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 인터뷰/전문가

이대로 우리 젊은이들을 절망케 할 것인가?

이대로 우리 젊은이들을 절망케 할 것인가?

설 명절에 아이들이 들은 덕담 중에 가장 많은 것은 ‘부모님 말씀 잘 듣고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가라’는 것이었을지 모른다. 나는 16세 된 조카에게 ‘지금부터 10년간 정말 잘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라’는 덕담을 해 주었
다. 그리고 대학은 더 이상 기대하는 만큼의 보상을 해 줄 수 없으니 대학가는 것을 목표로
살지 말라고도 했다. 또한 조카가 사회생활을 하게 될 10년 뒤의 세상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될 것임을 주지시켰다. 처음에는 좀 당황하더니 이내 밝은 표정으로 자신의
꿈을 찾아 봐야겠다고 했다.

대학은 산업사회의 기능적 인재를 육성하는 데 적절한 시스템이었는지 모르지만 미래인재
육성차원에서는 투자대비 기대효과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종합선물세트같은 지식을 일
정기간에 일정량을 투입하여 머리에 제대로 주입 되었는지 평가하고 그 수준에 따라 우수한
인재라고 라벨을 붙여주는 공산품 같은 인재육성으로는 결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것
을 의식 있는 교육관계자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다.

고교졸업자의 84%가 대학을 가는 현실에서 이들이 소비하는 교육비 부담은 대학등록금만
어림잡아도 수 천 만원에 이르며 기회손실까지를 감안한다면 아마도 수 억 원대 이상의
투자 없이는 대학입학은 물론이고 졸업장을 받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많은 가
정에서는 어쩔 수 없이 학자금 융자를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이 사회에 첫발도 내
딛지 못하고 빚쟁이로 전락할 확률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0년 대졸 실업자는 34만6천 명으로 관련 통계작성이후 가장 많
았다고 한다. 매일경제가 추정한 바로는 이른바 일할 생각도 그렇다고 훈련이나 교육을 받
을 의사도 없는 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의 수가 갈수록 증가하여 지
난해 100여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NEET족은 사실상 실업상태이나 이들을 취업자(무급
가족종사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실업률통계에서도 제외되고 있다.

우리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과 열정은 다름 아닌 우리의 미래다. 그들이 꿈꿀 때 우리사회
도 꿈을 꾼다. 그들이 열정을 불사르며 희망을 노래할 때 우리는 그 곳을 향해 힘차게 나아
갈 수 있다. 이런 젊은이들에게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 미래의 꿈과 희망을 어떻
게 만들어가고 있는가. 이미 세상은 빠르게 스마트시대로 내달리고 있는데 아직도 산업사
회의 성공DNA를 젊은이들에게 강요하는 사회라면 우리에게 과연 미래가 있는 것인가. 우
리의 젊은이들이 맨 앞에 나서 미래를 향해 앞서가지 않으면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세
상이 되었다.

레이저 총으로 전쟁을 치러야 하는 병사들에게 창, 칼 다루는 교관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나이가 어리다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경험이 적은 것이 아니다. 그들은 오히려 그들 부모
보다 훨씬 빠르게 미래에 적응할 수 있다. 이들이 미래를 만들지 않으면 결코 미래를 제대
로 만들 수 없다. 어쭙잖게 미래를 약속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들에게 맡겨야 한다.
그들이 열정을 가지고 희망을 가지고 도전하게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유
일한 미래 전략이다. 그들의 상상력으로 그들의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회
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미래다.

전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