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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AI, 지능형 로봇

후쿠시마 원전 구원 나선 로봇

후쿠시마 원전 구원 나선 로봇 아이로봇 4대 현지 임무 대기 중 2011년 03월 29일(화)

▲ 팩봇 로봇  ⓒiRobot
방사능 유출을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 조만간 로봇이 투입될 예정이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미국 메사추세츠주 소재 아이로봇(iRobot)사는 후쿠시마 제1원전의 조사 및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아이로봇 4대와 직원 6명을 26일 일본에 파견키로 했다.

아이로봇 팀 트레이너 부사장은 미국 공영 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에 로봇 4대와 직원들을 보내 함께 작업 중이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며칠 안에 우리 로봇이 원전 안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로봇 4대, 임무 대기 중

일본 미추이(Mitsui) 중공업은 지난 주 재난 모니터링 로봇인 모니 로보(Moni-Robo)를 원전 현장에 보냈다. 캐나다의 이누크툰 서비스(Inuktun Services)는 자사의 기술이 원전 복구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조사 중이다.

앞서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에너지기업 EDF와 원전 건설업체 아레바가 방사성 물질에 심하게 오염된 환경에서도 작업할 수 있는 로봇을 지원하겠다고 일본에 제의했지만, 일본 측에서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카네기멜론대 로봇공학과 윌리엄 휘태커 교수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위험한 핵연료를 다루거나 원전 인근의 방사선 오염 토양을 걷어내는데 다양한 로봇들이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휘태커 교수는 지난 1970년대 후반부터 로봇을 만들기 시작했으며 1980년대 초 스리마일 섬(Three Mile Island) 원자력 발전소 사고 조사와 복구를 수행한 바 있다.

스리마일 섬 원자력발전소 사고는 1979년 미국 스리마일 섬 원자력발전소에서 일어난 노심 융해 사고이다. 스리마일 섬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발전소의 급수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노심의 절반 이상이 녹아내린 대형 사고로 기록됐다.

아직 구체적인 임무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현장에 투입 예정인 후쿠시마 원전의 로봇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모니 로보, 3D 열그래픽 촬영 가능

▲ 모니 로보  ⓒNuclear Safety Technology Center
크기 150cm, 무게 600kg의 모니 로보는 한 팔로 구성됐다. 모니 로보는 1km 밖에서도 원격조정을 할 수 있으며 3D 열그래픽(thermography)이미지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를 장착했다. 로보는 트랙을 따라 이동하며 방사능 측정, 가연성 가스 탐지 등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캐나다 Inuktun사는 원경조정으로 카메라를 부착해 기어가는 로봇에 특화했다. Inuktun사는 작게는 지름 10cm 크기의 파이프라인에 맞는 로봇에서부터 크게는 지름 38cm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크기의 로봇을 구비하고 있다. 이들 로봇들은 파이프나 하수관과 같이 제한된 공간에서 사용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한다.

Inuktun, 원격조정 카메라 로봇 특화

Inuktun사의 콜린 도벨 사장은 “우리는 일본의 지진 현장이나 후쿠시마 원전 현장에 어떤 장비도 보내지 않았지만 도쿄지사에는 몇몇 시연용 장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로봇이 현장에 배치될 것이라고 믿지만 어떤 것도 확신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아이로봇사는 4개의 아이로봇과 7명의 기술자를 보냈다. 4개의 아이로봇은 다시 2개의 팩봇(Packbots)과 2개의 워리어(Warrriors) 로봇으로 나눠진다. 팩봇은 폭파물 제거를 위한 목적으로 제작됐다. 팩봇은 미군이 아프카니스탄 등의 분쟁지에서 폭발물 탐지 등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투입한 바 있다.

워리어는 올 여름까지 상업적인 용도로는 사용되지 않는 아직 상용화 전 단계의 모델이다. 이 때문에 팀 트레이너 부사장은 “아이로봇 기술자들이 로봇의 성능과 운용, 제한 등에 대해 도교전력과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워리어, 100kg까지 들 수 있어

▲ 워리어 로봇  ⓒiRobot
68kg의 워리어 로봇은 6.4cm의 소방호스를 실어 나를 수 있어 물이 필요한 곳에 보다 많은 양의 물을 공급할 수 있다.

워리어 로봇의 팔은 100kg 까지 들어 올릴 수 있으며 시속 12.9km/h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 또한 적당한 트랙 시스템을 이용해 계단을 오를 수 있다.

팩봇들 가운데 하나는 방사능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장착했다. 각각 10.9kg의 팩봇들은 3개의 팔로 구성됐다. 팩봇은 대략 13.6kg까지 들어 올릴 수 있으며 쓰레기를 치우고 잠재적으로 위험한 물질들을 이동시킬 수 있다. 또한 계단을 오를 수 있으며 시속 9.3km/h의 속도로 이동한다. 최대 60도의 경사까지 오를 수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팩봇과 워리어가 어떤 역할을 수행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트레이너 부사장은 “우리는 임무를 부여받지 않은 상황에서 로봇들을 파견했다”면서 “연료봉에 물을 전달하거나 시설물 내에서 장비를 이동하거나 안전해진 시설물을 청소하는 등 적당한 임무가 있다면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이들 로봇의 목적은 위험한 환경에 로봇들을 보내고 안전한 거리에서 이들 로봇들을 조정하는 것이다. 트레이너 부사장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은 후쿠시마 원전의 환경이 로봇들을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인지 여부”라고 덧붙였다. 현지에 기술팀이 파견됐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의문은 수일 내 풀릴 전망이다.

대다수의 군사용 장비가 그러하듯이 아이로봇들은 전자방해(electromagnetic interference) 보호 장비를 갖추고 있다. 아이로봇사는 로봇작동을 위한 라디오 신호와 방사선 등의 간섭으로 아이로봇의 무선조정이 방해받을지 여부에 고심했다. 아이로봇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팩봇과 위리어에 220~500m 범위 내에서 원격 조절할 수 있도록 특별한 광섬유를 장착했다.

“로봇들 물에 잠기는 환경에서도 작동돼야”

휘태커 교수는 “원자로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물이 필요한데 로봇이 물에 잠기는 것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로봇이 완벽하게 물속으로 잠길 수는 없더라도 매우 젖은 환경에서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팩봇이나 워리어는 1m 내외의 물에서는 작동할 수 있지만 물속에 잠기거나 매우 열이 높은 극한의 환경에서는 작동되지 않는다. 이러한 점 때문에 도교전력이 헬리콥터 등으로 연료봉에 물을 전달하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 구사하고 있지만 로봇들이 실제 도움이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일본은 자위대나 도쿄전력 직원 등이 방사선 피복 위험에도 불구하고 원자로와 사용 후 핵연료 보관 수조에 바닷물을 공급하고 외부 전원을 끌어다 냉각시스템을 재가동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등 그간 로봇을 활용하지는 않았다.

지난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수습할 당시에는 방사선 수치가 너무 높아 부서진 원전 건물 기둥 등을 들어 올리는 원격조종 크레인, 자르거나 땅을 파는 로봇 등이 사용됐다.

이성규 객원기자 | henry95@daum.net

저작권자 2011.03.29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