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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대 갑부, 어떻게 돈을 벌었을까

세계 10대 갑부, 어떻게 돈을 벌었을까

세계 최고 부자들은 어떻게 돈을 벌었을까?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최근 선정한 `2009년 세계 10대 갑부`에 따르면 갑부들은 정보통신(IT), 에너지, 유통 등의 사업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ㆍ통신으로 대표되는 IT 재벌이 3명으로 가장 많았고 에너지 부문 2명, 유통 2명 그리고 금융, 가구, 의류에서 1명씩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지난해 금융위기로 대부분 자산 감소를 겪었으나 올해 순위는 전년도에 비해 크게 바뀌지 않았다.

◆ 컴퓨터ㆍ통신 갑부 3인방

= IT 재벌들은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높은 순위를 유지했다.

소프트웨어 업계의 전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전 회장(54)은 자산 400억달러로 올해 세계 최고 갑부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보다 두 단계 상승했다. 이어 카를로스 슬림 멕시코 텔맥스텔레콤 회장(69)과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65)이 각각 자산 350억달러, 225억달러로 3, 4위를 차지했다.

IT 갑부 3인방의 공통점은 자신이 독자적으로 개발하거나 사들인 프로그램 등이 수십 년 동안 해당 영역에서 독점에 가까운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한 덕분에 기하급수적인 이윤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게이츠 전 회장은 하버드 법대를 중퇴하고 1975년 MS를 세워 도스와 윈도 등 최초의 대중적 컴퓨터 운영체제(OS)를 개발해 사상 최대의 소프트웨어 대박을 터트렸다.

게이츠는 전 회장은 1980년대 IBM에 너무 싼값에 OS를 공급한다고 웃음거리가 됐으나 결과는 MS 쏠림 현상으로 나타났다. 현재 전 세계 OS시장에서 MS 윈도 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

텔맥스텔레콤의 슬림 회장 역시 1990년대 통신시장의 확장 가능성을 예견하고 여기에 과감히 투자한 덕분에 갑부 대열에 올랐다.

그는 초기에 부동산으로 돈을 번 뒤 1980년대 남미 경제가 위기에 휩싸이자 금융회사 등을 싼값에 사들이고 정상화시킨 후 비싸게 되파는 수법으로 큰돈을 벌었다. 그는 이 돈으로 1990년 국영통신사 텔맥스 민영화에 참여해 18억달러를 주고 51%의 지분을 사들였다. 현재 텔맥스는 9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며 매년 수십억 달러의 순익을 남기고 있다.

슬림 회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이동통신에도 눈을 돌려 아메리칸 모빌을 인수했다. 이 업체는 2000년 이후 매년 가입자 증가율 40% 이상을 기록하며 급속히 성장했다.

`IT업계의 승부사` 엘리슨 오라클 회장도 선점을 통한 시장 장악의 중요성을 일찍이 깨닫고 실천한 인물이다. 그는 1970년대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예견하고 1977년 오라클을 창업해 소프트웨어 시장을 선점했다. 이어 엘리슨 회장은 인터넷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1990년대 중반 모든 소프트웨어를 인터넷 기반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엘리슨 회장은 지난 4월 컴퓨터 서버 업체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를 인수해 종합 IT업체로 탈바꿈하는 발 빠른 변신을 보이기도 했다. 두 회사의 매출과 직원을 합치면 각각 370억달러, 직원 11만6500명이고 사업군도 소프트웨어ㆍ하드웨어를 아우른다.

◆ 인도 에너지ㆍ철강 재벌

= 부흥하는 인도 경제를 대변하는 에너지ㆍ철강 재벌 2명이 세계 10대 부호에 이름을 올렸다.

주인공은 인도 최대 재벌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스의 무케시 암바니 회장(52ㆍ7위)과 철강왕 락시미 미탈의 아르셀로미탈 회장(59ㆍ8위).

이들은 인도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믿고 일찍이 에너지와 철강업계에 투신해 부를 쌓아올리게 됐다. 둘 모두 가업을 물려받아 엄청나게 성장시켰다.

암바니 회장은 릴라이언스의 창업주인 고(故) 디루바이 암바니 회장의 맏아들로 상당한 부를 물려받았다. 그가 아버지를 능가하는 부호가 된 것은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 업체 릴라이언스를 키운 덕분이다. 지난해에는 매출 348억달러를 기록해 전년도 대비 매출증가율 26%를 보였다.

