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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지원/입법

"벼랑 끝 예술가에게 밥 주는 법 만들어 달라" 봇물

"벼랑 끝 예술가에게 밥 주는 법 만들어 달라" 봇물

조선일보 | 곽아람 기자 | 입력 2011.02.17 14:15 | 수정 2011.02.17 14:20

"20년 전 '직장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신용카드 발급을 거절당한 적이 있다. 특정한 소속이 없는 예술인들은 벼랑 끝에 서 있는 셈이다. 예술인 복지법 제정이 시급하다." (연극배우 박정자)

"10년 전쯤 보험을 들려고 했다. 직업이 '시인'이라고 했더니 보험료가 엄청나게 뛰었다. 차라리 '백수'로 고쳐달라고 했더니 보험사에서 '취업희망생'으로 고치더니 보험료를 많이 낮춰줬다. 그때부터 '시인=백수'라고 생각해 왔다." (시인 신영목)

17일 오전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열린 '2011년 예술정책 대국민업무보고'에서는 예술가들의 절박한 생존 현실에 대한 토로가 쏟아졌다. 이 행사에는 연극·문학·미술·무용·클래식 등 각 분야 문화예술인들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포문(砲門)을 먼저 연 것은 연극배우 박정자씨였다.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박정자씨는 "지금 연극인들은 4대 보험 사각지대에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2008년 43세의 배우가 간경화 3기로 주거용 컨테이너에서 사망했고, 그해 5월 65세의 배우가 육종암으로 사망하는 등의 사례가 있었다"면서 "예술인 복지법이 발효·적용되면 우리는 조금이라도 이 사회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자존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이어 "해마다 대학에서 수많은 예술전공자가 배출되는데 이들은 다 예비실업자들"이라면서 "직업예술인들에게 상담 교육과 창의력 키우기 교육 등을 시켜서 사회복지사와 같은 '문화복지사' 형태로 방과 후 학교 등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시인 신영목씨는 "최근 사망한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씨 사건 이후로 패닉 상태"라고 말문을 열었다. 신씨는 "올해 문학분야 작가지원의 가장 큰 문제는 보조금을 받으면 그 지출내역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작가 지원은 기관이 아닌 개인이 수혜 주체인데 작가들이 그 돈을 어디에 썼는지 증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신씨는 "이번에 창작기원을 받았는데 쌀 산 것, 차에 기름 넣은 것까지 다 적어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이 되더라"면서 "순수한 의미의 작가 지원은 작가 작업을 응원하는 의미인 만큼 국가예산시스템의 일관성보다 작가 작업의 특수성을 배려해주면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고(故) 최고은씨의 안타까운 사건으로 인해 정치권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편성된 예산 안에서 할 수 있는 한 우선순위를 바꾸거나 해서 예술인들의 자존감을 최대한 지키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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