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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동의 중국世說] 후진타오 방미와 차이메리카의 가능성 [중앙일보]

[한형동의 중국世說] 후진타오 방미와 차이메리카의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시각 : 2011-01-24 오후 2:32:51

세기의 만남! 21세기 세계 평화와 번영을 향한 상봉! 매스컴들의 요란스런 팡파레 속에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은 1.18-21간 미국을 국빈 방문했다. Zachary Karabell이 말한
'차이메리카(CHIMERICA) 초융합(superfusion)의 성급한 점화가 기대되는 화두였다.

중국의 '21세기경제보도'는 후주석의 방미를 "석우지려(우려를 불식시키는 여행)"라며, "중국의 강대국 부상이 미국에 대한 패권도전인 아닌 평화로운 성장임을 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는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구속한 국가원수를 초대한 최초의 대통령"이라며, 강한 자세를 보이지 않으면 의회의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한마디로 " 양국 간 원칙적인 협력의 공감대는 형성했으나, 실질적인 진전은 없었던 과포장의 세기적 만남"으로 평가되고 있다. 어쩌면 "가치관과 정치체제가 다른 나라간 협조체제 구축에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음"을 노정한 결과라 하겠다.

미국은 극진한 국빈 대접 속에 할 말은 다하고 경제적 실리를 챙기겠다는 전략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 중국측은 G2의 위상을 과시하면서 중국의 평화적인 부상과 책임 대국, 평화 도모 등 정치적 효과를 거두며, 원화절상 및 인권문제 등에 대해서는 평행선을 유지하여 자국의 이익을 지켰다.

뉴욕 타임즈는 양국에 미묘한 변화가 있었으며, 두 지도자들은 처음으로 같은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동 보도는 " 중국이 처음으로 북한의 농축우라늄 프로그램에 대해서 우려를 표시한 것은 미국에게는 작지만 의미있는 스텝을 찾은 것이다" 라고 평가했다. 또한 "더욱 놀라운 것은 후주석이 기자회견에서 인권의 보편성을 인식하고 존중한다고 말한 것이다" 라고 논평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사설에서 "금번 미중 정상회담은 대립은 대립으로 인정하고, 관계회복을 연출한다는 쌍방의 의도대로 된 회담였다"는 논평을 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된 공동성명의 내용은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의 중요성, 「9.19 공동 성명」 준수, 진정성 있고 건설적인 남북 대화 및 6자회담 재개 필요성 등이 언급되었다.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의 중요성을 새삼 강조하는 것은 무의미한 수사이고, 다만 진정성 있는 남북화가 우리의 요구도 반영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허나 남북대화 및 6자회담이 속개된들 무슨 효과가 있다는 것인가? 북한측은 핵무기 경량화 및 미사일 개발 시간 벌기, 미북회담 성사, 경제지원 획득 후 다시 생트집이나 협약 불이행으로 나올 것이다. 이러한 악 순환은 " 6자회담을 봉들의 무대로 이용하는 북한의 전술적 책략의 산물"이라는 것은 이미 나와 있는 북한학적 해답이다.

미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북한 우라늄 농축 계획에 대해 '우려(關切)'를 이끌어 낸것을 무슨 큰 전승이라도 거둔 양 선전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 북한의 체제적 속성과 음흉한 계산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은 순진한 외교적 패착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사실 중국이 북한 우라늄 계획에 우려를 표한 것은 이를 저지하는 데 동참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UEP를 포함한 북한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며, 북한에 대해 군사적 재배치 운운하자 미국의 중국까지 겨냥하는 미사일방어체제(MD) 부활을 우려, 마지못해 응한 것이다.

북한 핵무기 개발 징후를 최초 발견하고도 세계가 모두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결과는 북한의 6자회담 사기극을 통한 핵실험 성공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이번에 우려를 표했다 해서 무슨 도움이 되는가? 북한은 " 대북제재 해제, 경제지원, 서해5도의 북한영토 인정을 위한 평화협정을 조건으로 한 농축우라늄 폐기"를 들고 나올 것이 뻔하다. 중국은 " 북한의 평화적인 핵 이용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6자회담에서 우라늄 문제도 협의하자"고 북한 의도에 도움을 주는 역할만 충실히 이행할 것이다. 어느 억제조치를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나 다름없다.

결국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한반도 문제 관련하여도 '공조'라는 원칙적 합의만 이뤘을 뿐 북한 도발 방지를 해결하기 위한 돌파구나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오바마는 정권초기부터 중국과 전략적 신뢰의 확립을 주장하면서 중국이 책임있는 대국으로서 역할을 다하도록 기대해왔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이 생각한 대로 간단이 이 소망열차에 동승하지 않았다. 금번에도 인민폐와 인권문제는 평행선이었다. 한반도 문제는 더욱 실질적인 해답을 기다리고 있다.

향후에는 미국이 중국의 실체와 전략을 정확히 간파하여 중미 양국이 진정으로 세계평화와 번영을 위해 진지하게 협력, '차이메리카'의 초 융합 효과를 나타내 주기 바란다
 
중앙일보 중국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