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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종이의 진화… 접는 TV까지

전자종이의 진화… 접는 TV까지

미래 IT시장 이끌어갈 핵심기술

2011년 04월 29일(금)

> 과학·기술 > 신소재·신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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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전자종이가 등장한 때는 1975년이다. 복사기 제조업체인 미국

제록스(Xerox)는 ‘자이리콘(Gyricon)’이란 명칭의 전자종이를 개발했으나

아쉽게도 2005년 개발이 중단됐다. 상업성 때문이었다.

2004년 소니(Sony)도 ‘리브리에(Librie)’라는 전자책 단말기를 출시했으나 콘텐츠

부족으로 판매가 워낙 부진해 시장에서 철수하고 만다. 그러나 인터넷 서점의 강자

아마존은 2007년 베스트셀러를 포함한 8만 종 이상의 컨텐츠를 기반으로 전자책

 ‘킨들(Kindle)'을 선보였다.

결과는 놀라웠다. 2009년 성탄절 최고 히트상품으로 부상하는 등 2009년에만

540만대, 2010년에는 800만대 이상 팔리는 대히트를 기록했다. LG경제연구원

문희성 책임연구원은 전자종이의 남다른 장점들이 아마존의 ‘킨들’과 같은 성공을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LCD보다 더 편안하게 볼 수 있어

전자종이의 첫 번째 장점은 자체 발광을 하지 않는 ‘반사형’이기 때문에 눈에 피로감을

 느끼진 않는다는 점이다. 컴퓨터 모니터, TV, 스마트폰 등은 LCD의 백라이트,

AMOLED 등에서 직접 빛을 발산하기 때문에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 전자종이 개발 로드맵(자료 LG경제연구원) 


유연하다는 점 역시 중요한 장점이다. 현재는 디스플레이용 기판으로 유리(glass)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 유연성에 있어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금속 호일(Metal Foil)이나

플라스틱 기판으로 대체하려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접는 것이

가능한 (Foldable) 전자종이도 출현할 전망이다.   

소비 전력량이 적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장점이다. 전자종이는 ‘반사형’이다

보니 백라이트도 필요 없고, 자체적으로 빛을 낼 필요도 없다. 빛에너지를 외부에서

얻기 때문이다. 더구나 다른 디스플레이 제품과 비교해 가벼운 점 역시 매력적인

부분이다.

이 같은 장점들 만큼 시장성도 매우 밝은 편이다. 디스플레이서치(Display Search)에

따르면, 전자종이 시장은 2009년 4억 3천만 달러에서 2018년 96억 달러 규모로

2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는 최근 학회지를 통해 2011년 하반기에 컬러 전자종이가

본격 상용화되고, 대형 쇼핑몰 등 유통업체에는 전자 가격표가 부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2015년이 되면 접거나 말 수 있는(Rollable) 전자종이, 혹은 디지털

광고판용 전자종이가 등장할 것으로 보았다.

또 핸드폰 케이스를 비롯 가전제품 외장을 컬러 전자종이화 해서 다양한 디자인과

색 구현이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더 나아가 2020~2030년경에는 고무 매트처럼

 휠 수 있고 얇은 전자시트가 개발될 것으로 예측했다.

기업들 전자종이 원천기술 확보 나서

기업들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LCD 패널 메이저 기업들은 전자

종이의 잠재성을 주목하고 관련 기업을 인수하거나, 전략적 제휴에 나서고 있다.

▲ 13인치 크기에 180시간 동안 사용이 가능한 노트슬레이트(왼쪽)와 왼쪽에 전자종이를 채용한 엔투어리지의 포켓 엣지(Pocket eDGE) 태블릿 


LG디스플레이는 ‘E-ink(현재 PVI 자회사)’와 제휴, 전자책 단말기 업체 아이리버와

합작 법인을 설립한 바 있고 최근에는 기술벤처 기업인 ‘이미지 앤 머티리얼(I&M)’을

 인수해 전자종이 기술 역량 축적 및 제품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LCD 총괄은 올해 초 ‘리퀴비스타’를 인수했다. 새로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선두 LCD 기업들이지만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을 위해 제품 다변화,

전자종이 기술과의 연계성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자종이는 현재 흑백위주 제품만 상용화 되고, 컬러 제품은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 E-ink가 ‘트리톤(Triton)’ 이라는 컬러 전자종이를 개발

했다. 화질과 응답속도를 기대 수준에 당장 맞추기는 어렵지만 지속적인 소재

혁신을 통해 새로운 방식의 전자종이들이 계속 개발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전자종이를 활용한 신제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종이노트를

대체할 수 있는 ‘노트슬레이트(Noteslate)’가 있는데, 이 제품은 아이패드 같은

외장에 전자종이를 적용한 것으로 터치펜을 이용해 자유롭게 필기를 할 수 있으며,

손쉽게 필기 내용을 저장·삭제할 수 있다. 또 와이파이와 MP3 기능도 있어 교실,

사무실 등에서 종이 노트를 대체할 수 있다.  

얼마 전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엔투어리지(Entourage)의 ‘듀얼 디스플레이 태블릿’

은 한 쪽은 6인치 전자종이, 다른 쪽은 7인치 LCD 화면으로 구성돼 있다. 전자책을

읽거나 동영상을 보는 등의 여러 가지 용도에 따라 사용자가 전자종이와 LCD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도록 구성된 제품이다.  

IT전문지 컴퓨터월드(Computerworld)는 ‘올해 주목 받는 4가지 디스플레이 기술’의

하나로 전자종이를 지목했다. 관계자들은 나머지 3가지 기술, 즉 멀티터치, 햅틱,

OLED와 함께 전자종이 기술이 향후 IT시장을 이끌어나갈 핵심 기술로 보고 있다.   

현재 기술수준으로 보았을 때 전자종이를 LCD 등을 대체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보는 것은 아직 때 이른 감이 있지만 전자종이의 가능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문희성 책임연구원은 향후 전자종이의 새로운 차별적 가치들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봉 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1.04.29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