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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 위기’ 카라의 ‘합의 같지 않은 합의’…일단 5명이 활동하면 되나?

‘해체 위기’ 카라의 ‘합의 같지 않은 합의’…일단 5명이 활동하면 되나?

국민일보 | 입력 2011.01.28 15:31 |

[쿠키 연예] 그룹 카라(KARA)의 전속계약 해지 파문이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카라의 정니콜, 한승연, 강지영(이하 3인)의 대리인과 소속사 DSP미디어(이하 DSP)는 27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만나 "5명의 카라는 계속되야 한다"며 "기존에 확정된 스케줄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5명이 함께 참여한다"고 밝혔다. 일단 그룹 해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한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상황은 답보 상태다. 아직도 카라는 해체 위기고, 갈등의 불씨가 살아있다. 3인 대리인과 DSP의 합의를 보면 잘 드러난다. 양측은 5명의 카라로 기존 스케줄을 이행하기로 했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다. 국내·외에 많은 일정이 잡혀 있다. 정상적으로 활동하지 않으면 3인과 DSP 모두 줄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입지 않기 위해서는 카라는 일단 존속될 수 밖에 없다. 대단한 수준의 합의가 아니라는 뜻이다.

문제는 당장 카라가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양측의 완벽한 합의가 아니라면 언제라도 해체 위기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카라는 과거 DSP 소속으로 오직 데뷔 만을 위해 팀워크를 다지던 연습생 출신의 신인 그룹이 아니다. 최전성기로 도약하는 시점에서 5명은 3명과 2명으로 찢어졌다.

팀 리더는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한 사실 자체를 몰랐다. 한 멤버는 당초 전속계약 해지 통보에 가담했다가 다시 소속사로 돌아갔다. 완벽한 합의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예전 팀워크로 돌아가는 것은 무리다. 아이돌 그룹의 경우 한 번 팀워크가 흔들리면 걷잡을 수 없다. 인격 모독, 배후 세력, 법적 대응 등의 날선 표현이 오고간 상황에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보는 존재는 카라 팬덤 정도 밖에 없다.

3인의 부모가 소속사와의 협상 전면에 부각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카라가 유지되고 인기가 올라간다고 가정했을 때 이들이 다시 어떤 요구를 할지 모른다. 3인은 시종일관 이번 파문이 돈 문제와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1년 전 쯤부터 고민해왔던 사안이라며 고통을 호소한다. 1년 전이면 카라가 정규 2집으로 막 인기를 얻을 시점이었다. 당초 타이틀 곡도 아니었던 '미스터'가 뜨고, '엉덩이 춤'으로 일본의 러브콜을 받을 시점이었다. 상업적인 가치가 치솟고 있을 때 발생한 소속사와의 갈등이 정말 돈 문제와 무관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소속사의 태도도 문제다. DSP는 3인의 신뢰를 얻고 있는 이호연 대표가 투병 중이라는 사실만 강조할 뿐이다. 하지만 DSP가 SM엔터테인먼트와 쌍벽을 이루며 국내 대형 연예기획사로 위세를 떨치던 시절은 어디까지나 과거다. 현실은 SM, JYP, YG 3강 구도 속에서 변방으로 밀리고 있다. 회사의 간판 SS501도 놓쳤고, 레인보우는 아직도 본 궤도에 진입하지도 못했다. DSP 경영진은 자신들의 뛰어난 매니지먼트 능력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

카라는 일본에서 유탄을 맞을 가능성이 더 높다. 일본 현지 분위기는 상당히 좋지 않다. '미스터' 한 곡으로 이제 막 이름을 알린 한국 아이돌 그룹이 소속사와 갈등을 빚는 것 자체를 돈 문제와 밀접히 결부시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이번 파문은 일본에 진출한 다른 국내 가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크다. 카라가 출연하는 드라마 '우라카라'의 4회분 방송이 예정대로 전파를 탈 수 있을지 불투명한 것처럼 한국 가수는 장기 계약을 하기엔 불안한 요소가 많다는 인식이 퍼질 수 있다. 그야말로 한류 열풍에 직격탄이다.

3인과 DSP가 완벽한 합의를 이룬다고 해도 대중의 따가운 눈총을 피할 수는 없다. 이미 사회적 문제로 비화될만큼 논란이 확대재생산 됐기 때문이다. 오히려 사전에 내부적으로 합의 노력을 게을리 했다는 이유로 양측 모두 거센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결국 카라는 힘들지만 초심으로 돌아가는 수 밖에 없다. 가수는 음악으로 돌파해야 한다. 자신들의 최고 히트곡인 '미스터'를 뛰어넘는 곡으로 긍정적인 관심을 모으지 않는 이상 대중은 카라를 여전히 해체 위기로, 소속사와의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다고 바라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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