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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생태계/지식

능동적 시민참여, 과학문화 새 패러다임 2010과학문화연례컨퍼런스, 과학문화 청사진 제시

능동적 시민참여, 과학문화 새 패러다임 2010과학문화연례컨퍼런스, 과학문화 청사진 제시 2010년 12월 13일(월)

과학기술의 발달은 산업발전과 일자리를 창출하며 한 국가의 부(富)를 실질적으로

 견인한다. 또한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정연한 논리체계의 정립을 통해 시민들은

합리적인 의사결정 능력을 함양한다.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와 신뢰 그리고 지지는 과학기술 향상을 위한 선결

과제이다. 과학기술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오해 및 과학인과 일반인의 소통부재는

 과학기술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국민들에게 심어줄 수 있으며, 과학기술 지지기반

형성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0과학문화연례컨퍼런스, 향후 10년 청사진 논의

과학문화 활동은 과학대중화를 바탕으로 일반인과 과학인의 소통 증진 및 일반인의

과학 이해도 향상 등으로 과학 선진국의 초석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외

 과학, 교육, 언론, 문화 관련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과학문화의 현 주소를

점검하고 향후 10년의 청사진을 논의하는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 2010과학문화연례컨퍼런스는 국내외 과학, 교육, 언론, 문화 관련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과학문화의 현 주소를 점검하고 향후 10년의 청사진을 논의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됐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정윤)은 10일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과학기술문화, 새로운 10년의 준비’라는 주제로 ‘2010과학문화연례컨퍼런스’를

개최했다. 과학문화연례컨퍼런스는 올해 처음 개최된 과학문화 행사이다.

과학창의재단은 향후 매년 하반기에 컨퍼런스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날 과학문화연례콘퍼런스에서는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오세정 교수와 이화여대

세계수준연구중심대학(WCU)사업단 초빙교수인 미 미시건주립대 조셉 크라이첵

(Joseph Krajcik) 교수가 각각 ‘과학문화의 패러다임 변화’, ‘청소년의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 향상방안’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이어지는 분과별 세션에서는 ▲과학기술과 사회의 미래전망 및 전략 ▲청소년과학

체험활동의 현황과 과제 ▲새로운 매체환경 변화 속에서 대중과의 소통증진 방안

▲과학기술과 타분야간의 소통과 융합의 과제와 전망 ▲과학문화 국제협력의 현황과

과제 등 5개의 주제에 대해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기조강연자로 나선 서울대 오세정 교수는 과학문화 활동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능동적 시민참여’를 제시했다. 과학문화 활동에서 시민들의 참여가 중요하게

부각된 배경은 몇 가지 미래사회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과학문화의 새 패러다임, 능동적 시민참여

오 교수는 미래사회의 변화 가운데 대략 3가지 요소를 과학문화와 연관된 것으로

지적했다. 3가지 요소는 ▲개인의 다양성 중시와 활발한 대중 참여의 확대로 소수

과학전문가의 절대 권위 추락, ▲과학기술연구개발과 과학기술자의 사회적 책임

증가, ▲과학기술활동에 대한 대중의 참여 증대 등이다.

소수 과학 전문가의 권위 추락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국내의 경우 줄기세포

황우석 사태는 이를 잘 드러내고 있다. 황우석 사건은 젊은 생물학 연구자들의

커뮤니티 사이트인 포스텍(포항공과대) 브릭스의 능동적인 활동으로 촉발됐다.

브릭스는 주관적 판단은 배제하면서 과학적 사실의 진위를 과학적, 객관적으로

검증했다. 황우석 사태 이외에도 현대인의 대부분은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고 있다.

위키피디아 등 이른바 집단지성에서 전문지식을 얻는 경우가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일반인이 과학 전문가에 의존하는 경향이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기후변화, 환경, 에너지 등 전 지구적 과제가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지난

 1999년 부다페스트 과학자선언에서 언급됐던 인류 복지와 건강 등 이른바 ‘사회를

위한 과학’ 연구는 앞으로도 강조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높은 수준의

연구윤리 의식과 사회적 책임이 과학자들에게 요구될 전망이다.

