페니 마셜 등이 올라 있다. 아마존을 통해 출판한 책은 오프라인 서점을 제외하고 인터넷과 e북 서점을 통해서만 판매하게 된다.

새로운 시장을 보고 아마존과 손을 잡은 작가들은 DC코믹스와 비슷한 보복 조치를 당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인민군의 딸'을 쓴 소설가 키아나 데이븐포트가 몇몇 단편 소설을 e북 형태로 판 데 이어 아마존과 출판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대형 출판사 '펭귄'은 내년 여름으로 예정됐던 데이븐포트의 신간 출간 계약을 파기했다.

출판 컨설턴트 로레인 셴리는 "아마존 등 온라인 서점과 오프라인 서점이 벌이는 보복전은 시작에 불과하다. 현재 책 업계의 상황은 서부 개척시대를 연상케 하며, 누군가 이를 평정하기 위해서는 양측이 수차례의 전쟁을 더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