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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재확보 경쟁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재확보 경쟁우수 인재 위한 초고속 승진 시스템 등2011년 04월 05일(화)

현대중공업은 최근 중국 상하이(上海) 증권거래소 빌딩에 ‘글로벌 기술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아시아를 비롯한 북미·유럽 등지에서 연구인력 30여명을 공개 채용한다고

밝혔다. 

100% 독립법인으로 출범하는 이 기술연구센터는 오는 6월말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장장(张江)하이테크 파크’로 이전한 뒤,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오는

2013년 5개 연구실에서 근무할 고급 연구 인력을 200여 명으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연구 분야도 건설장비· 중전기기· 엔진 등 그동안 중국에서 해오던 사업 위주에서

스마트그리드· 해상풍력· 로봇시스템 등 미래 글로벌 전략상품 분야로 그 범위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 연구센터에서 당초 계획했던 데로 인재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외자기업 직원 30% 현지기업으로 이직 희망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중국에 진출한 인력회사들이 기업들 간의 인재확보

전쟁으로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이

 인재부족으로 인해 이전보다 더 열심히 고급 인재들을 찾기 시작했으며, 직원들의

후생 관리에도 더 많은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

▲ 중국 기업들 간에 고급 인재학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베이징에 있는 길리(吉利) 대학생들의 수업 장면. (사진 길리대학 홈페이지) 


그러나 이러한 소망과는 달리 기업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고급 인재들의 수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가 중국에 진출한 외자계 기업들을

대상으로 인력운영 실태를 설문조사한 결과 “인재가 부족하다”는 응답이 2009년

15%에서 2010년 40%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이는 중국인 대졸자가 매년 약 600만명씩 배출되고 있으며, 한국과 마찬가지로

청년실업난이 사회문제화 되고 있지만 기업이 찾고 있는 고급 인재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한국 등에서 온 다국적 기업들이 최근 인재확보에 더 애를 먹고 있는 것은 지난

수년 간 중국 대기업과 공기업들이 많은 인재들을 데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500대 기업에 포함된 차이나모바일은 지난 2008년 이후 ‘인재들이 가장

원하는 기업’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알리바바, 하이얼 등도 지난 2008년 이후 구글을 누르고 인기 순위 2, 3위를

번갈아 차지하고 있다. 더구난 최근 많은 중국 인재들의 자국 기업 입사가 늘고

있고, 다국적 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인재들까지 자국 기업으로의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 인재를 위한 초고속 승진 프로그램

월스트리트 저널은 그동안 다국적 기업에 근무하던 중국 인재들 중 약 30%가 떠날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다국적 기업 입장에서 어떻게든지 인재를

잡아두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 (자료 삼성경제연구소 제공) 


이런 분위기 속에서 고급 인재를 붙잡아두기 위한 갖가지 전력이 속출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시스코시스템즈(Cisco Systems)는 핵심 기술인재를 붙잡기

 위해 중국 정부와 파트너십, 주요 대학과의 연계, 비즈니스 스쿨과의 제휴 등

종합적인 인재양성 구축계획을 구축했다.

2004년부터 난징(南京)대 등 35개 대학에 글로벌 수준의 인터넷 프로그램을

공급해 현재 ‘시스코 네트워킹 아카데미’로 발전시켰으며, 2008년에는

베이징(北京)대에 시스코 리더십 센터를 만들어 고위 경영자 양성과정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인터컨티넨탈 호텔 그룹(IHG)은 10개 지역 대학원과 협약을 맺고, 호텔경영 특별

과정을 개설하고, 교육과정에 있는 학생들이 IHG의 호텔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이해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식품 및 생활용품업체인 유니레버(Unilever)는 중국인 인재를 핵심 간부로 양성해

현지 경영자로 활용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대졸자 채용 이후 2~3년 간 3~6개월

단위로 직무전환을 하고, 과장 승진 후 5년이 지나면 부장으로 승진시켜, 30대 후반에

 임원, 40대 전반에 최고 책임자, 50세 전후에는 지역총괄 최고 책임자로 양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인재확보는 기업 사활의 문제

이와 관련 유리레버 재팬의 미야타 유코 인사총무본부장은 “신흥국에서 지속적으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은 기업의 사활이 걸린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 (자료 삼성경제연구소 제공) 


그동안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 현지화를 추진하면서 현지 출신 임원의 임금을 본사

임원의 3분 1 정도 지불하는 등 차별화된 보상 시스템을 실시해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에서의 인재 전쟁은 다국적 기업보다 현지기업에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 중화영재망(中華英才網, http://www.chinahr.com)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국 대학생들은 다국적기업보다 현지기업이 보상, 복리후생, 근무환경, 장기 경력

개발, 일과 생활의 균형 등에서 더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현지 기업의 위상이 높아지고, 근무환경도 좋아져 중국 대학생들의 기업

선호도가 크게 변화했다는 분석이다. 중화영재망에 따르면 기업의 사활을 맡길 중국

인력시장의 판도가 고급 인력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고급 인력 확보를 위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엄동욱 수석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 내 인재확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중국인뿐만 아니라 중국에 온 유학생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이들을

 핵심 중간 관리자로 육성해야 하며, 현지인에게 사업을 모두 맡긴다는 믿음으로

현지밀착경영을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봉 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1.04.05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