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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동 금융위원장, "자본시장 혁명적 빅뱅 만들것"

김석동 금융위원장, "자본시장 혁명적 빅뱅 만들것"
글로벌 IB 키우고 `모범` 헤지펀드 육성
"자문형랩ㆍ퇴직연금 과당경쟁 못참아"
기사입력 2011.02.06 18:18:32 | 최종수정 2011.02.06 22:12:08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정부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초대형 투자은행(IB)을 육성하고 파생상품, 외환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해 고수익을 노리는 헤지펀드를 활성화하기 위해 현행 자본시장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초대형 IB를 육성하기 위해 우리투자증권을 우리금융지주에서 따로 떼어내 분리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국내 `빅3` 증권사 가운데 하나인 우리투자증권을 기존 다른 대형 증권사가 인수ㆍ합병(M&A)한다면 대형 IB 탄생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통합자본시장법 도입 2주년을 맞아 지난 1일 개최한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이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고 웬만한 충격은 견뎌낼 수 있는 체력도 갖추게 됐다고 판단한다"며 "대폭적인 규제 완화를 통해 자본시장에 혁명적 빅뱅을 만들어 보려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세계적 IB가 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는데 기대 이하였다"며 "법 도입 당시 규제를 확실히 풀려했으나 국회 논의 과정에서 상당수 규제가 남게 됐고 설상가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발생해 모든 금융사들이 보수ㆍ안정화에 주력했다"고 실패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예전엔 정부 주도로 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이번엔 거꾸로 민간에 주도권을 넘겨 시장 플레이어들이 원하는 내용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조만간 민ㆍ관 합동으로 자본시장법 개정 위원회를 구성하되 위원장은 민간 인사를 기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자본시장법 최종 단계는 헤지펀드에 가까운 사모펀드, 즉 모범 펀드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시장 레버리지(차입)를 이용해 금융 기능이 잘 작동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당국자가 `모범 펀드`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처음으로 `선진국형 헤지펀드는 투기성이 강해 위험하다`는 부정적 인식을 완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규제의 칼을 들기 시작한 선진국과 거꾸로 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지만, 김 석동 위원장은 "우리 금융시장은 건전성과 안전성을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일각의 지적을 일축했다. 위축되지 않고 규제 완화 소신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이다.

김 위원장은 인기상품인 자문형 랩과 퇴직연금 시장에서 금융회사 간 과열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데 대해 강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정부가 대폭적인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건 시장 플레이어들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경쟁하면서 각기 특색 있고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고,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주길 기대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돈이 좀 된다고 하는 분야에만 동네축구 하듯이 몰려다니는 행태가 나타나고 있어 걱정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열어 놓은 자유를 속박할 생각은 없지만 자꾸 그런 모습만 보이면 못 참는다"며 과당경쟁이 지속될 경우 강력한 규제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그동안 퇴직연금 시장에선 확정 고금리 제시, 과도한 부가 서비스 제공, 자사상품 위주의 기형적인 운용 등이 출혈경쟁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남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