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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MMS와 망중립성, 큰 틀에서 논의돼야

[김현아]MMS와 망중립성, 큰 틀에서 논의돼야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내년 국내 방송통신 시장은 다수의 사업자가 출현해서 먹고 먹히는
경쟁을 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방송에서는 적어도 2개 이상의 종합편성채널사업자와 1개 이상의 보도
채널 사업자가 등장하고, 구글·애플의 N 스크린 서비스 공략도 본격화
됩니다. 여기에 2012년 12월 31일 새벽 4시를 기해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되는 것을 계기로 KBS, MBC, SBS, EBS 등 지상파 방송사
들도 다채널서비스(MMS)를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통신 역시 KT, SK텔레콤, LG U+가 경쟁했던 과점 시장에서 한국케이블
텔레콤·온세텔레콤·프리텔레콤·모블릭 같은 재판매 업체들이 등장해
이동전화 음성서비스를 비롯한 무선인터넷 콘텐츠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전국에 와이브로망을 깐다는 한국모바일
인터넷(KMI)이 제4이동통신 사업권이라도 획득하게 되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지난 17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방송통신위원회의 2011년도 주요
업무 계획 역시 시장 경쟁이 격화되는 와중에 정부가 정책적으로 챙겨야
할 것들, 이를 테면 '방송통신 생태계 복원'에 신경 쓴 흔적이 엿보입니다.

광고 제한 품목과 규제를 완화해 미디어의 먹거리인 광고 기반을 확대
하고, 융합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 인프라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모아져 있지요.

그러나 이날 함께 포함된 방송정책국의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MMS)'와
통신정책국의 '망중립성 정책 방안'은 콘텐츠와 광고를 통한 융합 생태계
 복원이라는 아젠다와 갈등을 벌일 수 있어 우려됩니다.

MMS란 디지털 압축 기술의 발전으로 지상파 방송사가 현재 쓰는
주파수(6MHz)에서 채널을 여러 개로 늘릴 수 있는 걸 말합니다.

그런데, 이 게 좀 복잡합니다. 기존 지상파 방송사의 주파수(6MHz)
이용권을 그대로 인정해야 하는 지부터, 지상파 방송사가 글로벌한
경쟁력을 갖춘 고화질(HD) 콘텐츠 제작보다는 유료방송들처럼 플랫폼에
 집중해 광고로 경쟁하는 게 바람직한 가가 논란입니다.

역호환성 같은 기술적인 장벽이 해소됐으니, 허용한다는 건 안된다는
이야기죠. MMS를 허용하려면 신규 주파수로 지정해 지상파는 못하게
하든지, 광고가 없는 KBS1이나 EBS 정도에만 허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망중립성 정책 역시 신중하게 접근돼야 합니다.

방통위는 망중립성과 관련,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와 스마트TV 등
새로운 서비스 등장에 따라 과다트래픽 유발자에 대한 통신망 이용대가
 부과 여부와 통신사업자의 트래픽 관리 필요성을 검토해 나간다고
밝혔습니다.

데이터 폭증 시대에 대비해 통신회사가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에 나설 수
있도록 쓰는 만큼 돈을 내는 '인터넷 종량제'를 도입하겠다는 의도로
읽히는데, 망중립성을 단순히 통신사 설비투자 여력 문제로 환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옛 정보통신부 시절처럼 통신사가 우수한 통신망을 갖추도록 하면 서비스
와 콘텐츠, 기기산업이 동반성장할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스마트 시대에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는 일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차세대 네트워크 투자를 독려하는 일 역시 사회 각 분야의 융합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이를 통해 콘텐츠 중심의 신기술 서비스를 활성화
시키는 게 더 빠른 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방통위의 업무보고가 각론만 있고 총론은 없는, 앞 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MMS)와 망중립성 문제는
총체적인 정책 방향을 정한 속에서 재논의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뉴스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