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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크리에이티브

[디지털포럼] 전통문화, 3D 콘텐츠 만들자

[디지털포럼] 전통문화, 3D 콘텐츠 만들자


고일두 서울과학기술대 건축학부 교수

입력: 2011-01-06 23:07
[2011년 01월 07일자 22면 기사

2011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올해는 내 주변의 일상생활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어떤 기술이 어떤 제품으로 내게 다가올지 생각하면 가슴 설렌다. 작년 한해동안 일상생활 변화에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상품으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일 것이다. 그 제품들은 그 이전에도 있었지만 작년 성공의 핵심은 소프트웨어와 콘텐츠가 사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반면 작년에 불을 지폈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한 3DTV나 스마트TV는 어떤가? 역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의 공급이 문제였다. 세계 정보산업의 발전은 1960년대의 하드웨어 산업 발전에 이어 1980년대의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을 거쳐 2000년대에는 콘텐츠 산업 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혹시 우리나라가 여전히 제조업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전통문화는 미래의 우리 산업의 먹거리를 제공할 것이고 우리의 국격을 세워주는 국가 브랜드가 될 것이다. 한글이나 유형, 무형 문화재는 전통적인 제조업이 후발 개도국들에게 다 빼앗겨도 우리에게서 빼앗아 갈 수 없는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다. 우리의 삶 주변에는 우리만이 지닌 소중한 문화재가 많다.

전통건축은 그 소중한 문화재들의 한가운데를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한옥이 왜 좋은지, 우리의 궁궐이 얼마나 멋있는지를 논하는 것은 뒤로 미루더라도 우리만이 지닌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해진다. 이제 이것은 우리의 문화 일 뿐만 아니라 세계의 유산이다. 유네스코가 몇몇 우리 전통건축을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전 세계인이 이 문화유산을 함께 누릴 만한 가치가 있고, 이제는 누릴 수 있는 시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3차원 전통건축문화 콘텐츠를 만들자'고 제안한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종묘, 하회마을, 양동마을 뿐만 아니라 잘 보존된 한옥과 궁궐 사찰들은 우리 주변에 수없이 많다. 대목장의 집짓는 과정도 빼놓을 수 없다.

3차원 전통건축문화 콘텐츠는 우선 입체 촬영 기술을 사용하여 3D 다큐멘터리로 만들 것을 제안한다. 3D 입체 기술은 건축물의 공간감을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며, 현대 건축물과는 달리 그 디테일이 복잡하고 정교한 전통건축물은 3D입체 기술의 장점을 잘 드러내 줄 것이다.

다음으로는 전통건축물의 정밀한 측정과 정교한 모델링 작업이 필요하다. 정밀한 측정은 전통건축물의 현상을 있는 그대로 디지털 모델로 만드는 기술이며 이 모델은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사용하여 전통건축물의 구조를 설명하기 위해 가상으로 단면을 잘라보거나 분해해 보는 장면을 만들고 앞에서 만든 실사 3D촬영과 함께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마지막으로는 3차원 전통건축의 대화식 콘텐츠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대화식 콘텐츠는 관광, 교육, 게임 등 많은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다. 얼마전 경주 박물관에서 한옥 조립 모델를 샀다. 완성하기까지는 수고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 이와는 달리 디지털 모델은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컴퓨터나 게임기에서 게임처럼 조립해볼 수 도 있고, 내가 원하는 전통건축물을 인터넷으로 받아 조립해 볼 수도 있다. 학생들의 교육에 전통건축물의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 디지털 모델을 사용할 수 있다. 축소모델은 스케일감이 부족하고, 실제 크기의 구조체는 수업에 사용하기 불가능하다. 얼마 전 필자는 실제 크기의 가상 전통건축물의 구조를 관찰할 수 있는 디지털 스튜디오 기술을 사용한 수업을 개발했다. 전통건축의 디지털모델은 교육 분야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새해에 기대되는 정보산업으로 3DTV와 스마트TV 등 대형 화면의 정보기기들이 거론된다. 이 정보기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형화면에 걸맞은 콘텐츠가 필요하다. 많은 분야의 콘텐츠개발이 필요하겠지만 우리 전통문화를 콘텐츠화하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것이야말로 분야간의 융합 기술이 필요한 일이다. 다큐멘터리는 문화 분야가 맡고, 3DTV기술은 제조업에서 맡고 디지털 모델은 건축이 맡는 식의 영역을 분리해서는 글로벌 소비자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없다. 전통건축물의 정밀한 측정 기술과 스토리와 디자인이 있는 다큐멘터리 제작, 이것을 담을 수 있는 디지털미디어의 개발 등이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3차원 전통건축 문화 콘텐츠가 빛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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