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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터뷰/명사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장 “대한민국 영혼 속, 세계 화합의 장 이끌 ‘DNA’ 있다”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장 “대한민국 영혼 속, 세계 화합의 장 이끌 ‘DNA’ 있다”

“G20은 서울의 문화·역사에 흠뻑 빠질 기회”
문화·역사 살아 숨쉬는 ‘made in korea’ 브랜드 돼야

 
서울 G20 정상회의가 바로 다음 주다. 세계의 관심이 우리나라에 쏠려 있지만 정작 우리 국가브랜드는 경제 규모나 문화 유산에 비해 저평가된 세계 30위 정도다. 이 국가 브랜드 지수를 끌어 올리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가 바로 국가브랜드위원회다. 초대 어윤대 위원장에 이어 2대 위원장으로 부임한 이배용(63) 위원장은 “88올림픽, 2002월드컵에서도 입증됐듯이 대한민국의 영혼 속에는 세계 화합의 장을 이끌 DNA가 있다”며 “서울 G20 정상회의는 의장국으로써 대한민국 문화 콘텐츠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릴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부임 한 달을 맞은 지난 28일 명동 집무실에서 이 위원장을 만났다.
 
- 국가브랜드위원장이란 중책을 맡자마자 ‘G20’이라는 대규모 국제행사가 열린다. 부담이 클 것도 같은데.

“대한민국에 아주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G20은 지금까지의 행사와는 격이 다르다. 우리 문화와 경제 성장 과정을 알리는데 주효할 것이다. 정부와 국민 모두가 따뜻하고 친절한 자세로 손님을 맞이해야 한다.”
 
- 우리나라 국가브랜드의 현 위치와 G20 이후의 변화를 평가하자면.

“국가 브랜드 평가기관 ‘안홀트-GFK'의 국가브랜드지수에선 우리나라가 30위 정도로 저평가됐다. 경제로는 15위, 교육으로는 9위인데  브랜드 가치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다. 다행히도 이번에 G20 정상회의 의장국이 된 만큼 우리의 저력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세계 각국의 정상 뿐만 아니라 기업, 언론이 함께하는 만큼 우리의 좋은 문화 콘텐츠를 많이 보여줘야 한다. 올림픽이 지나고 나면 개최 도시가 성장하듯이 이번 G20 개최 후에도 우리 문화 콘텐츠의 정비와 글로벌 시민의식 업그레이드 등의 효과를 볼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 세계의 눈이 한국으로 쏠리고 있는데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우리나라의 문화를 꼽자면.

“G20 정상회의 만찬행사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기로 한 것은 아주 좋은 선택이다. 우리 문화의 진수들이 한자리에 모여있는 만큼, 한국의 문화와 정신을 가장 또렷이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백문이불여일견’. 각국 사절단들이 짧은 일정 동안 서울을 일일이 살펴보진 못하더라도, 보이는 것의 의미와 보이지 않는 문화와 정신세계를 공유하며 다시 한번 찾고 싶은 나라라는 이미지를 되새기고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국가 브랜드 지수를 높이기 위해 시급히 해야 할 과제는.
 
“국가브랜드는 국민 모두가 문화사절·홍보사절이 될 때 한 단계 높아지는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우리 것을 참되게 알아야 한다. 당당하게 문화의 자긍심을 가지고 우리를 알릴 때, 세계의 신뢰와 지지, 호감이 상승될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우수한 제품들을 세계 시장에 쏟아내고 있지 않는가. 이런 하드웨어(HW)와 오랜 문화유산, 정신적 가치 등 소프트웨어(SW)를 현대에 맞는 ’스토리텔링‘으로 구성해 한국문화가 지니고 있는 신비한 동양적 가치를 제시하면, 세계인들에게 공감대를 형성시킬 수 있을 것이다.”
 
- 우리나라가 향후 ‘롤모델’로 삼을만한 나라가 있다면.
 
“‘롤모델’은 없다. 대한민국의 영혼 속엔 이미 많은 문화와 역사 DNA가 있다. 고유의 HW와 SW에 이어 스피릿웨어(Spiritware)’를 잘 계발하면 세계평화, 공존, 화합의 장을 이룰 수 있다고 본다. 특정국가가 롤모델이 되기보다는 우리가 가진 것을 재발견해서 그것을 세계와 나눠야 한다. 한국은 원조받는 나라에서 원조주는 나라로 변했다. 이 시점에서 문화의 나눔까지 이어나가며 포용과 겸손을 풀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made in france’라고 하면, 써보지 않아도 사람들이 선망을 품는다. 파리 등 그 지역이 지닌 문화가 살아 숨쉬기 때문에 제품 역시 덕을 보는 것이다. ‘made in korea’ 역시 문화와 역사가 잘 반영된 제품을 만들어야 지속가능한 호감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 G20 개최를 앞두고 당부하고 싶은 말은.
 
“우리 시대적 역할은 ‘릴레이 주자’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최선을 다해서 가진 것을 보석같이 잘 다듬고 창조해서 또 다음 주자에게 넘겨줘야 한다. 국민 모두 주인의식을 갖고 따뜻하게 안내하며 외국인들에게 살아있는 문화를 보여줬으면 한다. 단결된 대한민국의 모습을 세계에 보일 때 더 큰 지지와 신뢰를 받을 수 있다. 이번 기회에 대한민국의 경제적 성장 밑바탕에는 이러한 국민 화합이 있었다는 것을 알렸으면 한다.”

 

비즈니스앤TV 최보윤 기자 boyun7448@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