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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체험활동, 과학관에서 만나다

창의적 체험활동, 과학관에서 만나다 박물관·미술관·과학관 활용한 시범 프로그램 실시 2011년 01월 13일(목)

▲ 수업 전, 학생들이 과학관에서 테슬라코일을 관람하고 있다. 

서울대공원에 옆에 위치한 국립과천과학관. 급작스레 많은 눈이 내리는 날씨에도 과학관 안은 어린 학생들로 붐볐다.
 
과학관 내에서 한 시간 간격으로 가동되는 테슬라코일 주변엔 학생들이 기대 반 걱정 반인 표정으로 하나 둘 모여들었다. 겁먹은 표정으로 두 귀를 막은 채 테슬라 코일을 바라보고 있는 학생들도 있었다.

잠시 후 엄청난 굉음과 함께 거대한 테슬라코일에서 번개와 같은 모습의 강력한

방전스파크가 발생했고 학생들은 그 신기한 광경에 눈을 떼지 못했다.

전국 학교가 방학기간이지만 이 학생들은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과천과학관을

찾았다. 바로 과학관에서 진행되는 창의적 체험활동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시범운영 통해 창의적 체험활동 모델 프로그램 개발

오는 3월부터 전국 각 초·중·고등학교에 적용될 창의·인성 교육에 대한 준비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정윤)에서는

박물관·미술관·과학관을 활용한 창의적 체험활동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각 지역의 박물관·미술관·과학관을 활용, 학생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창의적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기 위해 계획된 것이다. 

지난 1월 11일부터 2월 말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국립과천과학관

에서 다양한 창의적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시범운영하고 있다.

2월에는 그간 실시한 시범프로그램들에 대한 피드백간담회이 진행될 예정이다.

교과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그로부터 개선사항을 도출해 내고, 프로그램을 보

완한 후 ‘박물관‧미술관·과학관 활용 창의적 체험활동 모델 프로그램’으로

완성할 예정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이후 각 지역에서 그대로 적용되거나 각

기관·지역별 여건에 맞게 개발·운영된다.

국립과천과학관서 초파리 관찰을 통한 체험활동 시범

▲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창의적체험활동 시범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지난 11일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린 시범 프로그램엔 경기도

화성시 안용중 예비 2학년 20명이

참여했다. 

‘유전의 원리 탐구교육’을 위해

개발된 이번 프로그램의 주제는

‘유전현상 연구에 적합한

모델생물로서의 초파리’와 ‘초파리 교배실험을 통한 유전현상의 이해’다.

주제의 제목만 봐서는 중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해당 학생들에게 다소 벅차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유전은 중학교 3학년에서 다루는 내용이기에 자칫

학생들의 흥미와 학습효과를 모두 저하시킬 수 있도 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매우 높은 관심과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다. 

학생들의 관심과 집중력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이번 프로그램이 기존

학교 수업과 크게 세 가지 차이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반 수업과 다른 세 가지

▲ 흰 실험복을 입은 학생들이 진지하게 실험에 참여하고 있다. 

우선 첫 번째는 분위기다. 대공원

인근에 위치한 과학관은 다양한

볼거리를 통해 과학에 대한 흥미를

끌어올려준다. 수업 시작 전

과학관을 둘러본 학생들의 마음은

이미 과학에 대한 흥미로 가득 차

있었다.

실험실에 들어온 학생들은 맨 먼저 외투를 벗고 실험복을 입는다. 흰 가운을 입은

것만으로 학생들의 눈빛과 태도는 달라지게 마련이다.

웃고 떠들기도 했지만 실험도구를 다룰 땐 사뭇 진지함이 엿보였다.

두 번째는 학생들에게 특별한 흥미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총 두 시간의 수업 중

교사의 설명은 길지 않다. 그것마저도 교재나 필기는 필요가 없다.

간단한 프레젠테이션을 통한 강의는 짧으면서도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앞으로 학생들이 관찰할 초파리에 대한 소개가 끝난 뒤, 교사는 실제 초파리와

유충이 들어있는 시험관을 개인별로 하나씩 나눠준다. 그리고 4일에 걸쳐 진행될

수업기간 동안 학생 스스로 초파리를 키우게 한다.

초파리를 받아든 학생들은 순간 징그럽다는 표정을 짓긴 했지만, 이내 손에 들고

계속해서 관찰하며 관심을 보였다.

이후 강사들은 암컷과 수컷, 야생초파리와 돌연변이 초파리 등 여러 종류의

초파리를 차례로 나눠주며 이를 현미경으로 관찰 시키고 그림으로 그리게 했다.

이에 학생들은 서로 현미경을 관찰하려 하며 토론을 하는 등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 개인별로 분배된 초파리 시험관은 학생들의 흥미를 높였다. 

마지막 세 번째는 심화된 수업이라는 점이다. 물론 중학교 1학년 과정에서도 현미경으로 양파껍질이나 입안 상피세포를 관찰하는 수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50분 내지의 수업은 체험활동이라 하기엔 부족한 면이 있다.

또한 교과서에서 지겹도록 본 모습을 단지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이기에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이 수업에선 실제 살아있는 여러 종류의 초파리를 대상으로 한다.

게다가 2시간의 수업을 4일에 걸쳐 연속적으로 진행하면서, 단순한 초파리 관찰에서부터 시작해 생물의 유전, 돌연변이, 교배, 멘델의 유전 법칙 등 다양한 내용에 대해 학습할 수 있게 한다.

대부분의 기존 세대들은 멘델의 유전법칙이라 하면 교과서에 있는 완두콩 사진 밖에 생각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직접 초파리를

키우며 살아있는 것을 관찰하고 교배시키는 등의 실험을 통해 여러 학습내용들을

습득한 학생들에겐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경험이 될 것이라 기대된다.

창의적 체험활동의 긍정적 효과 기대

함께 수업을 참관한 안용중 이은아 과학 담당 교사는 “유전은 3학년 과정에 나오는

내용이기에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쉽고 흥미로운 실험 위주의 수업이어서 저학년

학생들도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참여한 학생들도 수업이 어땠냐는 질문에 “쉽고 재밌다”, “신기하다”와

같이 대답하며 긍정적인 학습효과를 나타냈다.

이와 같은 창의적 체험활동 시범 프로그램들은 2월말 까지 전국 각지에서

실시되며 이로부터 개발된 모델 프로그램은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올해 상반기에

전국으로 보급될 예정이다.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은 2011년

상반기에 개발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달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 국립과천과학관의 특별과학교육 프로그램 


▲ 국립중앙과학관의 겨울방학 창의과학교실 

조재형 객원기자 | alphard15@nate.com

저작권자 2011.01.13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