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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터뷰/크리에이터

잡스, 시장원리를 바꾸어놓았다

잡스, 시장원리를 바꾸어놓았다

세상을 바꾼 혁신적 인물… 추모 이어져

2011년 10월 10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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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의 현장을 가다   

▲ 스티브 잡스 영면 후 그에 대한 추모와 찬사가 그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일(현지 시간) 스티브 잡스가 영면한 이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스티브 잡스는 미국의 가장 위대한 혁신가 중 한 명으로 세계는 위대한 예지자를 잃었다”고 슬퍼했다.

MS 전 회장 시절 스티브 잡스와 치열한 경쟁을 했던 빌 게이츠도 “세상은 스티브만큼 큰 영향력을 지닌 인물을 보기 힘들 것”이라며 “그와 같은 시대에 일했던 것이 행운이며, 앞으로도 그를 많이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브 잡스에 대한 추모의 물결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영국의 철학자이면서 작가인 줄리언 바지니(Julian Baggini)는 6일 가디언지에 흥미로운 글을 실었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그는 스티브 잡스가 인간 삶의 방식을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우리들이 기술을 보는 방식, 음악을 듣는 방식, 의사소통을 하는 방식, 회화나 디자인 등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방식, 그리고 더 나아가 자본주의 시장원리에까지 큰 변화를 준 인물이라고 말했다.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말로 '소비자는 왕이다'란 말을 예로 들었다. 기업 입장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의미지만 스티브 잡스는 이 원칙을 벗어났다. 그에게 있어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었다는 것.

어떤 사람도 자신이 맥(Mac), 아이팟(iPod), 아이폰(iPhone), 아이패드(iPad)를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잡스는 소비자들이 이미 원했던 것을 주려고 시도했던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 더 원하게 될 것을 창조해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가격구조에 있어서도 놀라운 개념을 선사했다. 특히 모든 웹 기업을 연결해 정보를 무료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던 오픈 소스 운동(open source movement)에 직면해 특별한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얼마든지 특별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주었다.

특허관리에 있어서도 매우 남달랐다. 협동연구가 성행하던 분위기 속에서 그는 자신이 고안한 아이디어가 다른 기업 등에 넘어가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 특허경영에 있어서는 매우 비민주적이었다. 폐쇄적이었지만 그의 성공은 철저한 비밀주의의 성공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영감을 통해 비전을 성취한 고집센 리더

시장원리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만들었다고 말한다. 시장원리란 시장가격이 수요·공급이 만나는 점에서 결정된다는 가격 결정의 원리와 경쟁 원리를 말한다. 그동안 시장원리는 상품가격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결정된다는 원칙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잡스의 아이패드(iPad)에게는 이 원리가 적용되지 않았다는 것. 그가 아이패드를 만들어주지 않았다면 누가 그것을 대신할 수 있었겠느냐며, 비슷한 것이 있을 수 있었겠지만 아이패드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위크(Newsweek)는 10월 첫 주간호에서 ‘미국의 천재 스티브 잡스, 그가 어떻게 세계를 변화시켰나?’란 제목의 커버 기사를 실었다.

뉴스위크는 이 기사를 통해 잡스가 자신의 비전을 영감(inspiration), 일방성(unilateralism), 직감(instinct)으로 이끌어가면서 그것을 성취해나가는 고집 센 리더(wilful leader)임을 증명했다고 썼다.

위스콘신 대학 스피치 석사학위 과정의 대학원생이었던 어머니, 그리고 시리아 출신 정치학박사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잡스는 태어나자마자 미혼모인 어머니를 떠나 샌프란시스코의 폴(Paul)과 클레어러(Clara) 부부에게 입양됐다.

뉴스위크지는 세상을 바꾸어나갈 수 있는 잡스의 영웅적인 능력인 설득력(persuativeness), 모험심(risk-taking), 완벽주의(fierce perfectionism),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점(Willingness to fail) 등은 어릴 적 성장기에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뉴스위크지는 이밖에 잡스의 굴복하지 않는 끈기(Sheer tenacity), 탄력성(Resilience), 거대한 자부심(Grandise ego), 강력한 자신감(Overwhelming belief in himself) 등을 위대한 인물이 탄생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지목했다.

스티브 잡스의 영면은 세계인들에게 매우 강력하면서도 지속적인 흔적을 남겨놓았다. 그에 대한 기억과 흠모, 그리고 찬사 역시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그가 세상을 떠났지만 세계인들은 그를 진정으로 세상을 바꾼 혁신적 인물로 기억하고 있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1.10.10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