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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미래 핵심산업으로 부상

로봇, 미래 핵심산업으로 부상

라이프케어, 의료로봇 등 세계 시장 확대

2011년 06월 23일(목)

> 융합·문화 > 융합기술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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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6일 일본의 니케이비즈니스는 흥미 있는 기사를 실었다. 로봇대국인

일본에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났는데 어째서 사고 현장에 일본산 로봇이 아닌

미국산 '아이로봇'이 투입됐느냐는 것인데 이유인즉 이렇다.

2000년 일본 기업들은 통상 산업성의 지원을 받아 원자로 내 작업로봇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 정부 지원이 끊기고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미쓰비시, 히타치, 도시바 등 일본 기업들은 원자로 내 작업로봇

개발을 중단했다는 것.

그러나 일본 기업들과 함께 개발에 참여했던 프랑스 기업 사이버네틱스는 작업로봇

 상용화에 성공해 독일에 수출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봇대국 일본이 큰 망신을

당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싣고 있었다.

미국서 로봇산업 주도권 되찾아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990년대 일본은 원자로 내 작업로봇과 같은 전문서비스

로봇이 아닌 인간형 로봇에 몰두하고 있었다. 대학과 연구소는 물론이고 '아시모'를

 개발한 혼다, '큐리오'를 선보인 소니, 심지어 도요타까지 인간형 로봇 개발에

몰두하고 있었다.

▲ 의료로봇의 수술 시스템.(자료, 한국디지털병원수출사업조합) 


그러나 이 개인서비스 로봇이 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지 못하자 기업들이 투자를

중단했고, 사회적으로는 비판이 이어졌다. 높은 기술 수준에도 불구하고 로봇 연구가

 비실용적이고 실험실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핀잔까지 이어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로봇 개발에 대한 정부 지원이 끊어졌고, 결과적으로 후쿠시마 원전사고

현장에 미국산 로봇을 투입해야 하는 망신을 당해야 했다.

반면 미국의 경우는 일본과 정반대다. 1960년대서부터 70년대까지 로봇산업의

탄생과 부흥을 주도한 것은 미국이었다. 1961년 GM이 공장에 세계 최초의 산업용

로봇 '유니메이트(Unimate)'를 설치한 후 로봇 종주국으로서 자리를 잡았지만

1980년대 들어 독일과 일본에 그 주도권을 빼앗긴다.

군사용 로봇에 연구 개발을 집중했기 때문에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 미국을 맹추격한

 독일과 일본에 기술력을 추월당할 수 밖에 없었다. 1973년 독일의 쿠카는 세계

 최초의 6축로봇 '파뮬러스'를 제작했으며, 1980년대 들어서는 일본 산업용 로봇

제품이 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미국 정부는 1990년대 이후 국방부와 과학재단(NSF) 주도로

우주탐사, 의료산업 등에 투입할 수 있는 전문 서비스 로봇들을 집중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세계 로봇 시장에서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되찾았다.

세계로봇산업연맹(IFR)은 오는 2013년에 로봇관련 상위 200개 기업 중 미국

기업이 35%(70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전문서비스 로봇은 의료, 소방·감시, 필드 로봇 등의 분야에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2010년 시장규모가 26억 달러로 연평균 15%씩 성장하고 있는데, 2020년이

 되면 120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수술로봇 '다빈치(da Vinci)'를 만드는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경우 수익률이 2006년

19%에서 2010년 27%로 급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금 시작해도 승산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가미된 로봇들도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MIT 졸업생들이 설립한

 키바시스템스는 지난 2007년 물류창고를 관리하는 로봇시스템을 개발했다. 다른

물류 자동화시스템과 비교해 효율을 3배나 향상시켜 자포스, 드러그스토어 등 10개

 이상의 대형 쇼핑몰 창고에 납품했는데, 2009년 미국에서 급성장하는 기업 6위에

 선정됐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치호 수석연구원은 "전문 서비스 로봇은 정밀한 제어능력, 심해와

 같은 극한 환경 속에서 신뢰성을 보장해야 하는 문제 등 고난이도 기술이 요구

되지만, 개인서비스 로봇과 비교해 기술 난이도가 낮은 편"이라며, 다른 로봇과

비교해 사업성이 높은 점을 강조했다.

한국에서도 전문서비스 로봇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현대중공업은 큐렉소와

함께 인공관절 수술 로봇을 개발했다. 삼성테크윈과 동부도 보안 로봇과 농업 로봇

사업 참여를 계획 중이다. 2010년 6월 현재 한국의 전문서비스 로봇 기업 수는

 32개로 전체 로봇 기업 중 1%에 불과하다. 아직까지 기업 수가 적고 매출 규모가

작아 로봇 강국인 미국, 일본, 독일 등과 경쟁하기에 무리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최근 정부와 기업 등을 중심으로 전문서비스 로봇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최근 2010 산업융합원천 기술로드맵 기획

보고서를 통해 전문서비스 로봇의 사업성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확보하고 있는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로봇들을 개발해 세계 시장에 내놓을 경우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향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로봇으로 라이프케어로봇, 사회안전로봇,

에듀테인먼트로봇, 고부가의료서비스로봇, 청정생산용 첨단제조로봇, 농·어업용

로봇 등을 제시했다. 대부분의 로봇들에 있어 원천기술이 미국과 일본 기업들에 비해

뒤지고 있지만, 지금부터 기술확보 및 특허 전략을 착실히 추진해나갈 경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전문서비스 로봇은 광범위한 분야의 기술들이 결합된 융합기술이다. 청정

생산용 첨단제로로봇의 경우 자율이동기술, 복합교시기술, 인간보호 안전기술,

자율작업 멀티로봇 기술, 공정 자율학습 및 작업고도화 기술 등이 30여개 분야의

특허기술을 요하고 있다.


로봇 기술 자체가 그 나라의 과학기술력을 상징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봇이 미래 세계를 움직일 기기라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이

로봇 기술이 미래 한국을 이끌어갈 프론티어 기술인지 면밀한 검토가 요구되고 있다.

이강봉 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1.06.23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