그러나 암바니 회장의 돌출적인 사생활은 언론의 입방아에 오른 바 있다. 그는 최근 60층짜리 초호화판 주택 건설로 논란을 일으켰으며 2005년에는 동생 아닐 암바니와 재산권 다툼을 벌였다.

반면 미탈 회장은 비교적 자수성가형 부호로 사업 확장에 주력했다. 제철소를 짓는 데 시간이 걸리는 걸 아까워해 모두 사들이는 방식을 이용했다.

미탈 회장은 1994년 가업인 미탈 철강의 해외사업 부문만 떼어내 독립한 후 외국 각지에서 경영난에 빠진 국영 제철소들을 사들인 뒤 현대식 경영 도입 및 쥐어짜기식 비용절감을 통해 회생시켰다. 이어 중국 특수로 2005년 조강능력 기준 세계 1위 철강왕에 등극했다.

◆ 독일 유통업 대부 형제

= 미국 월마트의 아성에 도전하는 독일의 대표적인 할인점 `알디`를 공동 창업한 칼 알브레히트(89ㆍ6위)와 테오 알브레히트(87ㆍ9위)가 형제로는 유일하게 10대 부호에 올랐다. 형은 알디 남부체인을, 동생은 북부체인을 맡아 독립적으로 운영한다. 할인점 수는 독일 전역에 4000개가 넘는다.

이들은 1948년 알디를 창업한 후 초저가 정책을 선보였고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인 쇼핑 방식을 도입해 인기를 끌었다. "최저가 상품만 판다"는 모토 아래 매장 복도는 물론 선반에도 불필요한 장식을 하지 않았다. 여기에 계산대와 출구의 연결, 동전을 이용한 쇼핑카트 이용 등이 독일에서는 처음으로 도입됐다. 미국만 해도 쇼핑카트에 동전을 넣지 않는다.

알브레히트 형제가 새로 도입한 할인점 운영 방식은 곧바로 유럽 전역으로 확대돼 할인점의 대표적인 모델로 자리잡았다.

사실 알브레히트 형제가 처음부터 독자적으로 할인점을 운영한 것은 아니다. 가업을 이어받아 확장한 것이다. 그의 어머니는 결혼하기 전 1913년 에센에서 작은 슈퍼마켓을 연 바 있다. 이에 형제들은 슈퍼마켓에서 일을 도우면서 사업을 전국적으로 확장하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에 알디를 창업했다.

알디는 현재 독일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프랑스 아일랜드 등 세계 주요국에서도 활발히 영업 중이다.

칼 알브레히트는 `고객 가치 4단계`를 제시하고 4단계에 해당하는 `미지가치`를 강조했다. 이는 고객이 기대치 않았던 서비스를 받고 놀라게 되는 수준을 의미한다.

◆ 투자의 귀재들

= 나머지 10위권 내 부호들은 주로 투자의 귀재들로 채워졌다. 대표적인 인물이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 회장(79ㆍ2위). 그는 1956년 버핏 투자회사를 설립하고 1965년 버크셔해서웨이를 인수한 이후 매년 평균 20%대의 놀라운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주총회가 열리는 날이면 버핏의 투자 설명을 듣기 위해 구름같이 많은 사람이 몰려온다. 세계 최고의 투자자로 꼽히는 그가 추천한 투자 방식에는 `감정에 흔들리지 마라` `장기 투자를 고수하라` 등이 있다.

스웨덴 조립 가구 `이케아` 창업자 잉바르 캄프라드(83ㆍ5위)는 `규모의 경제`를 예측하고 투자해 성공할 수 있었다. 그는 1943년 이케아를 설립해 볼펜 등 각종 잡화를 만들어 팔다가 1958년 값이 싸면서도 실용적인 신개념 가구 매장을 선보였다.

싸게 많이 팔면 그만큼 가격을 낮출 수 있고 그로 인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믿고 대형 매장을 선보였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고 특히 1960년대 초 조립식 가구 개념을 선보이면서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스페인의 의류 재벌 아만시오 오르테가 인디텍스 회장(73ㆍ10위)은 스페인의 자라 브랜드를 전 세계에 퍼트린 인물이다. 그는 1975년 첫 매장을 연 뒤 엄청난 인기를 끌어 오늘날 대형 의류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윤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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