과거에는 국가의 과학기술정책을 소수의 관료와 전문가들이 모여 결정하는

방식이었다. 인터넷이 발전하고 참여 민주주의가 진행되고 있는 현재에서는 더 이상

이러한 방법은 통용되지 않는다. 일반 국민들의 의견이 과학기술 정책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되는 이유이다.

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일방소통 개선해야

이러한 미래사회의 변화를 고려했을 때 과학문화 활동의 새 패러다임은 ‘참여와

소통’으로 요약할 수 있다. 오 교수는 “과학 강연, 전시, 우수 과학도서와 방송-신문

 등 언론매체의 우수 과학프로그램 선정 등은 일방통행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고 지적했다. 미래사회의 과학 활동은 과거의 '잘 아는 전문가가 무식한 대중에게

일방적으로 가르쳐 준다‘는 일방통행의 개념에서 탈피, 양방향의 소통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과학 지식의 공급자, 즉 과학자들이 수요자인 일반 대중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야 할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과거 원자력발전소의 핵폐기물 처리장 부지 선정이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논란을 살펴보면 과학자들이 생각하는 과학적 사실과

일반인이 받아들이는 과학적 사실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었다. 단순히 과학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해 일반인들이 궁금하고 우려하는 바는 무엇이며

어떻게 그들을 납득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까지 과학자들은 고민해야 한다.

과학문화 활동에 일반 대중의 참여를 확대할 수 있도록 과학자 스스로가 마음의 문을

 여는 ‘오픈 마인드’가 절실하다. 중요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과학기술적 결정을

과학자, 전문가들끼리 은밀히 폐쇄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일반 대중을 그 과정에

참여시키는 투명의사 결정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를 위한 관건이 바로 과학자들의

 열린 마음과 자세이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홍성욱 교수는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미래 전망,

도전과 과제’ 주제발표에서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3단계를 소개했다. 그는 3단계

모델 가운데 이른바 ‘참여 모델’이 현대사회의 과학 커뮤니케이션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2010과학문화연례컨퍼런스가 10일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진행됐다. 


과학 커뮤니케이션, 참여 모델로 발전해야

과학 커뮤니케이션은 결손 모델, 대화 모델, 참여 모델 등으로 구성된다. 결손 모델은

 전문가에서 시민으로 일방적으로 소통이 진행되는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모델로써

시민의 무지와 오류로 과학에 대한 저항이 발생한다.

대화 모델은 전문가와 다양한 그룹 사이의 대화를 강조하는 모델이다. 이는 결손

모델보다는 진보한 모델이지만 여전히 전문가의 관점이 유지된다는 한계가 있다.

참여 모델은 전문가, 그룹, 시민들의 대화가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이들 모두가

과학정책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모델이다. 참여 모델은 과학의 발전 자체만을 전제하지

않고 과학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며 또는 과학이 누구를 위한 발전인가 등을 과학의

외연을 확장해 논의한다.

어떤 과학기술이 사회에 등장했을 때 이 기술은 누구를 위한 기술이며, 우리는 어떤

미래에 살고 싶어 하는지, 누가 이익을 얻고 누가 손해를 보는지, 공공의 복지를

위한 연구에 부합하는지 등 시민들이 궁금하고 의아해하는 점에 대해 과학자들이

대중과 허심탄회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과학기술은 한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다.

홍 교수는 이른바 ‘시민과학’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시민과학은 과학기술에의 더 많은

정책 참여를 유도한다. 또한 과학기술 전문가가 대표하지 못하는 집단의 부분적인

대표 기능까지 가능하게 한다. 대중과 전문가 사이의 간극을 좁혀서 과학 연구의

정당성을 회복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시민과학의 성공적인 예는 지난 1990년대 캐나다의 핵폐기물 정책을 꼽을 수 있다.

캐나다는 1990년대 실패로 경험으로 시민참여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정책을 수립했다. 이해당사자, 무작위 시민, 전문가들의 워크숍을 20회 이상 개최했으며 정보공개

회의는 전국에 걸쳐 120차례 이상 개최했다.

21세기 과학기술은 통합과 불확실성, 기술수혜와 이에 따른 위험의 공존으로 요약할 수 있다. 불확실성 속에서의 과학문화는 소통을 기반으로 다양한 시민참여가 옵션(option)이 아니라 필수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이성규 객원기자 | henry95@daum.net

저작권자 2010.12.13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