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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놀이 팽이완구 2천만개 팔아

전통놀이 팽이완구 2천만개 팔아
최신규 회장 "3년 연구개발 버전3 `마그라넥스` 대박예감"
기사입력 2010.12.13 17:40:13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Small Champ / ⑩ 손오공

"내년에는 3년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개발한 신개념 팽이완구 `마그라넥스(가칭)`로 손오공의 저력을 다시 한번 제대로 보여주겠습니다."

완구업체 손오공의 창립자인 최신규 회장(사진)은 13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지금껏 누구에게도 공개한 적이 없다는 신제품을 직접 시연해 보이며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손오공은 전통 놀이기구인 팽이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탑블레이드`와 `메탈베이블레이드`라는 전투팽이로 선풍적인 판매를 기록하며 `팽이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 제품들의 누적 판매량은 2000만개.

플라스틱으로 된 긴 막대기를 힘껏 잡아당기면 본체에 장착된 팽이가 빠른 속도로 회전하며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고 다양한 기술로 대결을 펼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남자 어린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다.

최 회장은 "지난 3년 동안 차기작 개발을 위해 골프며 각종 대외활동을 모두 끊고 연구개발에만 몰두했다"며 "`마그라넥스`는 아직 공개되지도 않았는데 소문만 들은 해외 업체들로부터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자는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마그라넥스는 기존 제품과 달리 우산과 같은 모양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팽이가 회전하는 동안에도 길쭉한 기둥 부분을 핀셋처럼 생긴 도구로 집어 올려 장소를 옮겨 가며 시합할 수 있고, 방패처럼 생긴 평평한 도구를 손등 위에 끼운 뒤 그 위에서 팽이를 돌릴 수도 있다. 기존 제품보다 팽이의 활동 범위가 크게 넓어져 역동적인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그는 "신제품과 기존 제품을 동시에 들고 동네 학교와 태권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아이들에게 게임을 시켜 보고 반응을 살펴봤다"며 "아이들 80% 이상이 신제품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이 팽이라는 낡은 이미지의 장난감을 완구로 제작한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컴퓨터 게임처럼 혼자 노는 것에만 익숙한 아이들이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자 하는 마음에서 팽이에 주목하게 됐다. 그가 만든 팽이완구는 반드시 상대방과 대결을 해야 하기 때문에 친구, 부모님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길어지게 된다.

남들이 지나치기 쉬운 아이템을 히트상품으로 탈바꿈시키는 최 회장의 수완은 험난했던 그의 과거에서 모두 나온다.

가난 때문에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13세 때부터 금 세공사로 일하며 얻은 손재주는 가장 든든한 경쟁력. 80년대 후반 `끈끈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말랑말랑한 젤리 형태의 장난감도 그의 손재주 덕분에 나온 제품이다.

그는 "당시 유해물질로 끈끈이를 만들어 파는 업체들을 보며 `내가 안전한 물건을 만들어보자` 결심하게 됐다"며 "셋방 부엌에서 고무와 플라스틱을 직접 끓이고 실험하면서 새로운 끈끈이를 개발해냈다"고 설명했다.

그가 만든 끈끈이는 식용 유동 파라핀 오일로 만들어 손에 달라붙지도 않고 유해성도 없었다. 덕분에 개당 100~200원 하던 이 완구로 40억원이라는 순익을 내며 손오공의 초석을 쌓았다.

그는 지금도 회사에서 수시로 개발팀을 직접 찾아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직원들에게 전달한다. 그는 "한창 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직원들을 불러내면 영감이 끊어질 수 있기 때문에 늘 내가 직접 찾아간다"며 "평소 생각날 때마다 메모해뒀던 내용들을 직원들과 논의해 상품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오공은 내년부터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늘려 나갈 계획도 갖고 있다. 그동안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이 전체의 90%를 차지했지만 앞으로는 국내 생산 비중을 30%로 늘리기로 한 것.

그는 "아직도 `메이드 인 코리아` 완구의 경쟁력은 세계 어디에서도 통한다"며 "코리아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일본과 중국뿐 아니라 유럽에도 본격적으로 수출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다영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